멘사퍼즐 아이큐게임 - IQ 148을 위한 IQ 148을 위한 멘사 퍼즐
개러스 무어 지음, 이은경 옮김, 멘사코리아 감수 / 보누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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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뇌의 한계에 도전한다!

당당히 도전했다가 패잔병으로 돌아왔습니다.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니 DIY를 할까, 뭘할까 하다가 그만 금단의 열매에 손을 댔네요.

뒷표지에 있는 "사람들은 운동을 통해 육체는 단련하면서도 두뇌를 단련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멘사퍼즐은 두뇌의 힘을 길러주는 훌륭한 도구이다."라는 말을 보며

'그렇지 그렇지 아 운동도 안하는데 두뇌라도 훈련해야지 머리쓰는 것도 칼로리 소모가 크댔어' 이러면서 책을 펼치고야 말았습니다.

문제적남자같은 문제를 좋아하는데, 못풀고 좌절하고 금세 회복하기에 이번에도 호기롭게 도전했습니다.

                                

문제가 200개인데, 한 5개 풀고나니 침대에 눕게됩니다.

5개도 차례대로 다 푼 것도 아니고.... 자존감 떨어지니까 풀 수 있는 것부터 ^^...ㅋㅋㅋㅋ

                                

각 문제 별로 난이도가 위에 표시되어 있고,

풀었는 지 안(못)풀었는 지 하단에 체크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답은 맨 뒤에 정리되어 있는데, 아쉬운 점이라면 설명이 없습니다.

                                

가장 쉬운 1-3단계 문제를 예시로 들고 왔는데... 어째 당신의 두뇌는 건강하십니까?

전 안 건강하네요!!!!ㅋㅋㅋㅋㅋㅋ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뇌 건강을 위해 4-5단계 문제는 보여드리지도 않겠습니다.

도전정신이 생기고 궁금하신 분들은 책으로 보시길 바랍니다.

어릴 때 멘사테스트가 엄청 유행이었어요. 결과가 기억이 안나서, 포스팅을 위해 멘사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https://mensa.hu/tesztiras/online-iq-probateszt/

헝가리의 샘플테스트입니다.

샘플테스트는 언제까지나 테스트 진행방식을 간단히 체험하는 맛보기로, 실 지능과의 관련성을 아예 무시하기는 힘들지만 그냥 재미삼아 해보는 게 좋습니다.

최고 125까지만 잴 수 있기 때문에 125이상이 나오면 멘사테스트에 도전해볼만하다고 합니다.

전!!!

                                

125이상이 나왔군요. 하하하 (125이상은 정확한 수치를 알려주지 않음)

헝가리말로 적혀서 뭔 말인지 몰라서 인터넷 검색까지 했습니다.

근데 다른 친구들에게도 시켜보니 대부분 125이상이 나옵니다 ㅡㅡ...

참고로 진짜 멘사에 회원가입이 하고 싶으면,

44000원을 내고 오프라인 시험을 봐야합니다.

2013년 기준으로 테스트(44,000원)+가입비(20,000원)+연회비(50,000원)으로 가입한 후에도 유지하는데 돈이 꽤 들어 시험만 치고 멘사회원가입을 안하는 사람도 많다네요. 지금 멘사코리아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2020 상반기까지 시험이 잠정 중단 상태라고 합니다.

시험을 쳐 볼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애낳으면 깜박깜박한다는데 기억력 보존을 위해 하루 5개를 목표로 풀어보려구요.

                                

보누스에서 멘사퍼즐 시리즈로 나온 책들입니다.

사고력게임이나 논리게임도 재밌을 것 같아요.

내 안의 잠자는 천재성을 깨우고 싶은 분들, 남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도전정신이 막 불타오르지 않나요?

제 안의 천재성은 잠을 자는 건지 존재하지 않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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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습니다 I LOVE 그림책
제프 뉴먼 지음, 래리 데이 그림 / 보물창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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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개, 우연히 만난 개, 돌려준 개, 아직 찾지 못한 개, 다시 만난 개…

더할 나위 없이 애틋한, 세상의 그 모든 개들 그리고 우리들


비오는 날, 우울하게 밖을 바라보던 소녀는 비를 맞고 있는 개를 발견하고 집에 데려옵니다.

