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를 데려온 후
아이와 가족들은 고양이 용품을 이것저것 사들이고
간지럼 태우기, 신문 양보하기, 스웨터 짜주기, 신발 빌려주기 등 맥스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맥스는 기뻐해주기는 커녕, 시큰둥하거나 사고만 칠 뿐이다.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맥스에게 가족들은 금세 지쳐 화를 내고,
그 불똥은 맥스를 데려오자고 한 아이에게 까지 튄다.
하지만, 사실 맥스는 저것들을 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
요구한 적도 없는 것들을 마음대로 들이대고는 맥스가 원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자 화를 내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아이를 대하는 내 모습을 보았다.
"널 위해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왜 안 먹어!"
"널 위해서 산 장난감인데 왜 안 가지고 놀아!"
"널 위해서 나왔는데 왜 짜증이야!"
"널 위해서!!!"
이제 아이가 좀 더 크면 "너 잘되라고 하는 공부인데 왜 안해!"도 추가 되려나...
아이는 배가 고프면 먹고, 놀고 싶으면 놀고, 자고 싶으면 자면서 잘 자라고 있는데,
나는 늘 조바심 내면서 전전긍긍 못해줘서 안달, 해주면 해주는 대로 내가 원하는 반응이 아니라고 짜증을 냈었다.
꼭 아이와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이런 일은 빈번하다.
기대와는 다른 상대의 반응에 실망하기도 하고,
내가 상대에게 실망을 주기도 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내 마음을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기.
그저 내 마음이 가서 행동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하기.
오늘도 그림책을 읽으며 마음이 한 걸음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