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자르기 Fired K-픽션 13
장강명 지음, 테레사 김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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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았던 터라 믿음이 가는 책이었다. 간결한 문체와 감정을 증폭시키지 않고 사회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좋았던 작가이다. 이 책 역시 한국 사회의 일자리 문제를 무덤덤하게 다루고 있으나, 읽고나서 마음 한켠 불편해지는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얇은 책 두꺼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이 소설은, 사실 그 마저도 절반은 영어번역이라 실상은 더 짧기에 금세 읽을 수 있었다. 다 읽고 나서 찝찝한 마음으로 책의 해설을(책의 뒷표지에도 있는) 읽으며 정말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에서 다루고자하는 문제에 공감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고 나름 생각했었는데 나는 갑의 입장에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작가의 말고 해설까지 모두 읽은 후 다시 처음부터 영어로, 또 한글로 다시 한번 읽었을 때의 느낌은 처음의 그것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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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 - 내 방이 내 방다워지는 소품 인테리어 노하우
오누리 지음 / 팜파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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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을 공간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기에, 공간의 모습과 분위기는 그곳을 사용하는 사람을 나타내어 주기도 한다. 깔끔하고 심플한 것을 좋아하고 청소를 귀찮아하는 나는 잡다한 물건은 서랍에 넣고, 가급적 뚜껑이나 문이 달려 있는 수납함을 선호하며, 가급적 물건은 바닥에 놓지 않고 벽에 걸려고 하는 편이다. 때문에 다른 사람의 집에 방문 하거나 다른 사람의 집 사진을 보면서 나는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일지를 추측하며 그 사람의 취향을 짐작해 보거나 나와 성격의 차이를 비교해 보기도 한다.

사람마다 생각과 취향이 다르듯이, 집의 모습도 사람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래서 나에게 모든 '집'이라는 공간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과정처럼 설레기도 하고 자세히 알아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똑같은 소파와 TV의 위치이다 하더라도 어떤 색깔의 소파와 쿠션을 놓았는지, TV주변이나 소파 뒤 벽에는 어떤 장식품들이 있는지는 저마다 다르다. 대강 보면 비슷해보여도 세세히 살펴보면 모두 다른 사람들처럼...

이 책은 나만의 공간을 하나하나 만들어나가기 좋아하는 저자 슬로우어가 자신의 공간을 꾸민 방법을 공유하고, 소품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책이다. 소품이 그 사람의 취향을 분명히 드러내어주는 것이며 변화를 주기 좋다고 생각한 인테리어의 요소라고는 생각했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소품은 사실 인테리어의 마지막 단계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소품은 인테리어를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첫 공간꾸미기였던, 유학 후 돌아온 내 방 꾸미기의 경험과 실패(?)를 통한 경험을 공유한다. 예쁘다고 차곡차곡 모았던 소품들이 놓여진 공간과 어울리지 않아서 그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경험을 말이다. 나는 인테리어 책을 종종 읽는 편인데, 대부분은 공간의 전체 분위기와 톤을 조절할 색깔을 정하고, 큰 가구를 먼저 배치한 후 강약을 주거나 포인트가 될 작은 소품을 매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었다. 그래서 저자의 이런 시각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반면에 일견 동의가 되기도 했다.

마음 먹고 집을 다 뜯어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 이상에야 벽지나 큰 가구들은 바꾸기가 쉽지 않다. 반면 적은 금액으로 나의 취향을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소품들은 자주 바뀌기도 하고, 쉽게 바꿀 수도 있다. 기존 사고방식에서는 소품이 공간의 포인트를 주는 요소로서 기능한다면, 슬로우어가 말하는 소품은 공간을 빛내주기 위한 조연이 아닌 내가 아끼고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라는 주연으로서 기능하기 때문에 이를 잘 어울어지게 하고 돋보여줄 수 있는 전체 배경을 나중에 고려하는 것이 아닐까? 소품의 대한 인식이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내가 이 책을 알게 된 곳이기도 하며 즐겨찾는 네이버밴드 '꿀하우스'에는 많은 사람들의 공간 사진이 나온다. 그런데 다른 인테리어 책이나 잡지, 블로그 글 등과 차별을 보이는 것이 있다면 꿀하우스에는 대부분 집 전체의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나오게 된다면 보통 오피스텔이나 원룸으로 추정되는 작은 공간이다. 나는 하나의 방 또는 거실 등 적은 수의 혹은 작은 공간의 사진을 보며, 이는 아직 큰 집을 마련하지 못한 젊은 층이나 신혼부부, 혹은 부모와 아직 함께 살고 있는 성인 자녀, 전세나 월세 등 임대 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어렵지않게 따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보통 멋진 인테리어로 소개된 집들은 거액을 들여 전문 인테리어업체에 리모델링을 맡긴 사진, 3-40평 이상의 확장된 큰 아파트, 비싸고 고급진 가구, 짜 맞춘 가구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압도되기는 할 지언정 와닿지는 않았다. 반면에 꿀하우스에 소개된 사진은 작은 가구들의 배치, 특색있는 소품이 돋보이는 사진이 많아서 개성도 있고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사실 진정한 내 소유가 아닌 공간(부모님 댁, 임대주택 등)에 큰 돈을 들이거나 집 전체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방 하나 정도는 나만의 스타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서 자신의 방을 자신의 스타일로 바꾸는 것으로 부터 시작한다. 그 다음에는 신혼집을 꾸미는 데 친정 부모님께서 사시는 아파트의 방 두 칸을 신혼 집(신혼 방)으로 꾸미고, 소품샾인 슬로우어를 꾸민다. 모두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고, 온전히 자신의 소유도 아닌 공간이지만 충분히 개성을 발휘하여 멋진 자신의 공간을 창조한다.

