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터키사 -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 터키 처음 읽는 세계사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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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2학기 기말고사도 끝나고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겨울 방학이다. 우리집도 마찬가지라 유달리 겨울방학을 기다리는 이유는 터키 여행을 계획에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사 공부를 하기 전에는 잘 모르고 지냈던 <터키> 라는 나라가 눈에 부각되어 들어 왔다. 보통 여행지로 많이 꼽는다면 전형적인 유럽여행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그리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을 꼽을 것이다. 이런 유럽 선진 국가들도 생애 한번씩은 꼭 여행을  해 보아야 할 곳이긴 하다. 하지만 동서 문명의 교차로로 유명한 터키가 왜 그토록 중요성을 뛰는지 역사 공부를 해보지 않으면 잘 알지 못한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아나톨리아 반도에 위치한 나라이다. 몽골초원을 달리던 유목민족인 <튀르크족>이 세운 나라이다. 튀르크족하면 좀 생소할려나? 우리 한국사 시간에 많이 배웠던 돌궐족이라면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삼국시대 고구려와 백제와 교역을 했었고, 신라와 당나라 연합과 전쟁을 치르기 위해 고구려와 백제인들이 연합을 꾀하고자 했던 민족이 <돌궐족>이었다.

 

 

이런 돌궐족, 즉 튀르크 족이 세운 나라 셀주크 제국에서 룸 셀주크 왕국, 그리고 오스만 제국에 이르기 까지 20세기까지 제국으로 있던 오스만 제국은 영토가 축소되는 비운을 겪으면서 민족의 독립성을 유지해 온 곳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를 받고 있던 시기인 1920년대에 <무스타마 케말 아타튀르크>에 의해 터키공화국이 건국되었다. 이후 1차 2차 세계대전에 휘말리면서 미국과 손을 잡게 되고 1950년 한국전쟁에 참여한 공이 있는 나라가 터키이다. 이스탄불에 한국전쟁 참전비가 석가탑 모양으로 서있고, 우리 나라에도 참전기념비를 세울 정도로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로 알려진 나라이다. 이런 나라에 대해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실이 오히려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무튼 이런 터키를 이번 겨울방학에 여행할 예정이니 상세한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터키라는 나라가 위치한 아나톨리아 반도는 역사책에 소아시아로 알려진 곳이다. 성경공부를 이미 해본 경험이 있는 나에게 에베소, 서머나, 두아디라, 버가모,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등의 지명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이곳은 바울이 성령을 입고 예수의 제자가 된 후 전도를 해 건립한 초대 일곱 교회가 세워진 곳이기도 하다. 콘스탄티노플이라는 지명도 익숙한데,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기독교를 인정하면서 비잔티움이라는 지명에서 콘스탄티노플이라고 바뀌게 된다. 그리고 이슬람 제국이 등장하면서 다시 <이스탄불>이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그런 이스탄불은 동로마제국의 표상이었던 성소피아 성당과 이슬람 사원인 대표격인 블루모스크가 한자리에 잡고 있는 종교의 대표건축물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다. 고대 페르시아의 문명과 헬레니즘 문명, 그리스 로마 문명, 동로마 제국의 문명, 오스만 제국의 문명이 한자리에 뒤섞여 있는 뜨거운 용광로 같은 곳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지를 미리 한번 둘러 보자면 이스탄불, 앙카라, 카파도키아, 콘야, 안탈리아, 파묵 깔레, 에페소, 이즈미르 등이다. 모두 역사가 깊은 터키의 도시와 문화유적이 있는 곳으로 벌써 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앙카라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대통령이 터키 공화국을 수립하면서 수도를 이스탄불에서 앙카라로 옮겨 지금의 행정도시로 자리 잡은 곳이다. 자연 절경이 아름다운 카파도키아에는 웅장한 기암괴석들과 바위산들이 즐비해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파묵깔레는  석회로 이루어진 백색의 노천 목욕탕이 있는  곳이며, 에페소는 초기 교회와 헬레니즘 시대의 유산인 대극장과 셀수스 도서관 등을 볼수 있다. 이즈미르는 1919년 그리스의 침공으로 한때 위험에 빠졌던 도시로 케말의 영웅적인 지휘로 승전을 이루었던 곳이기도 하다.

