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편지 - 개정판
법정 지음 / 이레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작년 2010년 3월에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에세이이다.

<무소유>라는 에세이를 읽었을때 감동은 오래된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잔잔히 마음을 그윽하게 만들고 있다.

법정스님의 논지라면 무소유, 가난, 버림의 미학 , 자연과의 조화 등을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토대로

잔잔하게 독자를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법정 스림이 17년동안 머문 송광사 산내 암자인 불일암에서 혼자 지내면서

무소유와 가난을 실천하고자 했던 우리나라 몇 안되는 종교인 일것이다.

요즘은 이레 출판사에서 새로 개정판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오두막 편지>는 2000년 1판 6쇄로 거의 11년 전의 책이라고 보면된다.

법정 스님이 작년에 돌아가시고 자신이 쓴 글을 출판하지 말라는 유지를 남겼을때

우리 집에 있는 법정스님의 책을 찾아 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무소유>를 비롯, 몇권의 법정 스님의 책을 발견하고

설마 다시는 그분의 새로운 책을 읽지 못할까 조바심을 내기도 했다.

 

11년전 남편이 공익근무요원으로 있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달래보고자 샀던 흔적이

앞표지 뒷장에 적혀 있는 기록을 발견하기도 했다.

우리집의 역사가 서려 있기도 한 책인 셈이다.

삼라만상이 조용한 가운데 명상을 더불어 하면서

조용히 심상에 떠오르는 글들을 적어 내려갔던 당시의 스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시간 밖에서 놀다

p. 23 우리는 시계를 들여다 보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무가치하게 낭비하고 있는가. 아직도 몇분이 남았다고 하면서,

또는 시간이 아직 멀었다고 하면서 일 없이 아까운 시간을 쏟아 버린다.

 

현대인들이 무가치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을 안타까워 하면서 시계에 집착하여 자신의 일상을 아깝게 허비하는 삶에서

시간을 초월하여 시간이 흐르는 데로 자신의 삶을 내어 놓아 보라고 권하고 계신다.

시간에 맞추어 배가 고프지 않아도 밥을 먹고, 잠이 오지 않아도 시간에 따라 잠을 자는 시간 속에서

억매여 사는 우리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 보고 있다.

 

p. 47 죽음에 이르는 병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절망이 곧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세상은 지,수,화,풍 즉 흙, 물, 불, 바람(공기)의 네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어

이런 자연의 요소를 거스르지 말고 바람이 부는 대로 , 자연이 변화하는 대로 그 흐름을 따라 살라고 하신다.

진정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절망이므로 자연의 변화에 민감하게 맞추어 산다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쉬운일이라고 말씀하시고 있다.
이 에세이를 쓰신 연대가 1996년에서 1998년 사이 인지라

IMF 라는 경제의 거대한 흐름때문에 힘들어 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두고,

가난에 대한 희망적인 견해를 내어 놓으신다.

 

p. 41 출가 수행자는 무엇보다 먼저 가난해야 한다. 자신의 분수와 가난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수행자에게 가난이란 맑음 그자체다. 출가 수행자는 세속의 자로 재어 가난할수록 부자다.

 

 

p. 115 '사치한 자는 3년동안 쓸것을 1년에 다 써버리고 검소한 자는 1년동안 쓸것을 3년을 두고 쓴다. 사치한 자는 부유해도 만족을 모르고, 검소한 자는 가난해도 여유가 있다 .사치한 자는 그마음이 옹색하고, 검소한 자는 그 마음이 넉넉하다. 사치한 자는 근심 걱정이 많고, 검소한 자는 복이 많다.

 

p.195 게으름과 사치는 버려야 할 악덕이고, 부지런함과 검소함은 익혀야 할 미덕이다

 

사치와 낭비를 일삼던 우리 경제를 비판하면서 그런 결과로 경기침체와 국제금융구제라는 커다란 시련이 다가 왔으니

사치와 게으름을 버리고 부지런함과 검소함을 강조하여 권면하고 있다.

