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정전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67
노신 지음, 조성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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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는 나다.
아Q는 노신이다.
아Q는 근대 조선의 갑돌이이며
가짜 달걀이 만들어지고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동사해 나가는 오늘날의 우리들이다.

변화를 주도해내지 못하면서도 낙오한 것은 아니라 믿는 우리네 위안과
시대유행에 휩쓸리면서도 자신만은 주체적으로 능동적이 있는 변명이
아Q의 정신승리법과 소름돋게 꼭같다.

아Q를 연민하는 것은 그 안의 내 모습 때문이고
아Q를 조롱하는 것은 우민이라도 대다수에 속하기만 하면 된다는 계산 때문이다.

조롱 속에서 실낱같은 자아반성을 할 수만 있다면, 하는 심정으로
노신을 스스로 아Q가 되어 바보 흉내를 내었다.
벽에 이마가 찢기어 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주절주절 가지 확신의 논리를 되뇌이면서
종식난 구새대의 벽이자, 닥쳐온 새시대의 높은 계단턱에 부딪친 세상의 아Q와
갑돌이와 나와 그 자신을 조롱하며 연민했던 것은 아닐까?

(200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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