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애덕 : 조선, 황애덕을 만나다 - 제1차 위대한 시민의 역사 33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프로젝트
Nicky 지음, ★9 그림 / 광복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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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긴 한데...


지난 번에 본 조소앙의 만화가 업적과 능력 해외에서의 활약을 중심으로 그려진데 비해, 황애덕 편은 역사에 관심 없는 아이돌이 황애덕을 사랑하는 얘기? 같이 그려져서 좀, 짜증이 났다. 남자 아이돌은 역사 모르면 타임 슬립해서 여성 독립운동가랑 연애해야 역사에 관심을갖게 되는 것인가? 아직 이 시리즈 두권 밖에 안봤는데, 다른 여성 인물들 편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유심히 봐야겠다. 


역사에 무지한 아이돌에 대한 것이 이슈화 되었었고 현재적인 문제의식으로부터 역사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경로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여성 독립운동가, 여성 활동가를 업적 중심이 아닌 연애의 대상으로 그리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업적과 활동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만화라면 그런 것에 좀 더 집중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여성 독립운동가에게 '누나' 혹은 '어머니'라는 호칭을 일관적으로 쓰는 것을 답습하는 것도 있어서 재밌지만, 좀 뻔했다? 같은 감상의 만화였다. 


오히려, 황애덕의 20년대 30년대의 여성운동과 유학, 1960년대까지 한국여성운동 1세대로서의 모습을 더욱 부각했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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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앙 : 빠리의 독립군 - 제1차 위대한 시민의 역사 33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프로젝트
송동근 지음 / 광복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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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앙에 대해서 알게 됨. 1차대전 이후 파리에서 다양한 외교활동을 했던 것이 인상적이다. 만화의 내용이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 유럽으로 오게 된 조선인들을 보호하는 '대한민국'의 대사관/외교부 역할을 파리의 외교위원부에서 했던 것을 알 수 있음.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한 소설은 없었는지 궁금해짐. 


만주에서 조선인들이 중국인들과의 마찰을 겪는 과정에서 일본 대사관의 힘을 빌렸던 것이 소설로 쓰인 이태준의 <농군>이 생각났음. 대외적으로 국적이 '일본'이었던 조선인이었지만 다양한 외교적 방법과 국제법적 방법으로 '대한민국'으로서의 '외교'라는 것을 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는 만화책이었다. 당시를 생각할 때 힝~ 그래 조선인 국적은 '일본'이었지 해버렸었는데, 당시에 조선인들의 다양한 활약들을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외교와 국제법 등에 정통했었을 조소앙이라는 인물에 대해 매우 궁금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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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거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8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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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침에 눈떴을 때 갑자기 어릴 때 읽은 <왕자와 거지>가 생각나서 찾아서 읽었다. 오랜만에 읽으니, 여러가지 새로운 것들이 보였다. 우선, 이 작품이 마크 트웨인 꺼였구나?! ㅎㅎ 그리고 실제 있었던 왕으로 스토리를 만들었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민음사 <왕자와 거지>에는 각주로 그 시기의 실제 역사랑 어떻게 다른지도 얘기해주고 있어서 뭔가 유익했다. 영국 역사 알못인데, 흥미를 가지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두번째로 보였던 것은, 어린이에 대한 존중이었다. 학대하는 어른과 존중하는 어른. 어린이가 자신만의 세계에서 하는 '말'이나 '행동'은 거지가 되어버린 '왕'의 우스꽝스러운(어른의 입장에서) 모습과 뭐가 다를까. 그런 소리를 잘 들어내려고 하고 폭력에서 구해주고 보살피는 어른들이 이 책에 나오고 있다. 


영화로 만들면 너무 재밌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보니까, 1977년판 영화가 있다. 찾아 보고 싶군. 


아, 또 하나 적어두고 싶은 것. 법대에 <영미법>에 대한 과목이 따로 있는 거 같던데, 이 소설 속에서도 엄격한 영국의 법에 대한 내용이 계속 나와서 영미법의 공부내용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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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마당깊은 집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5
김원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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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생 작가들의 작품 세계는 해방과 한국전쟁과 분단, 그리고 4.19와 산업화가 겹겹이 겹쳐져 있다. 그래서 그 시기를 통과하며 성장해 온 사람이 감각하고 있는 한국사회라는 것이 어떠한 것인가 가늠해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김원일(1942년생)의 세대적 특징을 고려하면서 자전적 작품이라고 일컬어지는 마당 깊은 집을 읽고 들었던 생각들.