 

요즘 절이 세속과 같이 물질을 많이 강조하고 부자가 되어 가는 현실을 강력하게 한탄하시면서

진정으로 바라건대 가난한 절이 그립고 그립다고 애절하게 말하고 계신다.

 

자라나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조차도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면밀히 명상하고 삶을 다져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라고 말하고 있다.

 

p. 73 당신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

그 일에 전심전력을 기울이라

그래서 당신의 인생을 환하게 꽃피우라.

 

이말은 우리 성인들도 인정하는 말일 것이다.

자신이 원하지 않던 일을 부모에게 떠밀려 하다 보니 능률도 오르지 않고,

힘들어 하면서 공부를 했거나 직장을 다녔던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우리아이들에게도 항상 말하듯이 나의 적성과 내가 진정하고 싶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새기고 새겨 보라고 하고 싶다. 하잖은 정원사 일을 하면서도 화단에 아름다운 조각을 새기던

미켈란젤로를 크게 보아 조각 공부까지 시켜주었던 정원의 주인처럼

내아이가 진정으로 좋아 하던 일이 무엇인지 잘 관찰 해볼 필요가 있다.

 

친구를 사귀는 것에 있어서도 <시간을 죽이기 위해 찾는 친구는 좋은 친구가 아니다

시간을 살리기 위해 만나는 친구야 말로 믿을 수 있는 좋은 친구사이다> 라며 가려 사귈 것을 권하고 계신다.

여행을 다닐때도 혼자 다닐 지언정 어리석은 길벗과 다니지 말라고 했다.

 

영혼을 통할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내방을 드나드는 것은 오로지 맑은 바람뿐이요. 나와 마주 앉아 대작하는 이는 밝은 달 뿐이다>


라고 오히려 고백하는 것이 더 낫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주옥같은 말들이 독자들의 마음속에 녹아 영혼을 정화시켜 줄 수 있는

영혼의 책을 만나보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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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오두막 편지 (A letter from hut)
    from 512 2012-02-07 20:00 
    법정 스님의 오두막 생활을 담은 한 권의 편지.게으름과 사치는 버려야 할 악덕이고, 부지런함과 검소함은 익혀야 할 미덕이다.법정 스님께선 게으름과 사치를 묶어서 말씀하시고, 부지런함과 검소함을 묶으셨지만, 저는 관점이 좀 다릅니다. 멈추어야 할 땐 게으르고, 행동할 땐 부지런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올바른 방향으로 한걸음 내딛는 것을, 무턱대고 열 ...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정승각 글.그림 / 초방책방 / 199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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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 동화책을 다 알것이다.

강아지똥의 그림을 그리신 분이 바로 정승각 선생이다.

주로 한국정서에 어울리는 그림을 잘 소화해 내어 그리시는 분인 것 같다.

 

이 동화는 우리정서와 밀접한 개인 삽사리의 유래에 대한 글이다.

삽사리라 하면 지저분하지만 충직하면서도 주인을 잘 섬기는 개로 알려져 있다.

옛날 동네에서 많이 봐오던 흔한 개가 삽사리였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요즘 애완견 키우시는 분들 보면 대부분 외래견을 많이 키우고 있는데,

이것또한 우리 것이 사라져 가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삽사리는 예로부터 '귀신 쫓는 개'라는 뜻의 이름이라고 한다.

삽사리 그림을 그려 집문앞에 두면 귀신이 물러가고 액막이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삽사리의 유래를 보여주는 동화를 재미나게 정승각 선생의 그림과

필치로 그려 아이들에게 교훈을 다시금 새기고자 했던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삽사리는 어떠한 환경에도 잘 견디는 강인함과

주인을 위하여 목숨 까지도 아끼지 않는 충직함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나라 토종 개 진돗개는 뭔가 귀족다운 느낌이 난다면

삽사리는 우리나라 토종의 서민다움을 나타낸다고나 할까.
우리나라 고구려 강서대묘의 벽화에 사신도가 있고,

백제의 무녕왕릉과 금동대향로가 발견되었던 백제 능산리 무덤에서도 사신도가 벽에 그려져 있다.

