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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ㅣ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백설공주 처럼 아름다운 한 소녀와 금발머리의 소녀의 죽음, 살인 사건, 은폐, 조작이라는 테마로 이루어진 미스테리 소설이다.
새롭게 등장한 독일 여류 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으로 무섭게 진행되는 스토리 텔링으로 "손에서 책을 놓을수 없다."라는 진부한 고백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얼핏 만화원작이었던 영화 <이끼>의 줄거리가 떠오르고, 정유정의 <7년의 밤>이라는 소설의 줄거리가 오버랩된다.
마을 공동체가 범행의 은폐를 위해 일심단결해서 한사람을 모함한다는 내용이 유사하고, 살인사건의 형량을 살고 있는 범인이 엄연히 존재하는데에서 시작해 결국은 그 범인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었고, 새롭게 등장하는 범인이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런 면에서 두 스토리의 적절한 조합인듯한 느낌도 들지만 독일 여류작가가 한국의 만화나 소설을 읽었을 리는 만무하니 있을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한 추악한 인간의 이기심을 표현해 내고자 하는 것은 한국이나 독일이나 비슷한 것 같다.
자신들의 아들의 범행을 덮어두기 위해 아무런 죄없는 무고한 주인공의 10년이라는 희생을 방관한다. 자신의 남편의 권력유지를 위해 자신의 환자에게 맞지 않는 약을 투여하는 파렴치한 여의사, 자신의 사업과 집안을 유지하기 위해 형의 유언장도 공모하여 바꿔치기하는 동생의 짐승같은 애욕을 보고 있노라면 천사의 얼굴을 가장한 악마가 이세상에는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
실상 내 주변에 이런 인물이 큰 사건으로 와닿지는 않지만 사소한 일들 중에서도 자신의 가족과 사업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남을 이용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고 할수 있다.
사랑을 차지 하기 위해 친하게 지내던 두 친구가 죽어 가는 것도 방관하는 여자의 질투심도 어찌보면 추악한 본성으로 돌변해 버릴수가 있나 싶다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결혼 10년차가 넘어가면 이혼을 한 주인공들의 사생활이 펼쳐지고, 서로 이혼은 했어도 남녀관계를 서로 위로하고 의논해주는 정말 '쿨'한 사이가 될수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란다.
11년전의 토비아스 사건에 흥미를 가지는 여형사 피아의 생활도 전남편 헤닝의 여자 관계를 상담해주는 사이로 나온다.
수사반장인 보덴슈타인 형사는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면서 전형적인 유부남의 처지를 표현하면서 아내의 외도에 괴로워 하는 모습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런 괴로운 모습도 잠시 새로운 사랑을 찾아 자유로워진다는 희망을 담고 있는 모습에서 놀랍기도 하고, '그래 세상은 절대적으로 불행한 일은 없다'라고 자조하게 만들어 버리게도 한다.
이 소설의 테마는 분명 이 두형사의 자유연애에 있는 것은 아니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극악 무도해지는 인간의 추악하고 처절한 본성에 대해 조명해보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스토리의 전개가 워낙 속도감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는데, 남편의 소시지 공장 사업을 도우며 틈틈히 집필활동을 하던 평범한 40대 여자라는 사실에 감탄을 하게 된다.
신비감을 주기 위해 백설공주라는 별명을 가진 소녀의 등장부터가 심상치 않다. 지하실에 미라가 되어 누워 있는 백설공주같은 소녀의 모습에서 사과를 먹고 잠들어 깨어나지 않는 백설 공주를 연상시킨다. 결국 백마탄 왕자의 키스를 통해 깨어나는 해피앤딩의 결말을 가진 동화의 결말에 비해 한 아름다운 청년의 억울한 11년동안의 감옥살이 후 등장하여 또 다른 백설공주를 찾아 내기 까지 너무나 많은 희생이 뒤따른다.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어 왔던 청년 토비아스는 자신의 어머니의 사고와 자신의 감옥살이에 더해 아버지의 죽음까지 목격하게 된다. 그에게 더이상의 희망은 없는 것일까? 이번에는 다쳐 누워 있는 멋진 왕자님을 깨우기 위한 새로운 백설공주 아멜리의 등장이 희망으로 비쳐지고 있다.
미스터리물을 백설공주라는 동화라는 고전적인 이미지와 결부시켜 신비감과 더욱 미궁의 아련함을 더해주는 효과를 만들어 낸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이 베스터 셀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죽음을 당한 백설공주는 정말 순수했을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줄수 밖에 없던 긴박했던 그날의 진실을 알고 싶은 독자들은 책을 펼쳐 보자. 그러면 손에서 책을 놓기가 힘들어 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