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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에쿠니 작가를 처음 알게 된 이후
동질감이나 연대의식까지 느끼며 그녀의 신간들을 탐독했던 것 같다.
왠지 이 책을 끝으로 철들어야 하는 것을 알지만 그러고 싶지 않은,
또는 그렇게 잘 되지 않는 결함을 가진
(내심 이 결함을 부끄러워 하거나 이 때문에 힘들고 괴로운 때가 있으면서도
겉으로 무심한 듯, 자랑스러워하기까지 하는)
서른 일곱살, 또는 마흔 두살, 또는 스물 한두살의 철들지 못하는 성장소설은
더 이상 매력적으로 읽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패턴이 이해되었기 때문이랄까.
또는 캐릭터가 어느덧 진부해져버렸달까.
차라리 <바리데기>의 '바리'가 정반대의 극한적 캐릭터이기는 하나
더욱 호감과 경외가 가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결혼을 해서인지도 모른다.
어찌됐건 서른 일곱한 무심한 듯한 어리광, 과장된 외로움,
무력한 결함극복의 의지 등은 더이상 어쩐지 시크해보이지 않는다.
개인의지와 상광없이 찾아온 나라의 부,
단계적으로 열리지 못한 문화의 개방,
그 바람에 밀도있게 인간성을 구축해오지 못한 허무주의적 경향의 일본인과
그 캐릭터. 그 어리광을 더는 못 받아주겠달까.
(2008.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