전에 방영되었던 <태왕 사신기>에서도 광개토 대왕과 우리나라는 지키는 수호신으로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만큼 예전 우리 정서에 잘 어울리게 흡수되어 생활속에서도 수호신으로 자리매김을 해왔던

사신이 이 동화책에서도 등장한다.

 

까막나라에 불이 없어 온통 까맣게 보이니 답답할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불을 구하러 임금은 용기있게 나선 삽사리 즉 불개를 내어 보낸다.

북쪽을 지키는 현무에게 찾아가 해와 달이 있는 곳을 알아 낸다.

해는 동쪽의 수호신 청룡에게, 달은 서쪽의 수호신 백호에게 있는 것이다.

용감하게 해와 달을 구해 입에 넣었지만 그 뜨거움과 차가움을 이겨내기에 역부족이었을까?

 

해와 달을 다 토해 낼수 밖에 없었지만

북쪽의 현무가 의미있는 한마디를 내 뱉는다.

 

" 참다운 빛은 마음속에 있는 거란다."

뜨거움과 차가움을 견뎌내려고 노력했던 삽사리의 몸속에는

혼신의 힘을 다 했던 만큼 벌써 자신도 모르게

빛이 스며 들어 있었던 것이다.

 

해와 달을 가지지 못했다고 실망하여 까막 나라에 돌아 갔지만

임금앞에서 삽사리는 자신도 모르게 불을 토해 내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스스로 빛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은 이런 강한 정신력의 영웅들을 싫어 하는 것일까.

까막나라 임금과 신하는 삽사리를 두려워 해 낭떠러지로 떨어뜨려 버린다.

 

예전 선조 임금 시절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장군이 그토록 정치적인 음모와 술수에

당했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 삽사리의 운명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떨어지는 삽사리를 주작과 학들이 몰려와 삽사리를 구해주고,

눈부신 해가 빛나는 밝은 나라에서 삽사리는 살게 된다.

 

이 삽사리는 황금색을 띤 황삽사리와 검푸른 빛을 띤 청삽사리를 낳는다.

사신도를 그릴때 주로 오방색(흙, 적, 백, 청, 황)을 사용하는데,

이때 흙색이 삽사리를 뜻하는 색이다.

까막나라에서 삽사리가 왔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우리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고대 삼국시대의 유물을 공부하면서 많은 자부심을 느낄때가 많다.

웅장한 귀족문화를 나타내는 신라문화와

세련된 백제의 유물과 강인하고 씩씩한 고구려 문화를 볼수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주로 가는 곳도 신라문화를 대표하는 경주지역과

백제 문화를 대표하는 공주, 부여, 익산 등지를 돌아 보면서

고대문화의 아름다움과 자긍심을 느낄수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가보기가 힘든 고구려 문화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만주와 요동지방을 활기차게 말을 타고 달렸을 고구려 민족의 기상이

우리 핏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근현대사의 식민사관과 일제 강점기의 울분만을 간직한 우리 역사로만

남아 있을 것이 아니라 화려하고 자주적인 역사인식이 절실히 필요할때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러한 역사의식을 심어줄수 있었으면 좋겠고,

단순한  이 동화하나로 그러한 문화를 우리 아이들에게 소개해주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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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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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처럼 아름다운 한 소녀와 금발머리의 소녀의 죽음, 살인 사건, 은폐, 조작이라는 테마로 이루어진 미스테리 소설이다.

새롭게 등장한 독일 여류 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으로 무섭게 진행되는 스토리 텔링으로 "손에서 책을 놓을수 없다."라는 진부한 고백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얼핏 만화원작이었던 영화 <이끼>의 줄거리가 떠오르고, 정유정의 <7년의 밤>이라는 소설의 줄거리가 오버랩된다.