터키는 현재 술탄제와 칼리프제도를 폐지하고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꾀하기 위해 세속주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가 대립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처해 있는 경제적 위기,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어느나라든 당면한 해결 과제를 안고 있듯이 터키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에서 보수파와 진보파가 대립하여 정치 구도를 이루고 있는 양상처럼 히잡을 쓰지 말라는 세속주의와 히잡을 쓰게 하자는 이슬람주의의 극명한 대립은 정치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연합의 가입문제에도 알수 있듯이 기독교를 믿고 있는 유럽 여러나라와 다르게 이슬람교를 믿고 있어 유럽에서도 크게 환영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있긴 하다. 경제적인 이익을 꾀하고자 하는 이유에서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문제가 그들의 당면과제이라 여러 토론들이 이루어 지고 있다.

공항이름도 그들의 영웅 케말의 성을 딴 아타튀르크 공항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해 이국적인 터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즐거워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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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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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의 작가로 불리고 있는 그림책의 여왕 백희나씨의 작품이네요.

딸의 유치원시절에 우연히 서점을 들렀다가 사주었던 기억이 있는 동화책입니다.

5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책의 인기를 알아 보았다는 것은 나의 무지와 무관심에서 온 소치일 것입니다.

아이가 좋아하길래 사두었던 동화책이 큰 가치가 있는 아이들의 베스트셀러로 성장해 있기 까지 전 관심이 없었던 것이지요.

독서모임에서 동화작가를 조명하는 기회가 있어 동화책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로 동화를 열심히 탐독 중이예요.

긴 여운과 여백이 그림으로 채워져 있어 상상력과 생각의 나래를 펴기가 참 좋네요.

글씨가 많은 어른 책은 글의 뜻을 이해 하느라 바빴는데 말이지요.

작은 구름조각으로 빵을 만든다니 여간히 기발한 생각이 아니예요.

구름을 바라 보면서 퍼즐 놀이나 찰흙놀이 같은것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보았지만

빵을 만들어 내다니... 구름으로 빵을 만들어 먹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비오는 날 아침이예요. 요즘에 봄비가 장난아니게 내리고 있어 온집안이 축축한데 이 고양이네도 그런가보아요.

나는 동생을 깨워 우비를 입고 바깥으로 나갔다가 작은 구름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것을 보아요.

가지에 걸린 구름조각이라니 마치 솜사탕같지 않을까요?

그냥 솜같을까요?

뽀송뽀송 몽글몽글한 작은 구름조각을 만질수 있다는 상상만으로 흥미진진해 지네요.


엄마에게 가져다 드렸더니 우유와 물을 붓고 이스트, 소금 설탕을 넣고 빵을 만들었어요.

오븐에서 구워진 빵을 가지러 갔더니 빵이 두둥실 떠오르네요.

늦잠을 잔 아빠는 출근하기 바쁘시네요.

배고프실텐데 그냥 출근해 버리고 마네요.

두둥실 떠 있는 구름빵을 먹은 우리도 두둥실 떠 다녀요,

날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행복할텐데,좋은 아이디어를 내요.

아빠에게 구름빵을 가져다 주자구요.


출근길에 가득차 있는 버스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아빠를 찾기 시작해요.

구름빵을 먹은 아빠도 두둥실 떠나닐게 분명하니 출근하기도 쉬워 지겠지요.

어릴적 날아 다니는 꿈을 꾸워 보지 않은 아이들은 없듯이

저도 그런 꿈을 꾸고 자고 일어나 행복해 했던 기억이 있네요.

구름빵을 아빠에게 가져다 주고 출근한 것도 확인한 아이들은 지붕위에서 맛있는 구름빵을 먹어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지고 폭신폭신한 빵의 촉감이 만져지는 듯 해요.

주변에 있는 단순한 소재인 구름으로 구름빵을 만든다는 상상력으로 아이들에게 판타지를 심어 줄수 있는 행복한 동화책입니다.

