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 (반양장) - 제13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96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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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청소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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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마음의 볕으로 내 바람벽은 따뜻했습니다
정란희 지음 / 보름달데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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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별, 부모님과의 이별, 세월호 등 사회적인 시가 있었다. 사랑보다는 이별시가 좋았고 이별보다 사회적인 시가 더 좋았다. 결핍과 그리움의 감정선이 좋았다.



시어가 문어체로 존댓말을 많이했는데 조금 부끄럽고 낯간지러운 느낌도 들었다. 내가 잘 쓰지 않는 식의 표현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책 제목인 '당신 마음의 볕으로 내 바람벽은 따뜻했습니다'로 시작하는 n행시가 연달아 나오는 시가 가장 마지막에 나왔는데 긴긴 고백을 듣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시가 아주 길고 언뜻 볼땐 편지같았다.



<시인의 품>이라는 시가 가장 좋았다. 당신이 조곤조곤 내게 들려주는 언어가 다양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내 세계를 바꾸고 나는 마침내 활자로 녹여내는 것 같다. 그 안에서 당신과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는 것까지. 시인이 하는 일이란 이런거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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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살, 아직도 연애 중입니다
윤미나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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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38살에 결혼이 아니라 연애중인 내용이다. 딱히 비혼주의는 아니지만 만나는 남자마다 결혼까지 가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들.. 사실 나는 트렌드도 있고 하니 선택적 연애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저자는 결혼을 하고는 싶어하는데 어쩜 그렇게 남자보는 눈이 없는지.. 내가 다 속상할 뿐.



네 명의 남자가 나온다. 여태까지의 연애상대들이었다. 결혼한지 7년 된 난 요즘 남의 연애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는데 이 책도 그래서 잘 읽히고 재미있었다. 남의 연애는 재밌어.



서두에 등장하는 남자는 루게릭병이라고 했다. 곧 죽을 거라고. 시작부터 너무 슬펐다.



이후로 등장하는 독서동호회에서 만난 6살 연하남, 5살 연상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중년의 마마보이, 볼링동호회에서 만난 썸만 타다 끝난 남자 등이 나오는데 대충 약력만 봐도 개차반인 남자들을 골라 사귀는 재주가 신기했다. 아니면 구남친 등장을 멋들어지게 써놓을 수 없으니 그렇게 묘사를 한건지. 문장력이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재밌어서. 좋은 시간을 저런 남자들을 만나느라 놓쳐버린게 안타깝기도 하고.



중간에 대흥동 사무실이야기가 나오는데 알고보니 대전사람이었다. 너무 반가웠다. 동업자와 함께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한다고 했다. 혹시 대전 독서모임이나 북토크에 출몰하는 일은 없을까. 한번 만나보고 싶다. 책처럼 우여곡절이 있지만 경쾌한 삶을 사는 사람인 것 같다.



마지막에 등장한 K가 처음 등장했던 루게릭 병에 걸린 남자친구였다. 헬스장에서 만났고 어쩌면 결혼까지도 생각했던 남자. 갑상샘암이 루게릭병으로 진전되었따고 했다. 운동도 열심히 하는 남자였다는데. 사람 인생 정말 모르는 거다.



38살의 연애는 어떤의미일까. 28살의 연애와는 확연히 다르겠지. 28살에 결혼해서 애가 둘인 나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결혼이 선택사항인 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는데, 그때 젊었던 사람들이 기성세대가 되어가면서 점점 선택지로 존중받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부모님 세대는 이해 못하시는 것 같지만 나는 결혼도 연애도 아이를 갖는 것도 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선택한 것을 잘 받아들이자고 가끔 상상해보기도 한다. 이제는 사회가 변하고 있다. 연애만 쭉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작가가 당당했으면 좋겠다. 28살에 아직도 연애하면 어때. 자기 삶은 자기가 사는 것이다.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결혼해서 인생 망한 사람은 있어도 결혼 안해서 인생 망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은 그만큼 힘든 일이기도 하고. 나는 작가가 계속 연애하면서 자기 삶을 즐겨도 좋을 것 같다. 결혼은 애태우며 조급하게 할 것은 아니니. 좋은 타이밍에 좋은 연애를 하고 있으면 하게 되겠지. 모두 다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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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유치원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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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최애작가 안녕달의 신간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누구보다도 빠르게 서평단 신청. 먼저 받아보았다. 안녕달 작가의 <수박 수영장>을 아이도 나도 너무 좋아해서, 아이가 유치원에 들고가서 친구들과 함께 읽기도 하고 LG U+ 티비의 '책 읽어주는 티비'로도 몇번이나 봤다. 부드러운 색연필 색감과 귀엽고 따스한 그림체, 앙증맞은 글씨,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까지 완벽했던 책이어서 신간도 기대하며 기다렸다.



