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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를 그리며
진 샤오징 지음, 한성희 옮김 / 키즈엠 / 2022년 5월
평점 :

추억한다면 할아버지는
우리의 마음 속에 늘 살아있을 거야.
2017년에 개봉한 영화 '코코'는 사람이 죽으면 망자의 세계로 가고,
이승의 사람들에게 잊혀지면 망자의 세계에서도 완전히 사라진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코코'의 주인공 '미겔'의 고조할아버지 '헥토르'는
생전 두고 온 딸 '코코'를 자신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한 번 더 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승의 모두가 자신을 마음 속에서 지워버리면
완전히 사라져버린다는 설정이 참 인상깊었던 영화였다.
사실 "우리의 마음에 영원히 살아있는거야."라는 대사는 정말 수 많은 매체에서 들었던 것인데
나이가 들어서일까,
나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아이가 태어났기 때문일까,
나를 길러주었던 우리 할머니가 마음 속에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일까...
이젠 저 말을 보면 대뜸 눈시울이 붉어진다.
내가 너무 사랑하는 우리 할머니가 우리 아이에게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는데
만난 적이 없다고 해서 사랑하지 못하는 것임 아님을 알게해준 그림책을 만났다.
달리 출판사에서 나온 <할아버지를 그리며>이다.

아이는 할아버지를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다.
아이는 할아버지에 대해 가족들에게 물어본다.

"막냇삼촌 메이슨이 할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았단다."
"할아버지는 무엇이든 배우고, 해 보고, 연습했어. 흙냄새만 맡아도 물을 주고, 비료를 주고 식물을 심어야 하는 때를 알았지."
"할아버지는 밤마다 이야기를 들려줬어. 수 많은 소리들을 흉내냈지."
"할아버지 머리카락은 정말 곱슬곱슬해서 어느 겨울에는 새들이 와서 지내기도 했어."

아이는 가족들에게 들은 할아버지 이야기로 할아버지를 상상하고 그려본다.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아이는 할아버지가 그립다.
"네 마음 속에서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단다. 그분을 사랑하는 우리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계시거든."
할아버지는 남아있는 가족들의 여기저기에 자신의 흔적을 남겨두었다.
둘째 삼촌에게는 조용하고 진득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큰삼촌에게는 흙냄새만 맡아도 식물을 심어야 하는 때를 아는 코를,
사촌 에이든에게는 침묵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귀를,
엄마와 아이에게는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그런 흔적들을 단서로 아이는 할아버지를 그리며, 그릴 수 있었다.
그냥 누구는 할아버지의 코를 닮았다, 눈을 닮았다, 얼굴을 닮았다가 아니라
그 부분을 떠올리며 남아있는 가족들이 할아버지와의 추억까지 떠올리는 부분이 참 좋았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할아버지의 많은 부분들이 남은 가족들이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소중이 간직하는 한
마음 한 켠에서 함께하며 힘들 때 마다 힘이 되어 줄 것이다.
비록 우리 아이는 우리 할머니와 쌓은 추억이 없지만,
할머니의 코와 꼭 닮은 코를 가진 우리 아이에게
할머니와 내가 함께한 추억을 전해주어야 겠다.
그리고 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내 가족들이 나를 떠올리면서 웃을 수 있도록 행복한 추억을 많이 쌓아 놓아야겠다.
내가 떠난 후에도 남은 가족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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