 

마을 공동체가 범행의 은폐를 위해 일심단결해서 한사람을 모함한다는 내용이 유사하고, 살인사건의 형량을 살고 있는 범인이 엄연히 존재하는데에서 시작해 결국은 그 범인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었고, 새롭게 등장하는 범인이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런 면에서 두 스토리의 적절한 조합인듯한 느낌도 들지만 독일 여류작가가 한국의 만화나 소설을 읽었을 리는 만무하니 있을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한 추악한 인간의 이기심을 표현해 내고자 하는 것은 한국이나 독일이나 비슷한 것 같다.

자신들의 아들의 범행을 덮어두기 위해 아무런 죄없는 무고한 주인공의 10년이라는 희생을 방관한다. 자신의 남편의 권력유지를 위해 자신의 환자에게 맞지 않는 약을 투여하는 파렴치한 여의사, 자신의 사업과 집안을 유지하기 위해 형의 유언장도 공모하여 바꿔치기하는 동생의 짐승같은 애욕을 보고 있노라면 천사의 얼굴을 가장한 악마가 이세상에는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

실상 내 주변에 이런 인물이 큰 사건으로 와닿지는 않지만 사소한 일들 중에서도 자신의 가족과 사업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남을 이용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고 할수 있다.

 

사랑을 차지 하기 위해 친하게 지내던 두 친구가 죽어 가는 것도 방관하는 여자의 질투심도 어찌보면 추악한 본성으로 돌변해 버릴수가 있나 싶다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결혼 10년차가 넘어가면 이혼을 한 주인공들의 사생활이 펼쳐지고, 서로 이혼은 했어도 남녀관계를 서로 위로하고 의논해주는 정말 '쿨'한 사이가 될수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란다.

11년전의 토비아스 사건에 흥미를 가지는 여형사 피아의 생활도 전남편 헤닝의 여자 관계를 상담해주는 사이로 나온다.

수사반장인 보덴슈타인 형사는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면서 전형적인 유부남의 처지를 표현하면서 아내의 외도에 괴로워 하는 모습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런 괴로운 모습도 잠시 새로운 사랑을 찾아 자유로워진다는 희망을 담고 있는 모습에서 놀랍기도 하고, '그래 세상은 절대적으로 불행한 일은 없다'라고 자조하게 만들어 버리게도 한다.



이 소설의 테마는 분명 이 두형사의 자유연애에 있는 것은 아니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극악 무도해지는 인간의 추악하고 처절한 본성에 대해 조명해보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스토리의 전개가 워낙 속도감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는데, 남편의 소시지 공장 사업을 도우며 틈틈히 집필활동을 하던 평범한 40대 여자라는 사실에 감탄을 하게 된다.

 

신비감을 주기 위해 백설공주라는 별명을 가진 소녀의 등장부터가 심상치 않다. 지하실에 미라가 되어 누워 있는 백설공주같은 소녀의 모습에서 사과를 먹고 잠들어 깨어나지 않는 백설 공주를 연상시킨다. 결국 백마탄 왕자의 키스를 통해 깨어나는 해피앤딩의 결말을 가진 동화의 결말에 비해 한 아름다운 청년의 억울한 11년동안의 감옥살이 후 등장하여 또 다른 백설공주를 찾아 내기 까지 너무나 많은 희생이 뒤따른다.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어 왔던 청년 토비아스는 자신의 어머니의 사고와 자신의 감옥살이에 더해 아버지의 죽음까지 목격하게 된다. 그에게 더이상의 희망은 없는 것일까? 이번에는 다쳐 누워 있는 멋진 왕자님을 깨우기 위한 새로운 백설공주 아멜리의 등장이 희망으로 비쳐지고 있다.