                                

소녀의 방에는 소녀의 잃어버린 개 <도담이>를 찾는 포스터와 도담이와 함께한 사진들이 있어요.

아마 기르던 개를 잃어버린 지 얼마 안되었나 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된 소녀와 개.

그런데

.

.

.

                                

소녀는 이미 마음을 열어버린 개를 어떻게 할까요?


유기견(遺棄犬)이라는 단어는 '내다버린 개'라는 뜻입니다.

내다버렸다는 것은 원래는 주인이 있었다는 이야기죠.

우리 주변엔 수많은 유기동물들이 있습니다.

점점 유기되는 동물을 줄이고 동물권을 보호하고자 많은 법률이 제정되고 있지만,

아직 수만마리가 유기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유기동물에 대한 그림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있습니다.

이 그림책이 그 중 조금 더 눈에 띄는 이유는

그간 유기동물에게 집중했던 여타 그림책과는 달리 동물을 잃어버린 사람의 마음까지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글없이 그림만 있기에 그림에 몰입해서 스스로 이야기를 재구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그간 경험한 바에 따라 서로 다른 이야기를 구성하게 되죠.

베일리어게인과 안녕 베일리 라는 영화 아시나요?

죽을 때 마다 환생하는 강아지가 자기를 너무 사랑해준 주인을 찾아가는 내용의 영화인데, 무려 둘 다 9.4의 평점을 가진 웰메이드 영화랍니다. 베일리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게는 주인이 인생의 전부인 경우가 많죠.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고로 잃어버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분들이 반려동물을 애타게 찾는 전단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죠.

요즘은 애완동물등록제로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각종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바깥에서 잃어버린 내 가족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혹시 주인이 찾고 있을까봐 유기견센터에서는 공고기간을 두고, 공고기간 후에도 주인이 찾아가지 않는 동물은 안락사당합니다.

한 쪽에서는 강아지공장에서 태어난 새끼들이 새 주인을 찾는 펫샵이 성행 중이고 한 쪽에선 늙고 병든 강아지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현실...

반려동물의 매매를 금지하고 보호소를 통한 입양만 가능하게 하는 나라가 늘고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그 정도론 동물권 보호가 실행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찾습니다>는 거친 펜선과 최소화한 그림, 글자없이 침묵으로 절제된 표현으로 오히려 더 독자의 가슴을 절절하게 합니다.

여기선 개와 사람의 상실, 이별과 만남, 관계를 표현하고 있지만 사람 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사 새옹지마. 만남 뒤엔 이별이, 상실 뒤엔 새로움이 기다리에 깊은 아픔을 겪어 잠시 멈춰도 다시 삶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습니다.

이별과 상실 뒤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문득문득 생각이 나겠지만, 그때의 아름다웠던 추억이 새로 만들어나갈 미래를 위한 원동력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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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안녕! 다녀오겠습니다 - 손으로 대답해요 아이노리 세계 그림책 4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이정연 옮김 / 아이노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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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녀석 맛있겠다> <찬성!> <신기한 ~ 가게> 등 좋은 그림책이 정말 많은 작가 미야니시 타츠야의 신간

<안녕! 안녕! 다녀오겠습니다>입니다.

굵은 선과 또렷한 채색으로 슬쩍봐도 미야니시 책이네 할 정도로 개성있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랍니다.

이 그림책은 말배우기 그림책으로

글도 얼마 없고, 내용이 반복되며 그림도 단순합니다.

그림책하면 어른들이 딱 머릿속에 떠올리는 그런 유아용 그림책이죠.

"이걸 이 가격주고 사냐!"

"이 이 글도 얼마 없는 거 무슨 의미가 있냐!"

의미 있어요 ㅠㅠ....... 돈값해요 ㅠㅠ....

