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유록, 조선 선비 일본을 만나다 - 기행문 겨레고전문학선집 16
신유한 지음, 김찬순 옮김 / 보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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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충정의 순결한 뜻 때문인가.
시대적 선비상의 깔끔한 때문인가.
알룩달룩 요란한 왜국기행문임에도 문장은 너무도 검박하고 평화롭다.
북한 출판사가 먼저 번역한 것을 옮긴 것이라
북의 검박함 또한 가미되었으리라.

특히 그 옛스러우면서도 천진난만한 의성·의태어는
어찌나 정감어리고 감칠맛이 나면서도 귀여운지
멋부리지 않은 것인데도 향기롭고
자랑 삼지 않았음에도 보는 내가 다 흐뭇하다.

문장이 뛰어난자를 선별해 사신행렬의 제술관으로 보냈다고 하나
다만 글실력만이 아니라 글에 담긴 정신이 그토록 순결하지 않고서야
그토록 순진하고 사랑스럽게 쓰여질 수 있었을까.
글의 스스로 사심없이 빛나는 주제가
기교와 학식을 뛰어넘는 순간이었다.

(200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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