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다빈치 art 18
이중섭 지음, 박재삼 옮김 / 다빈치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는 서사적 장르가 주는 감흥같은 것은 없다.
이중섭이 대부분 아내에게 쓴 편지를 옮겨 적어놓았고
뒤에 화가 '대향'에 대한 일대기를 담담하게 정리했으며
삽화로 그의 그림을 풍성하게 덧보태주었다.

애초에 그림 구경하자는 것이었고, 화가 이중섭에 대해
좀더 알고 싶기 때문이었으니 잘못된 책도, 독서도 아니다.

민족이나 일제저항 등의 단어를 떠올리기 전에
그는 열과 광에 빠져 있는 인물이었다.
영감으로 열이 끓었고, 순수함과 추진력으로 빛이 난다.
그 열과 빛에 마침내 온몸이 누렇고 검게 그슬렸고
그가 그리던 소처럼 배가 불룩해져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남았다. 그림과 열전, 뜨겁게 써내려간 편지들.

미치도록 타올랐던 한 화공을 이해하게 된 후세들이
따뜻하게 그의 열기를, 광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2008.01.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