아이들에게는 발달 단계에 맞는 책이 필요합니다.

영아와 유아 때 부터 욕심내서 글밥이 많은 그림책을 들이밀어봤자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거부감만 키울 뿐이죠.

어른들 모두가 양자역학이나 핵물리학책을 읽지는 않잖아요...?

학습의 기본은 반복입니다. 자라고 나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기본 예절도 아이들은 반복학습으로 배워야 압니다.

<안녕! 안녕! 다녀오겠습니다>는 유아의 발달 상황에 맞춰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잘 구성된 책입니다.

귀여운 고양이, 돼지, 까마귀, 개구리, 문어, 개미 캐릭터와 차례차례 인사하고, 아이가 그 동물의 동작을 따라 하고 동물들과 소리 내어 대화하게 되어있죠.

자연스럽게 안녕과 다녀오겠습니다, 꿀꿀 개굴개굴 같은 의성어와 의태어를 반복하여 접할 수 있습니다.

                  

                                               

각종 동물들에 이어 마지막에는 아이가 안녕! 안녕! 하며 끝납니다.

                                

부모와 아이의 놀이로도 확대할 수 있겠죠.

여기 나오지 않는 동물은 어떻게 인사를 할까? 하며 동작을 흉내내고, 의성어 의태어까지 더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안녕과 다녀오겠습니다는 마스터하지 않을까요 ㅎㅎ?

0~3세 그림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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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 10년 차 서점인의 일상 균형 에세이
김성광 지음 / 푸른숲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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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밸(라이프라이프밸런스)을 추구하는

직장인의 일상 균형 에세이

 

 

어릴 적에 누가 "넌 뭐하고싶니?" 하면 "집 앞 은행직원이요!" 라고 했어요.

4시에 마치고 집에 간다니! 어린 마음에도 너무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4시에 문닫고 안에서 또 힘들게 일하신다는 걸 알지만...

 

고등학교 땐 매일 매일 만화대여점을 들리면서 대학생이 되면 꼭 여기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책과 만화에 둘러싸여 돈까지 번다고? 완벽해!

현실은 너무 낮은 시급에 눈을 돌렸지만요.

 

동네 곳곳에 많았던 서점. 특히 학교 앞엔 4-5개 씩도 있고 그랬는데...

온라인 서점이 활성화되고, 각종 할인에 사은품까지 얹어주면서 동네 서점들이 하나하나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동네 서점 살리기 운동한다고 각 학교에서 일부러 동네 서점에서 책사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작은 동네 서점(요즘은 책방이라고 많이 하더군요)이 정말 많이 생겼어요!

각자 개성을 살린 조그맣고 안락한 책방들이 많이 생기면서 독서모임들도 활성화되었더라고요 ^^

 

작은 책방들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까지 생겨서 얼마나 재밌게 봤는 지 몰라요!

 

저도 코로나만 아니면 동네의 이색 서점나들이를 나가고 싶은데...

 

이 책의 저자 김성광씨도 책을 너무너무 좋아한답니다.

출판사에 취직 하시려다 우연한 yes24 온라인 서점에서 10년 넘게 일을 하고 계세요.

 

뭔가 서점에서 일한다하면 (온라인서점일지라도) 내 취향에 맞는 책을 척척 골라주고, 책냄새와 커피냄새를 맡으며 자투리 시간엔 좋아하는 책을 볼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역시 겪어보지 않고 남의 직업을 속단하면 안됩니다.

 

칼퇴는 보장되지만 출판사와의 끊임없는 마찰로 마음은 피폐해지고, 눈코뜰새없이 바쁜 나날.

일을 마치고 나면 이제 드디어 사랑하는 책과 함께 하려나 했지만 나를 기다리고 있는 육아!

