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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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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봄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았던 2월 말이다.
다시 해가 길어져가고 내리막길 같았던 겨울이 이제 정말 곧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박솔뫼 작가님의 우리의 사람들은 지금 이 시기에 딱 읽기 좋은 소설집이다.
박솔뫼 작가님의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문장을 읽으며 삶은 자꾸 고립을 반복하는데도 우리는 여전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위로를 읽었다.
제목처럼 반복되는 삶을 무던히 살아내는 사람들이 꼭 우리의 지금을 보는 듯 했다.
푹 자는 것, 잘 사는 것이 뭘까?
마지막 장을 덮고 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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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유죄 - 그러나 포기하지 않은 여성을 위한 변론
김수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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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위헌을 이끈 변호사 김수정님께서 쓰신 '아주 오래된 유죄'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었다.

제목의 '아주 오래된 유죄'는 낙태죄일 거라고 생각해서,

책을 읽기 전에는 법적으로 어떻게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을 이끌어냈는지를 설명하는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예상과는 책의 내용이 사뭇 달랐다.

다 읽고 난 소감은 현대 한국을 사는 여성이라면 꼭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책의 내용은 우리가 뉴스로 접해본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포함한 디지털 성범죄, 가정 내 여성에 대한 폭력, 출산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다루고 있다.

들어봄직한 사건들을 통해 현대 한국에 사는 여성들이 받고 있는 대접을 한 눈에 보여준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낙태에 대한 시각이었다.

그동안 낙태는 여성의 결정권과 생명권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인식되어 왔다.

김수정 변호사는 이는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며,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낙태는 다양한 방법으로 일부 허용되어 왔다.

인구수를 제한해야 해서, 아들을 낳아야 해서, 여러가지 사정을 봐줘가며 낙태를 해왔다.

법과 사회가 철저하게 금기시하고 있는 낙태는 여성의 '선택'에 의한 낙태 뿐이라는 설명이 인상깊었다.

낙태가 죄라니.

형벌로는 여성의 권리도, 태아의 생명도 보호할 수 없다는 게 강렬하게 남았다.

그동안 여성들이 겪었던 고통을 수면위로 올리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에 비하면 변화는 정말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미래세대의 여성은 지금 나와 같은 고민을 하지 않기를 바라며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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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공주 해적전 소설Q
곽재식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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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사전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소설Q 시리즈의 신간 신라공주해적전을 먼저 받아 읽었다.

작가가 누군지 공개하지 않았는데 읽으면서 작가가 누군지 정말 궁금했다.

신라공주해적전을 읽다보면 배를 타고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독자를 해적단 동료로 만들어버리는 이 소설은 중간에 책장을 덮을 수 없을 정도로 몰입감이 넘친다.

가장 좋았던 것은 장희와 한수생의 케미였다.

눈치도 없고 꾀도 없는 한수생은 번번히 위기에 처하고,

얍삽한 장희는 자신의 이익 앞에서 친구는 가볍게 잊을 것 같지만 한수생을 매번 구하러 가준다.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빠르게 전개된다.

죽을 고비를 유쾌하게 해결해나가는 장희는 고전 영웅 소설에서 느낄 수 있었던 통쾌함을 선물해준다.

문체 또한 좋았다. 짧은 호흡으로 술술 읽히는데 내용과 잘 어울리는 문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전소설처럼 비슷한 상황을 반복 서술해서 주는 리듬감도 좋았다.

책을 즐겨읽지 않는 사람들도 영화를 보는 마음으로 재밌게 읽을 것 같다.

영화 하니 생각난건데,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스케일의 영화로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다.

벌써 공주 옷을 입고 배 위에서 춤을 추는 장희의 모습이 선하다.

통일신라시대판 원피스 같았던 신라공주해적단.

올 여름, 더위를 날려주는 시원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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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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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사전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3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을 먼저 받아 읽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워낙 유명한 인문 도서이기에 중국편3이 나온다고 했을 때 이건 정말 읽어야겠다 싶었다.

유구한 역사에 걸맞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눈으로 손끝으로 중국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쿰티르 사막을 마주했을 때의 감상이었다. 언젠가 사막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광활한 대자연이 주는 감동이 그대로 느껴져서 마치 눈 앞에 사막이 펼쳐지는 기분이었다.

책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유물과 그에 얽힌 이야기, 역사를 쭉 이야기 하다가 ‘와 실제로 한번 보고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 쯤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에 전시되어 있다” 라고 마무리된다. ‘미리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국립중앙박물관에 갔을 때 그 유물이 달리 보였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너무 아쉬워진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진리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시작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문화유산을 따라가는 여행도 한번쯤은 해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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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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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사전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백온유의 장편소설 유원을 먼저 받아 읽었다.

일단 선명한 색감의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제목 유원은 고등학생인 이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다.

어느 날 원이의 가족이 살던 아파트에 불이 나고,

자고 있던 어린 원이를 이불에 둘둘 말아 베란다 밖으로 던진 언니 덕에 언니는 죽었지만 원이는 살 수 있었다.

사고 생존자로 뉴스에 나왔던 원이가 고등학생이 되고, 수현이라는 친구를 만나는데... 그 뒤에 벌어지는 일들, 원이와 원이 가족을 둘러 싼 인물들, 원이의 변화는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책에서 확인하시길.

읽고 난 소감은

역시 믿고 읽는 창비 성장소설이었다는 점.

왜 완득이와 위저드 베이커리, 아몬드를 잇는 작품이라고 하는 지 알 수 있었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듯 인물이 한 단계 성장하는 이야기 유원은 내가 이 인물을 키워낸 것 같은 기분 좋은 뿌듯함을 선물한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이야기의 흐름과 인물들의 감정이 아주 설득력 있었다는 점이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원이, 원이의 부모님, 목사님 부부, 아저씨, 그리고 수현이까지 이해가 안 되는 인물이 없었다.

인물의 심리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게 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지만 드라마틱했다.

모든 인물들이 무슨 마음일지가 이해가 됐기 때문에 원이가 독립된 인간으로 죄책감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간, 울컥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세 장면 정도이다.

1. 11층에서 떨어지는 원이를 받다가 다리가 으스러진 의인인 아저씨에게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장면. 그리고 아저씨의 반응.

아저씨가 무겁다고 말하는 원이와, 11층에서 떨어진 원이가 별로 안무거웠다고, 다 잊어버리라고 하는 아저씨.

책을 읽으며 원이의 감정에 이입되서 나도 아저씨가 싫었는데 이 장면을 읽고 아저씨의 삶을 이해하고 싶어지게 됐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싶어지는 순간, 원이는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2. 아저씨에 대한 엄마의 감정이 드러나는 장면. 엄마가 기사식당에 기사가 오는 것에 비유하는 장면에서 한번 더 울컥했다. 엄마의 마음이 나에게로 직진하는 느낌이었다.

3. 원이가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새롭게 태어나는 기분을 느끼고, 친구들 품에 안기는 장면. 모든게 꿈이었을까? 라고 잠시 생각하는 원이를 보며 뿌듯했다. 친구들과 부둥켜 안는 것은 원이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원이의 심리가 종종 너무 직접적으로 표현이 되었다는 점이다. ‘기시감이 느껴진다’ 같은 표현 없이도 독자는 기시감을 느낄 수 있으니 작가님은 독자를 믿고 글 써주셨으면 좋겠다.

원이를 둘러 싼 인물들의 성격과 심리가 이 책의 가장 큰 재미였다.

장편을 참 잘 쓰는 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작품이 나온다면 또 찾아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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