 

무엇에 대한 트라우마일까? <마당 깊은 집>의 서술자는 어린 아이가 아니라 성인이 된 남성 화자이다. 이 화자는 억압된 기억을 서술하면서 전쟁 이후 생활에 대한 트라우마를 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애도 방식이 매를 든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애증으로 드러나게 하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작 이러한 상황에 이르게 된 구조적 폭력에 대한 비판이 사라지게 되었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는 김원일, 김원우 형제 기사에 아직도 찾아볼 수가 있다.

이는 작품 속에서 전쟁의 트라우마가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로 전이되면서 정작 일상생활의 반공과 군경이라는 국가기관의 통제와 폭력은 후경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어린 시절의 자신을 애도하면서 강한어머니에 대한 반감을 전경화하고 어머니를 타자화함으로써 주체로서의 자신을 성립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그리하여 아직도 어머니에 대한 재현이 욕질하고 매질하는 '광녀(狂女)'”로 이야기되고 있어서 조금 놀랍다.

이는 40년대생 남성 작가들의 젠더 감각이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국전쟁 이후 세대 주체의 성립은 매를 든 어머니의 고통을 헤아리기보다 애증하며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부장제의 곤혹스러움은 남성 가부장이 없다하여도 가부장의 역할이 어머니로 대체되어 가부장제라는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에 있는 것은 아닐까. 가부장이 된 어머니, 생계를 책임지는 강한 어머니를 부정하고 주체를 정립하는 방식이 이 소설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런 것을 감안하고 다시 소설을 보면 서사화 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들, 주체 정립을 위해 타자화 된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자녀의 양육과 사회화를 위해 매를 드는 무서운 어머니와 김천댁이 마당 깊은 집으로 오게 된 이야기와 사라지게 된 이야기들, 성매매 여성이었던 문자 이모에 관한 이야기들.

자전적이고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술하면서 삭제된 이 이야기들에 대해서 성인이 된 화자나 이 작품들을 읽은 연구자들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 상태로 성장한 문학가들이 여전히 무서운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 저는 한국 문학의 여성혐오적 증상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없기 때문에 집안을 경제적으로 책임지고, 자녀의 양육과 교육까지 홀로 책임지고, 당시의 호주는 아들에게 모든 권리가 돌아가게 되어 있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매정한 어머니, 매타작을 하는 어머니로만 아들들로부터 기억되는 어머니는 뭔가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마지막 장면은 다음과 같다.

 

나는 마당깊은 집의 그 깊은 안마당을 화물 트럭에 싣고 온 새 흙으로 채우는 공사 현장을 목격했다. 내 대구 생활 첫 일년이 저렇게 묻히고 마는구나 하고 나는 슬픔 가득 찬 마음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굶주림과 설움이 그렇게 묻혀 내 눈에 자취를 남기지 않게 된 게 달가웠으나, 곧 이층 양옥집이 초라한 내 생활의 발자취를 딛듯 그 땅에 우뚝 서게 될 것이다.

 

매질하는 어머니를 만들었고 전후의 가부장제와 반공주의, 전후 경제의 척박함을 구조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던 그 집이 새 흙으로 덮혀버린 채 굶주림과 설움이라는 정동만을 남긴채 사라져 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다. 새 흙으로 덮힌 그 곳에 다시 우뚝 서는 것은 이층 양옥집으로 이제 가부장제의 호주가 된 길남의, 모습만 바꾼 또 다른 견고한 가부장제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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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근현대민족문학총서 5/이기영선집 4
이기영 / 풀빛 / 198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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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42년 사이에 쓰인 작품.


1880년대부터 1910년 전까지가 시간적 배경인 듯하다. 그러나 시간적 배경과 사회적 상황이 자세하게 이 작품 속 마을에 침투하지는 않는다. <>, <고향>, <민촌> 달아서 읽다가, 마름 입장에서 서사가 진행되는 <> 읽으니까 좀 적응이 안됐다. 아주 긍정적으로 얘기해주면, 식민지 되기 직전까지 조선의 부르주아 계층이 어떻게 몰락해 갔는지를 그려주었다(?)고 할 수 있을까?


<>에서 눈에 띄는 점은 농촌 동네에 성인 남성과 아동 남성 사이의 뭔가 퀴어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나온다는 것이다. 여자처럼 예쁜 소년을 여성처럼 대하거나 성인 남성이 소년을 안고 자고 그런 관계들이 공공연하게 인정되는 모습들?이 나온다.


책 뒷부분의 해설에서는 주인공인 석림이 소년기를 보내지만 성인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 작품이 창작된 시대적 한계로 논의되고 있다. 주체가 될 수 없는 식민지 남성을 동성애와 성장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그려낸 것인가 추측해 본다.


40년대, 전망이 없는 시기의 소설쓰기란 어떤 것이었을까. 식민지가 되기 전의 세계를 되돌아보아도 전망은 발견할 수 없고, 다양한 풍속들만이 가득하게 늘어져 있는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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