 

주 52시간 근무로 국가에서는 워라밸을 찾으라는데,

일과 육아, 가사노동을 병행하며 내 시간을 갖기란 24시간 안에선 절대적인 시간의 총량이 부족합니다.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2030 직장인 1,1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0.9%가 “나는 타임푸어”라고 응답했다.(“2030 직장인 “나는 타임푸어”…개인 시간 부족”, [MBC], 2019.11.04.)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이 20~50대 남녀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기혼 남성과 여성의 시간빈곤율은 미혼 남성과 여성의 두 배, 특히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 남성의 시간빈곤율은 50%, 여성은 60%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유아 키우는 40대 워킹맘, 가장 시간에 쫓기며 산다”, [경향신문], 2019.2.18.)

 

남는 시간은 나를 위해 썼던 과거에 비해 나를 잃어버리는 것 같은 삶.

삶의 균형을 맞추고 싶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일, 육아, 가사 중 하나 혹은 둘에 쏠려있는 저울.

 

어느 하나 소홀히해서는 안되는 일들이기에, 저자는 자투리 시간을 조금씩 모아 자신의 시간을 만듭니다.

 

매번 "바쁘다 바빠. 시간이 없다. 언제 이걸 다하냐! 내 몸이 몇 개냐!" 하며 투덜거리기만하고 해결책은 찾지 않았는데, 이 쉬운 방법을 왜 전 떠올리지 못했을까요?

정답은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모든 생각을 멈추고 쉬기도 바빠서...ㅜㅜ

 

일이 바쁘고 힘겨우니 차마 겨우 생긴 자투리 시간에 무언가를 할 생각보다 멍때릴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작가님은 책을 읽는 게 본인의 힐링이기도 하고,

서점 MD로서 내가 추천하는 책이 누군가의 독서를 확장시키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삶이 보다 두터워지는 데 기여하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점심시간에 식당에 가는 대신 자리에 앉아 책을 읽은 뒤 혼밥을 하고,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휴대전화 대신 책을 꺼내 읽고, 한 시간 일찍 출근해 일기를 씁니다. 주말에는 아내와 시간을 나눠 한 사람이 카페에 나가 일을 보면, 다른 한 사람은 집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냅니다.

작가님의 말을 보니 나는 시간이 부족한게 아니라 의지가 부족한 거 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대중교통에 가만히 실려가며 창 밖을 멍하니 보는 시간도 나에겐 쉼표지만, 대부분의 자투리 시간을 의미없이 멍때리는 시간과 스마트폰 사용으로 보내는 건 문제가 있으니까요.


육아하는 서점MD의 일상균형 에세이다 보니, <일과 육아>부분, <책>부분에서 각각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어요.

 

<일과 육아>

'부모'라는 이름과 '나'라는 이름을 나란히 놓고, 아무리 둘의 균형을 잘 유지하려 해도, 결국엔 '부모'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 어쩌면 이 둘의 균형점이란 한쪽으로 조금 기울어진 상태를 일컫는 것 같다는 생각. 앞으로의 내 삶은 아이를 향해 기울어진 상태를 받아들이는 일로부터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p51

인생을 구성하는 각각의 삶에 어느 정도는 균형 있게 시간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특히 부모들의 경우, 회사에서 일하고 또 집에 가서 일하는 삶의 반복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집안일 중에 내가 좋아하는 일도 있고, 아이와 놀면서 하루 피로가 풀리기도 하지만, 그 일로 삶을 빼곡하게 채울 순 없는 노릇이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만들어온 자아는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고스란히 내게 남아있다. 그에게도 시간을 주어야 한다. 퇴근 시간뿐만 아니라, 가사노동과 돌봄노동 이외의 시간을 챙기는 것도 꼭 필요하다.

p67

아직 애는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주변의 말을 들어보면 아이가 어릴수록 육아에 삶의 많은 부분을 내어주는 분들이 많아 벌써 우울합니다. 30년 가까이 갈고 닦아온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만들어온 자아'가 육아를 하다보면 '엄마'라는 존재에 묻힐 것 같아서요.

'부모'와 '나'사이에서 균형이란 '부모'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상태라는 것.

가정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한 거지만, 이 균형이 너무 쏠려서 저울이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내 스스로를 위한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겠습니다.