눈이나 이슬로 어떤 다른 음식도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막 떠오르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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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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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에서 작가의 전달 메세지가 너무 충격적이고, 강력한 것이어서 <구병모>라는 작가를 한동안 잊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시간으로 나온 <아가미>를 기필코 읽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했었었다. 결국 읽게 되었고,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만큼의 충격은 아니지만 작가의 메세지는 강력하게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약간의 흠을 잡자면 아직도 청소년 문학이라는 단위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그 내용이 풍부하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다. 위저드 베이커리야 청소년 문학상 대상에 빛나는 분량의 소설 내용이어서 청소년에게나 성인에게나 모두 강력하게 내용이 와닿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문학상 수준에서 벗어난 좀더 폭넓은 분량과 더욱 깊은 내용을 담았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평가를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를 제외하고는 인어남자라는 소재를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와 동화인 <인어공주>를 연상케 하고, 여러가지 판타지를 상상할수 있어 참신했다.

 

<아가미>는 극적인 상황에 인간이 놓였을때 살고자 하는 강인한 생명력이 만들어낸 새로운 생명체의 이야기이다. 잊을 법 하지만 있을 수 없는 이야기 이다. 자살하려고 아버지가 아이를 데리고 뛰어든 호수에서 아가미를 가지고 호수에서 살아난 <곤>이 살아가는 방법이 묘사되어 있다.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구해내고, 사고로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해내는 등의 영웅적인 행동을 하지만 곤은 영웅 대접을 받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헐리우드에서 항상 만들어지는 영웅의 이야기에 비해 식상하지 않아 괜찮았다.

 

곤의 삶은 처참할 정도로 인간들의 호기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를 지켜준 노인과 강하와 또한 해류라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호기심에서 벗어나 살아가게 된다. 이 작품에서 작가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생명체로서의 강인한 생명력 일것이다.

 

P.62 그들은 모두 살아 있었고, 살아 있는 건 언제 어디서라도 그걸 부르는 자에 의해 다른 이름을 가질수 있었으며, 곤에게 의미 있는 건 그것을 뭐라고 부르는지가 아니라 그것이 얼마나 오래도록 또는 눈부시게 살아 숨쉬는지였다.

 

곤이라는 이름은 어린이 문고판의 <장자>에서 큰 물고기에 비유되는 鯤. 물고기 곤으로 지어 졌는데, 이 이름은 강하라는 본인이 물과 연관된 이름을 가진 곤보다 5살 많은 소년에게서 붙혀진 이름이다. 그리고 또다른 물과 관련된 이름의 해류라는 여자가 등장한다. 다리에서 핸드폰을 주우려다 강에 빠진 해류를 곤이 구해 내면서 부터 프롤로그가 시작된다. 작가는 물과 관련된 모든 한자어를 동원하여 이들 이름을 지어 내고 소설의 분위기에 걸맞게 녹아내려 이름들이 익숙해져 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노인과 강하는 홍수라는 거대한 물에 의해 쓰러져 가 버린다. 이런 저러한 다양한 사건속에서도 곤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물과 함께 살아 삶을 유지해 나가면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아 헤맨다.

 

어류와 양서류로 포유류로 진화되어 가면서 잃어 버렸던 퇴화된 흔적인 아가미가 곤의 귀와 목사이에 상처러럼 자리잡고 있다. 그 아가미는 물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명력으로 표현되어 지고 있다. 인어의 표상인 하체의 긴 물고기 꼬리가 진화되어 두다리로 살아가는 곤의 다리는 누구를 위해 얻은 다리일까하는 의문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건 단순히 아이들의 동심에 의해 생각되어진

<인어공주>의 이야기와 다분히 귀결되어진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노인과 강하를 찾아 헤매다 어린소녀의 비치볼과 신발을 찾아다 준 곤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 소녀는 이러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p. 187 엄마, 내가 인어를 봤다니까? 그 아저씨는 분명 바다 같이 궁전에 사는 인어 왕자님일거야, 그런데 마녀가 준 약을 먹고 두 다리가 생긴거지. 인어 왕자님은 누구를 위해 다리를 얻은 걸까? 그러면 역시 언젠가는 물거품이 되어서 아침 햇살에 부서져 버릴까?

