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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은둔자 - 완벽하게 자기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
마이클 핀클 지음, 손성화 옮김 / 살림 / 2018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널리스트인 마이크 핀클은 숲속에서 은둔 하던 절도 범죄자 크리스토퍼 나이트가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관심을 갖는다. 세상에서 동떨어진 삶을 살아온 이유가 궁금했던 마이클은 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교도소로 면회까지. 나이트는 그에게 은둔생활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 해주기 시작한다. 어느 날 갑자기 숲으로 걸어들어가 이 세상에 존재하기를 스스로 끝낸 것에서부터 살기위해 했던 절도 범죄들까지 모두. 마이클은 속세에서 벗어난 그의 삶을 동경하며 자신과 비슷한 가치관을 가졌다고 생각하며 동질감을 느낀다.
그는 산속에서 지내며 필요한 물건은 아래의 오두막에서 절도한다. 사람이 없는 시간을 틈타 필요한 것만을 훔쳐가기를 1년에 40회도 넘게 했다는 나이트. 그 행위에서 스릴을 느끼지도 즐겁지도 않았다며 미안함을 내비춘다. 사람들은 그를 이해하기도 하고 증오하기도 했다. 어쨌든 비도덕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그렇지만 이런 의문이 생긴다. 대체 왜? 그는 세상을 등졌을까? 모든 관계를 다 끊고 홀로 살아가며 뭘 느꼈을까.
그의 과거를 보자면 딱히 트라우마나 계기가 있지는 않다. 그런 것이 아예 없었다고 단정지어 말한다. 내부에서의 원인이 없다면 외부에 있지 않을까? 이 복잡한 세상 속에 사는 것에 환멸을 느낀 것은 아닐까.
휴스형사에게 잡혀 여태까지의 범죄에 대해 재판받는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생활하는데 적응하지 못하는 나이트였다. 저자가 찾아가자 숲으로 가서 죽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결국 살아가기로 마음먹은 듯 보였다. 그는 다시 숲으로 가지 않았다. 그리고 마이클을 만날 일도 없었다.
마이클은 은둔자와 은둔에 대해 꽤 많이 공부한 것으로 보인다. 깊은 동경에서 우러나온 성찰들이 함께 적혀있었다. 나이트에게서 본 모습을 다른 사람의 명언에 빗대어 해석해보기도 하고 그들을 부러워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는 그에게 그 행위를 실천한 나이트를 존경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어쩌면 은둔자가 아닌 최악의 절도범이라는 생각도 든다. 생각하기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인물이다. 나는 은둔자와 절도범 그 사이 어디쯤에서 그를 판단하기를 보류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한 것이 한 가지 있다면 자유를 갈망하는 자가 자유를 얻었을때 뒤따르는 것에 대하여, 역시 쉬운 일은 없구나 하는 것. 모든걸 다 두고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그와 같은 선택은 못할 것 같다. 다르게 보면 대단하기는 하다.
나이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잘 살고 있을까. 꼭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