 

 

 

<책>

독자의 관심과 취향을 사려 깊게 읽으며 그에 맞는 방식으로 책을 권하고 싶었다.

나의 일이 누군가의 독서를 확장시키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삶이 보다 두터워지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p34

책을 읽는다는 것은 칭찬받을 만하고, 책의 영향력은 자주 상찬되지만, 때로 책의 역할은 딱 여기까지다. 책이 삶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꽤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우리는 삶으로 돌아오고, 책은 거기서 끝난다. 세상은 책 바깥에 있다. 아름다운 책을 판다고 내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훌륭한 책을 읽는다고 삶이 훌륭한 것은 아니다.

p127

책을 좋아하는 저이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취향에 맞을 것 같은 책을 권하고 싶기도 하고, 책선물을 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에 책을 줬다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로 먼지만 쌓일까봐 다른 선물을 하곤 합니다.

그림책쪽으로 직장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모임을 몇 번 했었는데, 그때 제 얘기에 누군가가 귀기울여주고, 제 추천에 따라 책을 보거나 샀다고 하면 그렇게 기쁘더라고요. 책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확장됩니다.

작가가 잘맞아서 그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안에 나왔던 정보를 자세하게 알고 싶어 또 다른 책을 찾아보기도 하죠.

그렇게 내 독서가 확장될 때, 다른 사람의 독서를 확장시키는 데 도움을 줄 때 행복하고 뿌듯한 마음을 여기서도 찾아서 너무 좋았어요 ㅎㅎㅎ

 

책을 많이 읽으면 사람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책 읽으면 깨달은 바는 책 표지를 덮으며 사라집니다.

책을 읽으며 다짐했던 바는 책을 서가에 다시 꽂을 때 잊혀집니다.

그렇게 작심삼일이어도 여러 권 읽다보면 달라지겠지 했는데, 여전히 작심삼일입니다.

훌륭한 책은 너무너무 많은 데 그 책이 주는 깨달음의 총알은 튼튼한 제 방탄뇌에 팅팅 팅겨나갑니다.

방어율 100%인 나사빠진 거대한 골키퍼가 코딱지 만한 골문 앞에서 가르침이란 골을 다 막아내는 느낌 ^^....

 

훌륭한 책을 읽는다고 삶이 훌륭한 것은 아니다! 저 문구에 얼마나 깊은 공감을 했는 지...

 

 

책을 읽으면서 접은 부분이 너무너무 많을 정도로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선택과 집중'보다는 '적절한 밸런스'

어느 하나에 집중해서 대단히 잘할 때보다,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을 때 나는 행복하다는 작가님.

 

이 책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일과 육아, 독서를 병행하는 작가님에게 존경심을 가지고 내 무너진 라이프에 슬퍼할 수 있지만, 사실 작가님은 처갓댁에서 애를 봐주잖아....요... 그러니 우리 작가님만큼 라라밸(라이프라이프밸런스)을 챙기진 못하더라도 너무 슬퍼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범위 안에서 스스로에게 자투리 시간을 선물하고 밸런스를 찾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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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광장 사막
이광호 지음 / 별빛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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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을 수 있는 우화집이지만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순 없는 이광호작가의 우화집

<숲 광장 사막>입니다.

표지는 숲과 사막, 그리고 만나는 곳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네요.

81개의 단편우화가 실려있는데, 이야기 하나하나마다 특별한 울림이 있습니다.

젊은 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다 생각했을까...? 할 정도예요.

                                

지면에 비해 활자를 좁게 배치한 이유는 <우리 모두에겐 좁고 작은 틀이 숨겨져있다>라는 의도라고 합니다.

81개의 이야기 모두 커다란 질문을 던져주지만,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해보겠습니다.

<매미>

옛날에 내가 나무에 붙어살았을 때, 이르게 나온 매미 한 마리를 보았다. 나무는 매미에게 왜 이렇게 일찍 나왔으냐 물었고 매미는 자랑스러운 듯 우수했던 자신의 애벌레 시절을 이야기했다.