 

<인어공주>의 마지막 부분에서 받았던 여운이 아가미에서 일치하면서 남기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를 어느정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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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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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신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유명작 <고릴라>예요, 그림을 섬세하게 잘 그려내는 아티스트입니다. 1983년에 <고릴라>로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을 받았네요. 1992년에는 <동물원>으로 이 상을 또 받았군요. 대단한 분이심에는 틀림이 없어요.
고릴라를 좋아하는 소녀 한나가 등장해요. 우리 딸은 공룡을 무척 좋아하는데 말이지요. 커서 공룡이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던 소녀였지만 지금은 공룡이 될수 없다는 것을 알아 버렸지요. 소녀 한나도 고릴라가 되고 싶었을 까요? 
케이트 그리너웨이상을 받았다는 마크이네요. 일단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구입해줄때 이런 마크나 표식이 있는 책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요. 저도 그런 의미에서 우리 딸이 어릴때 이책을 구입했던 것 같아요고릴라책을 끼고 사는 한나는 고릴라가 있는 동물원에 가는 게 소원이었지요. 나중에 <동물원>책을 앤서니 브라운 님이 창작하시기도 하셨지요. 하지만 아빠가 무척 바쁘시네요. 평범한 모든 아빠들이 그러하듯이...

아빠가 일하는 모습을 멀찍이 바라보고 있는 한나의 뒷모습이 참 서글퍼 보이네요.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아빠들의 어깨 처럼 한나의 아빠도 어깨가 무거워 보이네요. 

엄마가 없나봐요, 한나는...그럼 더 불쌍해 보이는데 말이죠. 혼자 tV를 보거나 그림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그런데 한나 생일이 다가오네요. 생일날에 아빠가 어떤 선물을 할지 한나는 기대 하고 있을 거예요.벽에 그려진 여러 동물들의 그림자들을 한번 보세요, 앤서니 브라운 다운 섬세한 표현에 눈길이 자꾸 가네요.

아빠의 생일 선물로 고릴라 인형을 선물 받은 한나는 같이 침대에서 잠자리에 들어요.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지만 거대한 고릴라가 한나의 방에 침입을 했어요. 한나는 처음 겁이 났지만 친절해 보이는 고릴라의 모습에 무섭지 않았어요. 그리고 같이 동물원에 가자고 하기 까지 해요. 아빠의 코트를 입은 고릴라와 동물원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니....정말 굉장한 일이 한나에게 일어났네요.

눈사람 아저씨에서도 날아 다녔고, 구름빵에서도 날아 다녔는데. 이번에는 고릴라는 날지는 못해요. 나무를 타면서 동물원으로 가게 되었어요. 밤하늘에 보름달이 아름답게 떠 있지요. 옆집 고양이의 놀라는 모습이 재미있게 표현되었어요.
동물원에서 본 고릴라와 침팬지 , 오랑우탄들이 감옥에 갇혀 있어 그런지 슬퍼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어요. 동물원에서 나온 고릴라와 한나는 고릴라가 슈퍼맨이 되어 나오는 영화를 보았어요.맛있는 식사도 같이하고 잔디밭에서 한나와 고릴라는 같이 춤도 추었어요. 고릴라가 왠지 아빠가 되어 한나의 소원을 다 들어주네요. 고릴라는 아빠의 다른 환영일지도 모르겠어요.

꿈에서 깨어난 한나는 고릴라 인형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어요. 작은 고릴라 인형이 꿈에서 한나를 즐겁게 해주었으니 고맙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던 것이지요.