 

미스터리물을 백설공주라는 동화라는 고전적인 이미지와 결부시켜 신비감과 더욱 미궁의 아련함을 더해주는 효과를 만들어 낸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이 베스터 셀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죽음을 당한 백설공주는 정말 순수했을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줄수 밖에 없던 긴박했던 그날의 진실을 알고 싶은 독자들은 책을 펼쳐 보자. 그러면 손에서 책을 놓기가 힘들어 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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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인디언의 숲
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두레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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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파브르 곤충기>이후 <동물기>를 쓴 어니스트 톰슨 시튼이라는 동물학자이자 박물학자의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곤충을 좋아하던 파브르 선생을 비롯하여 식물학자, 동물학자, 박물학자 등은 뛰어난 관찰력과 기억력의 소유자라고 해도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어니스트 톰슨 시튼>의 어린 시절의 자전적 소설로 유명한 <작은 인디언의 숲>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색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다.

 

사실 바깥으로 돌아다니기 좋아하고, 등산이나 화단 가꾸기, 동물 키우기 등을 취미로 가진 분들을 보면 내심 부러워 했었고,

그런 취미를 가지지 못하고 집에서 책만 읽기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과는 다른 부류로만 생각하여 이런류의 책은 잘 접해 보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작은 인디언의 숲>은 자연주의 문학의 고전으로 대표되어

당시 야만인이라고 천시받던 인디언들을 동경하던 얀의 자연에 대한 열망과 숲속 생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작가 시튼은 영국의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캐나다로 이주하여 정학하여 살았던 이주민이었다.

어려서부터 대자연에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졌던 시튼은 자신이 관찰한 동물, 식물 등의 그림을 직접 그릴정도로 그림솜씨도 뛰어났고,

다방면의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책읽기도 게으르게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바라던 화가로서 얼마간의 성공을 거두다가 결국은 자신이 하고 싶던 박물학자의 길을 걷게 된다. 1910년 미국의 보이스카웃의 창설자로도 유명하여 단장직을 16년간이나 맡아 하면서 생태계 보존에 관심을 가지고, 청소년들에게 자연과 생태의 중요성과 야영기술등을 가르치고자 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런 중요한 상식들도 알지 못한채 지나쳐 버렸을 것이다.

이책은 <포레스트 카터>의 <내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비교해볼수 있다.

일단 인디언의 삶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내영혼의 따뜻했던 날들>에서는 인디언이 주인공인데 반해 <작은 인디언의 숲>에서는 주인공 얀은 인디언이 아닌 인디언을 동경하고 인디언 처럼 숲을 사랑하는 생활을 동경했던 소년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체르키족 인디언인 <작은 나무>가 할아버지와 살면서 백인들이 인디언의 영역을 침범하고 그들의 정치적 행태에서 인디언이 당하고 살아야 했던 아픔들과 인디언의 지혜속에서 따뜻하면서 아름다웠던 영혼을 발견할수 있다는 자전적 소설이었다.

 

<작은 인디언의 숲>의 주인공 얀은 백인으로 숲과 대자연에 대해 너무나 동경한 나머지 문명생활을 벗어나 자연주의적인 생활 습관을 지녔던 인디언의 야영생활과 그들의 의식주 문화를 캘럽 클락이라는 할아버지에게서 배워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박물학자 답게 다양하게 등장하는 새의 이름과 야생초 이름, 동물이름, 오리의 다른 종류들,

붉은 머리 딱따구리,베스퍼 참새, 파랑 지빠귀,물총새, 자홍색 찌르레기

사사프라스, 인삼, 혈근초,황련, 매화노루발, 인디언 무덤풀 개박하, 라벤더 ,

인디언 튤립, 토끼귀풀, 맨드레이크, 블루코호쉬, 노란 개불알풀,모카신풀,로벨리아, 하이벨리아, 스파이스우드

 

이런 생소한 동식물들의 이름을 나열하고 있으니 처음에는 흥미가 일었지만,

너무 낯설었던 관계로 약간의 지루함도 생기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책속에서 인디언의 지혜 메세지를 강렬하게 부각시키고 있어 소개 하지 않을 수 없다.