그의 이야기는 자만심으로 가득했지만 존경할 만했고 3년의 애벌레 시절을 거쳐 다른 애벌레들보다 일찍 매미가 된 그를 향해 나무는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었다.

이르게 나온 매미는 다음 날부터 짝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소리 높여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다른 매미들에 비해 지나치게 일찍 나왔는지 다른 매미들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고 늘 이르게 나온 매미의 울음소리만이 메아리칠 뿐이었다.

유일한 그의 울음소리는 처음엔 강렬하고 활기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외롭고 고독한 소리로 변해갔다.

한 달이라는 시간밖에 살지 못하는 그의 사정을 알고 나서부터는 그의 울음소리가 절규의 소리로 들리기까지 했다.

어느덧 한 달째가 되었으나 다른 매미들은 여전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르게 나온 매미는 짝을 찾지 못했고 매미로서의 일생 동안 울기만 하다가 외롭게 죽고 말았다.

그가 죽은 다음 날, 여름은 매미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TV를 보면 늦은 나이에 자수성가하신 분들이 참 많이 나와요.

대부분이 "젊을 때는 고생하다가 이제야 좀 삶이 나아졌어요."라고 하곤 하시죠.

반대의 경우도 나오죠?

"젊을 때는 남부럽지 않게 살았는데, 지금은 한 순간의 실수로 삶이 너무 힘듭니다."

어떤 삶을 살게 되는 지는 삶의 초반에 결정되는 것이 아닌데, 학창시절부터 경쟁구도에 내몰린 우리는 10대부터 달립니다. 남들보다 우위를 선점해야 안심되니까요.

'난 쟤보다 좋은 대학에 갔으니까, 더 성공할거야'

'난 남들보다 먼저 취직했으니까. 성공했구나.'

확실히 처음 길을 잘 닦아 놓으면 유리한 건 사실입니다.

그러니 나보다 더욱 오랜 삶을 살아온 부모님들이 기를 쓰고 내 아이 공부 시키려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다보니 남들보다 조금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걱정이라는 탈을 쓰고 쉽게 얘기하곤 하죠.

"재수한다고? 누구는 어디를 갔다는데!"

"취직은 언제할거야? 자격증은 따고 있어?"

"이 시기에 휴학하고 뭐할건데! 여행? 여행갔다오면 니 나이가 몇이야! 그때 취직이 되겠어!"

"일을 그만둔다고???? 그만두고 뭐할건데, 너 여기서 더 나이먹으면 다른 회사에서 안 뽑아줘."

"결혼은 언제 할거야~ 애는 언제 낳을거야~"

남들보다 일찍 시작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긴 인생에서 내 삶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잖아요?

일찍 안정된 것 같아 자만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주변 사람들이 떠나가는 건 시간문제겠죠.

반대로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해도,

거기에 기죽고 초라해진다면 오던 기회도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대학 인생에서 보면 그 짧은 4년도 중간에 얼마나 일이 많나요.

재수해서 들어온 사람들이 더 일찍 졸업하고 더 좋은 직장가고, 현역으로 들어와도 중간에 일 생겨서 휴학하고 방황하고

백년 가까이 두고봐야 하는 인생에서 지금 남들보다 일찍 혹은 조금 늦게 시작했다고 동요할 필요 없습니다.

<결정권>

악어새가 말했다.

"악어님, 저 이번 주까지만 일하고 그만둘게요."

그러자 악어가 말했다.

"안 돼, 가뜩이나 요즘 일손이 부족한데 갑자기 그만둔다니 무슨 소리야. 조금만 더 일해줘."

악어새는 용기 내어 악어에게 말했지만 악어에게는 통하지 않았고 악어새는 악어를 설득할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악어새가 말했다.

"악어님, 저 몸이 안 좋아서 이번 주까지만 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자 악어가 말했다.

"몸이 좋지 않으면 며칠 쉬고 와, 휴가를 줄 테니까. 조금 더 일하기로 나와 약속했잖아."