소품에 대한 저자의 인식, 저자가 애정하는 소품에 대한 글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지만,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신혼방의 가구와 마루, 창문 등을 부부가 직접 목공작업을 통해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어쩌면 뻔하디 뻔한 아파트 구조에서 방 두 개를 부부만의 신혼집으로 바꾸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마루를 높여 침대의 위치를 바닥보다 낮게한 발상, 아파트 섀시를 원목의 창문으로 바꾼 점, 실용적인 화장대와 작은 주방 등은 신선함 그 자체일 뿐 아니라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들만의 공간을 창조한 것이라 놀라웠다. 그리고 저자의 닉네임처럼 서두르지 않고,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그 과정 하나하나 부부의 손길을 담아 완성했다는 점도 감동적이었다.

그녀의 소품샾 또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로변 1층 상가,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이 쉽게 닿는 곳이 아니라 어딘가 비밀스러운 곳, 하지만 느낌이 좋은 곳을 저자가 전문업자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자신이 좋은대로 꾸미고 운영했다는 점에서 그녀의 개성과 그녀만의 고집이 느껴졌다. 이 책을 읽고 나자 그녀의 소품샾인 슬로우어에 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일을 하고 돌아와 지친 몸을 쉬고 싶은데 들어오자마자 쌓여있는 설거지, 바닥에 늘어져 있는 물건들을 보면 그것을 치울 생각이 없다 하더라도 몸에 피곤이 쌓이는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장 안식을 찾는 우리 집 속의 나의 공간이 있다. 바로 거실에 있는 독서대가 달린 작은 책상 앞이다. 독서를 하며 힐링을 하는 나로서는 다른 곳은 손보지 않더라도 이 곳 만큼은 수시로 정리를 하려고 하는 편이다. 소파 높이에 맞춘 책상에 눈 높이로 독서대를 설치하고 소파에 앉아 책을 읽다가, 가끔 눈을 들어보면 정면으로 내가 좋아하는 책이 꽂혀있는 책장이 보이고 옆으로 눈을 돌리면 파란 하늘과 높고 푸른 산이 보이는 창문 밖 풍경이 보이기에 지친 몸을 쉬고 내 영혼을 깨우는 공간인 셈이다. 이 공간이 우리 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 않더라도 이 곳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나는 힘을 얻게 된다.

이처럼 내가 머무는 공간 전체가 다 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물건, 앉으면 힐링이 되는 의자 하나, 마음 편히 머물 수 있는 방 한 칸이라도 있다면 지친 몸과 마음에 큰 위로가 되는 것이다.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의 취향은 무엇인지. 거창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작은 소품에서 부터 취향 찾기를 시작해 보자. 또 거창하게 시작해서 지레 지치기 보다는 주변에 나에게 안식을 주는 공간에서 부터 서서히 변화를 시도해보자. 그 곳이 침실이든, 주방이든, 발코니이든간에...

이 책은 나의 힘으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공간 연출에 대해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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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 학습코칭 - 다시 공부를 생각하다
김선자 외 지음 / 한국협동학습센터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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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를 힘들어하거나 싫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가르쳐야할 것인가를 많이 고민해 왔다. 교수 스킬을 키우면 학습자가 더 잘 배울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모든 학습자에게 효과적인 수업 방법은 없었다. 똑같이 가르쳐도 어떤 학생들은 잘 배우고, 어떤 학생들은 잘 배우지 못하기에 그 탓을 학습자의 능력 탓으로 돌렸던 것 같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교사의 전문성은 화려한 수업 스킬이 아니라 학습자 개개인이 가진 어려움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능력임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코칭이 이에 부합할 것이다.