 

p.279 숲에서는 소리내지 않는 관찰자가 가장 많은 것을 본다. 이것이 얀이 배운 중요한 교훈이다. 관찰의 가장 큰 어려움은 기다리는 일이었고,

그 해결책이 바로 그림그리기였다. 책이 있다면 책을 읽을수 도 있겠지만, 그림 그리기만큼 좋지는 않았다. 책을 읽으면 숲이 아니라 책에 눈을 고정시켜야 하고, 책장 넘기는 소리에 겁많은 숲의 동물들이 깜짝 놀라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조용한 숲속에서 관찰자로서 해야할 상황들과 관찰력을 기르기위해서는 그림그리기가 최고 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p. 332 인디언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하는 게 뭐냐구요.......용기란다. 인디언들은 용감하기만 하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는 개의치 않아. 그것이 인디언들에게는 가장 위대한 것이지,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용기를 지탱할 만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다.

 

p. 336 용기란 겁을 안먹는 것이 아니라 겁이 나도 꿋꿋이 나아감으로써 두려움을 지배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란다.

 

인디언 부족사람들이 가장 중요시 했던 용기라는 부분에서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이것이 적용됨을 알수 있다.

용기란 겁을 먹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니라 겁이 나도 두려움을 직시하고 지배하라는 교훈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절실히 필요한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해볼수 있다.

인디언들이 숲속에서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조화롭게 살기 위해 그들만의 지혜로 살았던 여러가지 방법들

 

티피만들기, 막대기를 비벼서 불피우기, 활과 화살 만들기, 모카신 만들기, 박제 만들기,댐만들기,침대만들기,

사슴사냥,워보닛(인디언 깃털모자) 만들기,무두질 배우기을 배우면서 야영이 주는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깨닫게 해준다.

 

그림그리기에 뛰어났던 얀은 오리들의 각기 다른 모양을 20여가지를 그리고 이름을 찾아내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기가 막힐 정도이다.

얀이라는 인물이 시튼 작가 그 자신임을 말할 것도 없는 상황이니 시튼은 자신의 분신인 얀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얀은 열의와 열망과 에너지가 넘쳤고, 스스로도 주체할수 없는 정열적인 기질을 갖고 있었다.

얀은 원래 한가지 생각에 빠지면 거기에 온힘을 쏟아 붓는 성격이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열의와 열망과 에너지, 정열적인 기질과 몰입 정신을 작가와 주인공의 정신에서 표현해 내고 있으니

 작가는 이런 정신들을 강하게 교훈으로 내세우고 있다.

 

손재주가 뛰어난 분이나 자연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 야영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책을 권해보고 싶다.

이책속에 어린 얀의 숲속생활과 더불어 상세하고 꼼꼼한 만들기 방법이 저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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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문화기행 - 아빠와 딸 세계로 가다
이희수 외 지음 / 청아출판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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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말을 꺼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단 설레임이라는 감정이 떠오를 것이다.

그것도 해외여행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적에는 휴양지로 가서 단순히 쉬고만 오는 여행에 그쳤다면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돌아 볼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 있으니 마음은 벌써 콩밭에 가있다.

 

그런 해외여행을 아무 정보나 지식없이 가이드의 설명에만 의존하여 떠났다 되돌아 온다면

정말 해외여행의 기회를 십분 활용할줄 모르는 초보 여행자에 국한 된 일일 것이다.

이런 초보 여행자의 수준을 넘어서는 중급 여행자의 코스를 내다 볼수 있게 해주는 책이

<80일간의 세계문화기행>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아빠 이희수 교수와 그의 딸 이강온씨가 80일간의 여행을 하고 난뒤 쓴 기행책이다.

80일간에 50여개국에 해당되는 나라를 다 다녀올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해외 여행의 기회가 많은 분이라면 가능하리라 짐작해본다.