신간인 <당근 유치원>은 귀여움이 폭발한다. 아기토끼들이 모여 있는 당근유치원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그림책이다. 흥미진진하고 정신없다. 선생님이 오합지졸들을 달래고 설득하고 이끌어 수업을 한다는 게 상상이 안된다. 이와중에 주인공 토끼는 담임 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고...토끼가 이 유치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가 관전포인트!



그림책 한 장에만 해도 토끼가 정말 많이 나오는데 한 반에 선생님은 한명이고 그 난장판의 환경에서 일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이고 짠하기까지 하다. 토끼들은 제각기 다른 말을 하고 다른 행동을 하며, 계속해서 선생님을 찾는다.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 가면 저런 모습일까 싶어 귀엽다가도 고생하는 선생님을 보면 안쓰럽고 복잡한 감정이 든다. 가끔 우리는 아이의 엄마로서 내 아이에 대한 생각으로 유치원에 연락하거나 선생님을 찾는 일이 있다. 선생님은 그날도 안녕하셨을지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



주인공 토끼는 덩치가 크고 힘만 센 선생님과 가까워 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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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너의 눈치를 살핀다 - 딸의 우울증을 관찰한 엄마의 일기장
김설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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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23살 딸을 가진 엄마다. 딸은 우울증에 걸려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고 엄마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숨죽여 일기를 쓴다. 지켜보다가 한마디 해서 싸우기도 하고, 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화내기도 하고, 딸처럼 울다지쳐 잠들기도 한다. 가족 중에 우울증이 심한 사람이 있다는 건 지치는 일일 것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내게도 엄마가 있고 딸이 있으므로 이 책속에서 나는 딸이었다가 작가였다가, 독자로서는 엄마였다가 딸이었다가를 반복했고, 이윽고 내 엄마와 내 딸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다. 난 어떤 엄마였나. 어떤 딸이었나.



이 일기장은 꽤 많은 부분들이 후회와 반성으로 뒤덮여있다. 딸을 이해했다가 화를 냈다가 신세한탄도 했다. 정말 일기장이었다. 어쩌면 치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들을 적어냈다. 이제는 드러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용기가 대단했다. 자신이 딸을 키우며 우울했어서 그때 받은 영향으로 딸이 지금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선 많이 안타깝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며 우울한 적 없는 엄마가 얼마나 있을까. 최근 짜증이 늘어버린 나를 반성하면서 내일은 딸에게 더 좋은 말을 많이 해주고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와 통화할 일이 생긴다면 엄마에게도 사랑한다고 해야지. 하고 싶은 말은 때를 놓치면 더 하기 힘든 법이다.



작가는 우울증을 일부 이해했고 자신도 느끼는 감정이라고도 했다. 그렇지만 딸의 감정변화나 무기력을 매번 이해하지는 못했다. 특히 우울증에서 오는 무기력을 게으름으로 오해하기도 한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지난 날 아무것도하지 않은 채 누워만 있었던 나도 사실은 무기력했던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 거였다. 애가 둘이나 있고, 해야할 집안일도 많은데 그랬던 날들이 있었다. 지금보니 우울해서 그랬던 것 같다.



자식의 우울증은 엄마의 잘못인가? 되묻는 저자. 딸만큼 우울해보이고 안쓰럽다. 그래도 딸의 우울증이 딸의 과제라고 생각하고 지켜봐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는게 대단해보이기도 했다. 아들러가 그랬다. 가족도 남이라고. 우리는 모두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산댔다. 우리는 가족이 당연하고 가끔 소유한다고도 생각하며 사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게 아니다. 모두 타인이고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 지켜보는 일이 끔찍할 때도 더러 있겠지만 작가는 그걸 잘 해내려고 애쓰는 중인 것 같았다. 딸의 우울과 별개로 자신의 행복은 분명 있다는 고백이 그녀에게 작은 숨통처럼 보였다. 딸은 행복해지려는 엄마를 보며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쉴 틈 없는 계획표 속의 삶을 살았던 아이는 23살에 우울증에 걸렸다. <엄마, 나 고등학교 자퇴할래요>가 생각난다. 아이가 하고 싶었던 것은 그림이었다는 것도, 영재교육, 모범생이었던 아이가 갑자기 모든 걸 그만두게 된 것도, 엄마의 후회도, 그 이후의 갈등도 비슷한 부분들이 많았다. 결국 나는 이런 결론을 만들어 낸다. 아이에게 삶과 학업의 밸런스만 알려주어도 아이는 스스로 이겨내며 살 힘을 얻으리라는 것. 너무 숨막히는 삶을 독촉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도 얻었다.



의사는 작가에게 딸에 대한 분리불안이 있다고 말한다. 내가 그 말을 들었으면 얼마나 충격이었을까 싶었다. 작가는 알았으니 이제 딸에게서 독립될 수 있을까.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먹는 딸. 작가는 아직도 약이 없어도 나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딸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 하지만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 나는 이제 작가가 딸이 먹는 약이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고 잠이 쏟아지는 것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딸을 좀더 믿으며 자신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 책 한권이 이들의 삶의 전부가 아닐 것이다. 뒷이야기는 더 희망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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