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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항생제가 많이 든 약을 세시간 간격으로 먹어대서였을까?
부은 편도선을 단 1분도 망각할 수 없도록 육체적으로 허약한 때라서,
혹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엄마아빠에게 거짓말을 한 게 너무 마음 아파서였을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아픈 몸 사이를 비집고 눈물이 배어나오려던 참이라 그랬을지 모른다.
정작 즐겁다는 소설 제목과는 달리 미어터지는 연민과 그리움 때문에
몇 번이고 핑핑 코를 풀어대며 흐느끼느라 책을 덮어야했다.
'즐거운'은 애증을 좋게 써 놓은 것 뿐이었고
'나의'는 누구나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것,
(설령 그것이 가족이나 사랑같은 추상적이고 이타적인 개념이라 하더라도)
그리고 '집'이란 다시 말해 엄마와 아빠, 동생이나 엄마의 남자친구,
성씨를 붙여키우는 고양이 같은 사람(과 생물)간 관계의 구조물인 것이다.
나를 위로해줄 수도, 외롭게 할 수도, 절망에 빠지게 하거나
애증으로 숨막히게 해주면서도,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집착과 미련에 빠지게 해주는 관계들과 감정들.
그 환유물이 곧 가족이다.
그 가족은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의 결핍이나 연민, 동경을 갖고
존재하기 떄문에 소설 속 내용을 누구나 자신에게 대입시켜
미열과 눈물과 땀을 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나와 내 가족에 대한 글을 쓰게 되는 날이, 그래서, 오게 될 것이다.
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