아빠가 생일 선물들은 주면서 한나에게 같이 동물원에 가자고 하시네요. 고릴라 꿈을 꾼 것만도 행복한데 아빠의 큰 생일 선물에 더욱 행복해졌어요. 이들 부녀의 모습이 너무 다정해 보이네요. 초반에 열심히 일하시던 모습은 서글퍼 보였는데 행동으로 옮기는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행복을 볼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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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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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라는 생소한 작가의 작품 <대성당>이다. 12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단편집으로 그의 대표작이 <별것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대성당>이다. 이 두편이 카버가 소중히 여기는 단편작이라 한다. 사실 나는 이 단편들을 읽으면서 알렝드 보통의 에세이집을 읽는 듯한 느낌에 빠져 들었다. 알렝드 보통의 책보다는 좀 쉽지만, 일상의 리얼리즘은 그에 못지 않은 것 같다. 리얼리즘이 너무 강하다 보면 좀 철학적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일상의 세밀한 묘사속에 작가 자신의 내면과 철학을 반영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12편의 작품 중에 결말이 애매하게 끝을 내고 있어 짚은 여운을 남기고 있는 작품들이 있다. <깃털들> <보전> <비타민> <조심> 등을 읽고 나면 한국의 미술에서 느끼는 여백의 느낌이 너무 커서 그 여운을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단순한 그 현상을 표현하고자 하는지, 무언가 어떤 메세지를 주고자 하는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레이먼드 카버를 수식하는 말들이 많은데,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체호프 정신을 계승한 작가> 로 불린다. 안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 그 상황에 대한 해석의 어려움이 밀려온다. 그러니 체호프를 계승한 작가는 맞는 듯 하다. 고전스럽거나 문학상들에 버금가는 작품들을 보면 단순하게 줄거리가 진행되는 추리 소설과는 다르게 깊은 철학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경향이 많다. 당췌 무슨 메세지를 주려는지 단순한 이해로는 힘들다. 그래서 어려워 보이고, 무언가 있어 보이는 작품들이 고전이라는 이름아래, 더 각광을 받고 있는 지 모르겠다. 사실 흔히 요즘의 베스트셀러들은 읽기 쉬운 반면에 쉽게 잊혀지는 경향이 많다. 그것은 너무 쉬운 데서 오는 가벼움 때문에 머리속에서 쉽게 증발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몇 작품에 비해 카버가 소중히 여기는 <별것도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과 <대성당>은 메세지가 쉽게 다가와서 오히려 감동이 전해져 온다. 아이를 교통사고로 잃어 버리고 당황스럽고 힘든 부부에게 빵집 주인의 케이크를 찾아 가라는 전화는 화를 돋우게 된다. 그런 빵집을 찾은 부부는 오히려 빵집 주인이 만든 빵을 먹으면서 빵집 주인의 이야기 속에서 풍겨져 나오는 솔직함 때문에 공감을 하게 된다. 그 공감이 죽은 아들을 인정하게 되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 가게 되는 계기로 그려지고 있다.

141 "내가 갓 만든 따뜻한 롤빵을 좀 드시지요. 뭘 좀 드시고 기운을 차니는 게 좋겠소. 이럴때 뭘 좀 먹는 일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될 거요." 그가 말했다.

142 그들은 지치고 화가 나 있었지만, 빵집 주인이 하고 싶어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빵집 주인이 외로움에 대해서, 중년을 지나면서 자신에게 찾아온 회한과 무력감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할 때부터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들을 잃어 가장 심한 상실감에는 오히려 가장 일상적인 행동, 즉 빵을 먹는 따위의 일이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자신만이 느끼는 상실감외에도 중년 빵집 주인의 회한과 무력감을 알아가자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는 단순한 생활의 진리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거창한 <대성당>에서 벌어지는 어떤 일들을 떠올린다면 오산일 가능성이 많은 <대성당>~ 맹인 친구를 둔 아내가 이상해 보이고, 그 맹인을 초대해서 하룻밤 같이 지내는 동안 전혀 다른 세계에 살것 같은 맹인의 세계에 주인공도 같이 빠져 들게 되어 공감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그것도 맹인과 손을 맞잡고 그려보는 대성당의 그림속에서..... 이야기 화자인 '나'는 생소한 맹인에게 텔레비젼에서 보여주는 대성당에 대한 이야기를 말로 표현해 주고 있다. 하지만 말로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대성당의 모습을 알고 싶어 하는 맹인 로버트의 제안으로 손을 맞잡은 ' 나'는 눈을 뜨고 대성당 그림을 그리다 눈을 감고 맹인의 처지에서 그리게 된다. 그러면서 나타나는 동질감에 '나'는 이거 진짜 대단하군요. 라는 말로 공감을 표현한다.

 344 텔레비젼에서 대성당 하나가 나왔다. 그러더니 오랫동안 천천히 또다른 성당을 비추었다. 마침내 화면은 벽날개와 구름에 닿을 듯 치솟은 첨탑이 있는, 파리의 그 유명한 대성당으로 바뀌었다.

 353 나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우리집 안에 있었다. 그건 분명했다. 하지만 내가 어디 안에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이거 진짜 대단하군요." 나는 말했다.

 카버의 단편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이혼을 했거나 알콜 중독자 거나 실직을 당한 , 어찌보면 우울하고 스산한 생활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인물들의 행동과 주변 배경의 묘사가 섬세하여 소설의 결말은 오히려 <종소리 처럼 긴 여운>을 주는 묘한 매력을 품고 있다. 이런 필체에 헤밍웨이, 체호프와 유사한 찬사를 보내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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