악어새가 일을 마치고 떠나자 하마가 악어에게 다가와 말했다.

"쟤는 왜 자기 인생의 결정권을 네게 넘긴 거야?"

그러작 악어가 웃으며 말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세상엔 못된 사람 참 많은 것 같아도 착한 사람도 참 많아요.

거절을 못해서 남이 상처받을까봐 본인이 희생하거나

내 당연한 권리를 찾지 못하고 직장 상사한테 끙끙 앓는.

요즘 세상에선 착한게 아니라 호구라고 불리죠?

우유부단해서 남에게 결정을 미루는 것이 아닌,

자기도 모르게 남을 지나치게 배려하거나 혹은 미움받을까봐 결정권을 남에게 넘기곤 합니다.

그런데 살아보니, 남을 지나치게 배려하는 것보다

논리를 가지고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게 훨씬 나도 편하고, 남들도 나를 편하게 대합니다.

자기결정권을 자기가 갖지 못한 지나치게 배려하는 착한 사람은 남들이 편하게 대하는 게 아니라 만만하게 봅니다.

물론 직장에서는 쉽지 않죠.

근데 직장에서 할 말 하고 살거나 중요한 순간에 말을 삼키지 않는 사람들이 (막말말고) 더 능력있지 않던가요?

거절과 거절당함을 무서워하지마세요!

<진실, 거짓, 믿음>

해변을 걷던 진실은 푸르고 청량한 바다에 반해 바다에 들어가길 원했다. 하지만 바다는 이미 자신 안에 진실이 들어와 있다며 진실을 거짓 취급했다.

진실은 자신이 진실이라며 억울해했고, 지금 당신 안에 있는 것이야말로 거짓이라고 큰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바다는 자신 안에는 거짓이 들어올 수 없다고 화를 내며 진실에게 파도를 뿌렸다.

화가 난 진실은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사진과 거짓의 사진을 챙긴 뒤, 다시 바다를 찾아가 말을 걸었다.

"이봐! 바다, 여기 진실인 나의 사진과 네 안에 있는 거짓의 사진이 있어, 어때? 이 사진을 보니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분간이 가지?"

사진을 본 바다는 다시 한번 파도를 진실에게 뿌리며 말했다.

"어이! 거짓, 그깟 거짓 사진이 내게 통할 거라 생각했나? 얼마나 더 파도를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는가! 썩 물러가거라 거짓아."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진실이 바다를 향해 분풀이로 돌을 던지려는데 그 순간 바다에서 믿음이 나와 고개를 들고 비웃었다.

그제야 진실은 자신의 적이 거짓이 아니라 믿음이라는 것을 알았다.

진실의 적은 거짓이 아니라 믿음이다.

이 시국에 딱 들어맞지 않나요?

코로나 기사를 보면 서로 귀막고 눈감은 정치댓글로 가득하고 우리나라에 코로나가 확산된 가장 큰 원인인 신천지도 믿음이 바탕인 종교니까요.

예전에 타진요 사건 아시죠?

아무리 타블로가 진실과 팩트를 들이밀어도 자신의 주장을 더 믿고 따르며 욕하던 사람들.

중세시대에 마녀사냥으로 몰려 화형당한 여자들.

거짓이나 정확하지 않은 얄팍한 지식이 믿음과 신념이 되는 순간, 진실을 아무리 들이밀어도 깨지지 않는 견고한 벽이 되어버립니다.

내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마음일까요?

믿음이 견고할수록 그 믿음이 깨질 때 사람까지 같이 무너져내려버립니다.

그게 전부가 아닌 데 말이예요.


작가님의 촌철살인 풍자가 굳어져가는 사고에 큰 자극과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여기 소개한 우화말고도 정말 삶을 꼬집는 이야기들이 많답니다.

철학책 하나 쯤은 읽어야하는데... 무거워서 표지 넘기기 무서우신 분들...

쉽게 읽을 수 있는 쉽지 않은 책 <숲 광장 사막>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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