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라면을 먹을 때 모두가 친구 12
하세가와 요시후미 지음, 장지현 옮김 / 고래이야기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전쟁과 기아, 난민 등의 세계적인 이슈를 아이들에게 던질 때 그 문제가 나의 문제, 내 이웃의 문제, 나와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저 영상을 보거나 관련 자료를 볼 때 잠깐이나마 안타까운 마음을 갖거나,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겠다는 당위성의 설파, 이들을 돕겠다는 공허한 다짐 그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내가 라면을 먹을 때'라는 이 책이 참 반가웠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 별 의미도 없이 반복되는 사소한 이 순간에 나의 이웃, 다른 나라의 내 또래의 어린이, 지구 반대편 혹은 우리와는 먼 나라의 누군가는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담담하면서도 가슴 깊이 전해주는 책이다.

 

별 일 아닌 듯 가볍고 재미있게 이웃과 다른 나라 어린이의 일상이 전개되는데 책장을 넘길 수록 마음이 점차 무거워진다.

'그 때 바람이 불었다'라는 마지막 문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라면을 먹는 첫장면의 창문 밖 풍경과 마지막에 다시 내가 라면을 먹는 장면에서의 창문 밖 풍경은 확연히 다르다. 하나의 문장, 한 장의 그림이 백마디 말보다 더 깊은 울림과 생각 거리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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