 

이책은 그야 말로 세계지리와 각 나라의 독특한 여행지와 간략한 역사, 시대적 흐름을 파악할수 있는 책이라

전문 서적이라고는 볼수 없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를 표현하는 문구로 그나라의 여행이 시작되어 굵직한 문화유적과

수도의 정보, 세계사 적으로 문화 유산 가치가 높은 여행장소 위주로 설명해주고 있다.

그나마 세계지리와 여러 나라에 상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접한다면

무척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수 있는 좋은 책이기도 하다.

단 많은 여행을 한 고단자들에게는 새발의 피처럼 보이는 상식일수 밖에는 없지만 말이다.

첫여행지의 시작은 동서양이 만나는 나라 터키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너무나 아름다운 지중해를 끼고 있는 나라들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포르투갈,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까지

 

이들 나라를 돌고 나면 지중해가 눈에 금방이라도 들어 올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어마어마한 경비의 크루즈 여행을 신혼여행으로 지중해의 나라들을 다녀온 지인이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빈말은 아닐 것이다.서양 문명의 요람 , 그리스 신화로도 유명한 그리스, 찬란한 역사와 예술의 나라 이탈리아,

이슬람과 유럽이 함께 하는 나라 스페인, 대항해시대를 이끈 육지의 끝 포르투갈로 시작하여 중동,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중앙아시아, 아메리카 로 80일간의 여행을 끝마치는 형식을 띠고 있다.

각 나라마다 history, city, culture, nature, people, special, myth, place

의 주제별로 나눠 설명해주고 있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우리가 무심코 들으면서 지나쳤던 장소와 도시이름들이 어느나라에 있는지 분명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스탄불, 세렝케티 평원, 킬리만자로 산, 빅토리아 호수, 두바이, 나이로비, 치앙마이, 모헨조다로

 

이런 명칭들을 들어 본적은 있지만 쉽게 어느 나라게 속해 있는지 금방 떠올리기가 쉽지 않을것이다.

금방 떠오르는 분들이 있다면 학창시절 지리 시간에 정말 열공을 했던 분이던가

학창 시절 이후 그 지역으로 열심히 여행이나 출장을 다녀 오신분들일 것이다.

 

이책을 다 읽고  나면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지리 상식들이 한줄로 엮어 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소설책이 아닌 이상 한번 읽고 이 책속에 있는 모든 상식들이 다 받아 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궁금한 나라들과 장소가 있다면 그때 마다 상기 시켜 다시 찾아 보면 될일이다.

 

아빠와 딸이 같이 여행하면서 아빠의 말투와 딸의 말투로 정겹게 와 닿도록 하여

어른들에게도 유용하겠지만 청소년들에게도 더 필수적인 책이라고 할수 있다.

아이와 함께 초보 실력으로 세계역사와 지리를 공부해보고자 하는 부모들이 있다면

이책을 겸하여 세계지도와 함께 공부 해나가면 세계문화 상식이 풍부해질 것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유럽과 지중해, 오리엔트의 역사를 두고 본다면 온갖 제국들이 흥망 성쇠를 거듭하는 것을 보게 된다.

페르시아 제국이 들어서는가 하면 알렉산드 제국이 들어서고, 또 그자리에 몽고제국, 이슬람제국, 오스만제국 등이 스쳐간다.

터키 한나라면 두고 보더라도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오리엔트 문명, 그리스와 로마, 비잔틴 문화, 이슬람 문화, 오스만 제국 문화 까지

이스탄불이라는 한도시에서 모두 모여 그나라의 특유한 문화를 이루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런 문화의 다양성과 고유성을 두고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P. 문화는 섞일수록 발전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 들일수록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는 사실을

북아프리카 최고의 해안도시 알제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 할수 있었습니다.

 

지중해에 위치한 북 아프리카 알제리는 이슬람과 프랑스의 지배를 많이 받았던 나라로 우리 나라 역사와 흡사하다.

 

사실 일본침략과 몽고침략등 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아 변화 되어 버린 우리 나라의 문화양식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이런 다양한 나라의 문화역사들을 둘러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던 어린 시절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던 것인지 삼 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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