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여성 혹은 남성으로서의 젠더만을 인정한다. 여성이지만 남성이거나 남성이지만 여성적인 사람, 뼈속까지 여성인 사람, 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등등 다양한 성을 존중해주지 않는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성별을 설정할 때 '남성'과 '여성' 뿐 아니라 '중성', '트렌스젠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 전환',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 전환' 등등 58가지의 선택지를 추가했다고 한다. 그러고선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입력'칸까지 추가했다고 했다. 이러한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일이 사실 빈번하지는 않다. 누군가에게는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젠더에 갇히지 않은 자기 자신만의 성이 있을테다.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는 소설이었다고나 할까.책의 주인공은 리호, 츠바키, 치카코다. 셋은 독서실에서 처음 서로 만나게 되었다. 츠바키와 치카코는 리호가 일하는 레스토랑의 단골손님으로 서로 알고 있던 사이다. 주로 밤에 만나 대화하는 내용 속에 그들이 표류하는 섹슈얼리티가 담겨있다. 리호는 자신이 여자지만 실은 남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섹스가 즐겁지 않고 고통스럽기만 하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인물이다. 치카코는 자신을 우주에 있는 한 조각의 별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것을 사물로서 받아들인다. 남자와의 연애? 자신이 그런게 가능할까 고민하다가 독서실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츠바키는 자신의 여성성을 지키려는 인물. 셋은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어디에도 만나기 쉽지 않은 인물들이다.세 사람의 밤 이야기는 표표히 떠내려가는 배로 비유된다. 이 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누구의 배가 가장 멀리 갈 수 있는가.섹슈얼리티는 몇가지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구 수만큼 다양한 것이 아닐까. 우리가 사회적으로 규정하는 것들이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드러낼 수 없게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개인적으로 메이에 대해서도 나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리호에 대한 감정이 어떤지 궁금했다.누구나의 정체성을 누군가 단정지을 수 없다.크레이지 사야카 역시 이번에도 일을 냈네. 참 멋진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