학습코칭은 세 단계로 나뉘어지며, 아이들의 학습 상황과 마음을 진단하고, 학습전략을 가르치고 습관화하며, 더 깊게 사고하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학습유형을 자세히 소개하고, 유형에 따라 적합한 학습전략 및 부족한 부분을 알려준다.

또한 읽기전략, 노트필기 방법, 기억 전략, 시간 관리 방법, 시험 전략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각 방법의 장단점 및 어떤 경우에 활용하기에 유용한지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교사로서 뿐 아니라 학습자로서의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의 학습유형은 어떠하며, 내가 선호하는 학습 전략은 무엇이고, 나에게 부족했던 학습 전략은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하며 읽는 것도 무척 흥미로웠다. 나에 대한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되었기에 내가 만나는 우리 아이들은 어떤 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무엇을 도와주어야 할지에 대한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그에 해당하는 아이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했고, 착실해 보이는데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아이가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를 알아보는 팁을 얻었다. 교사에게도 무척이나 유익한 책이지만, 학부모나 학습자 자신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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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추월차선 - 부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진정한 부를 얻는 방법
엠제이 드마코 지음, 신소영 옮김 / 토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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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랜만에 가슴 설레며 밤을 새워 읽은 책이다.
'부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진정한 부를 얻는 방법'이라는 부제와 '30대 억만장자가 알려 주는 가장 빠른 부자의 길'이라는 출판사의 홍보글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서두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부자가 되는 길(근로소득과 저축과 투자를 통한 재테크)로는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없으며 운이 좋다 하더라도 휠체어 탈 나이에 부자의 길에 이른다는 말은 30대 중반인 나의 정신을 번쩍나게 하는 말이었다. 다 늙어서 부자가 되어 보았자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냐는 점에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현실에 충실하게 소비하고 있는 현재의 나의 마음을 자극했던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억지 포장 없이, 낭만을 쏙 빼고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 준다. 월급의 10%를 저축하고, 소비를 아끼며 하는 것이 아니라 빠른 시간 안에 기하급수적으로 소득을 늘려야한다고 말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부에 이르는 길은 인도와 서행차선, 추월차선이 있다고 말한다. 인도는 신용카드와 부채를 자신의 소득인양 생각하며 현재를 위해서 소비하는 사람들, 서행차선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모범사례로 제시하는 부자가 되는 방법(저축 등), 그리고 추월차선은 빠르게 돈을 버는 방법이다. 결국 인도와 서행차선으로 가는 사람들은 시간이나 소득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자에 이를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추월차선을 타기 위해서 어떤 일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하는지를 설명한다.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가 말하듯이 그는 '빨리 부자'가 되어야한다고 말하는 것이지 '쉽게 부자'가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역시 그가 제시한 방법은 쉽지도 않고, 큰 수익만큼 큰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열성적으로 달성할 의지가 없다면 사람들이 원하는 진짜 부자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말한 방법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며 읽었다. 골똘히 궁리하고 생각을 모으다보면 의외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는데, 단순히 직업인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일을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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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라면을 먹을 때 모두가 친구 12
하세가와 요시후미 지음, 장지현 옮김 / 고래이야기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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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기아, 난민 등의 세계적인 이슈를 아이들에게 던질 때 그 문제가 나의 문제, 내 이웃의 문제, 나와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저 영상을 보거나 관련 자료를 볼 때 잠깐이나마 안타까운 마음을 갖거나,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겠다는 당위성의 설파, 이들을 돕겠다는 공허한 다짐 그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내가 라면을 먹을 때'라는 이 책이 참 반가웠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 별 의미도 없이 반복되는 사소한 이 순간에 나의 이웃, 다른 나라의 내 또래의 어린이, 지구 반대편 혹은 우리와는 먼 나라의 누군가는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담담하면서도 가슴 깊이 전해주는 책이다.

 

별 일 아닌 듯 가볍고 재미있게 이웃과 다른 나라 어린이의 일상이 전개되는데 책장을 넘길 수록 마음이 점차 무거워진다.

'그 때 바람이 불었다'라는 마지막 문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라면을 먹는 첫장면의 창문 밖 풍경과 마지막에 다시 내가 라면을 먹는 장면에서의 창문 밖 풍경은 확연히 다르다. 하나의 문장, 한 장의 그림이 백마디 말보다 더 깊은 울림과 생각 거리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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