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즈는 착하고 미소가 예쁘고 다리가 긴 소녀이다. 빨간 스트라이프 무늬의 옷을 즐겨입고 동물을 좋아하고 겁도 많은 소녀이다. 라운드 쇼울더에 등이 살짝 굽었고 전신근육 운동이 필요한 말라깽이에 롱다리다. 지나가는 아이들 중 심심치않게 보일듯한 이 소녀는 자아정체성과 자신감의 혼란을 심하게 겪고 있는데 그 이유는 오직 큰 키에서 비롯된다. 어린 나이의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이런 종류의 외로움은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에서 오는 근원적인 자신감 상실과 다른 사람의 원치 않은 시선집중에서 오는 불안감과 불편감으로 이 나잇대 어린이의 이러한 경험은 눈에 띄는 장애를 가진 자나 유명 연예인이 겪어내고 있는 일상 속의 시선 폭력이라 부를 수 있는 경험이므로 극복하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이러한 고민을 토로하는 어린이에게 조금만 있으면 큰 키를 친구들이 부러워할꺼란 조언은 현실감이 없다. 그 조금만이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오늘도 그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았기에 그 미래는 오지 않을 듯 보인다. 초등 저학년에 친구들보다 머리한개 이상 키가 크거나 팔다리가 유독 얇거나 가슴이 일찍 성장하여 또래보다 크고 브라등의 속옷을 입거나 혹 생리등을 일찍 시작한 여자어린이들이 느끼는 시선 폭력은 아이들을 주눅 들게하고 최소한 몸을 웅크리게 하여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심리적인 위축으로 대인관계 형성에 영향을 주어 자존감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 이럴때 딱 한 사람만 이 아이를 지지하고 마음을 읽어주는 어른이 있다면 그 아이는 위로와 위안을 받으며 견뎌가고 극복할 수 있다. 꼭 엘리즈가 겪는 어려움이 아니더라도 아이는 자신을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자상한 어른이 딱 한명만 있으면 어떤 아이도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혹은 범죄를 저질렀던 어떤 사람도 그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단 한명의 어른이 있었다면 그 심리적 상실감이나 사회에 대한 불만이 크게 해소되어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자랄 수 있다. 그런 어른이 엘리즈 옆에 계셔서너무나 다행스럽다. 할머니 감사합니다.
책 속의 챕터를 구성하는 모든 책을 구매하고픈 욕구가 생깁니다. 저학년부터 초등 고학년을 아우르는 교실 속 배워야 할 가치와 인생 경험이 가득합니다. 개인의 감정과 삶을 건드리기도 하고 사회 속 자아의 외로움과 함께 사는 어려움에 대해 명료하고 명시적인 그림들과 함께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그저 좋은 그림책을 골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교실 속 초등학생들과 하브루타 수업을 진행하는 전 과정이 녹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진호 작가의 "위를 봐요."라는 작품은 건축학을 전공한 작가의 독특한 시각이 돋보이는 장애극복 및 화합에 관한 그림책인데 혼자 읽으면 그림이 단순하고 구조가 특이하다 정도로 내용을 이해하게 되는데 하브루타의 질문기법을 활용하여 친구들과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그림 속 다양한 생각과 마음을 알아가게 되며 주인공인 두 아이가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입장 즉 동화되는 과정에 쉽게 이르게 된다. 글밥이 적고 그림으로 상징성을 표현하는 그림책과 찰떡인 하브루타를 통해 깊은 정서적 교감을 느낄 수 있다.
미이라와 투탕카멘왕의 저주가 초등학생의 관심을 잡아끈다면 피라밋과 스핑크스 관련 거석문화가 어른들의 호기심 대상이다. 이집트는 고대 문명의 발상지일뿐 아니라 고대 미스테리의 원조이다. 세대불문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다. 이 책은 이집트에 관심있었던 나도 잘 몰랐던 내용까지 깊이있게 서술되어 있다. 고대 이집트의 지도부터 역사, 사람들의 생활모습과 피라밋까지 고대 이집트 문자와 미스테리까지 그야말로 이집트를 총망라한 그림책이면서 고대 이집트로의 안내서이다. 예상보다 훨씬 방대하고 깊이있는 자료로 성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은혜갚은 동물에 관한 이야기는 많다. 흥부와 제비, 나뭇꾼과 사슴, 선비와 까치처럼 사람과의 관계에서 선행이 복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들이다. 자신을 보내준 사자의 그물을 갉아 은혜를 갚은 새앙쥐의 이야기나 하나밖에 남지 않은 팔로 코끼리의 자물쇠를 열어 준 사마귀의 이야기 역시 작고 힘없는 동물도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사람에게 작은 은혜를 베풀며 살라는 가르침이며 이런 작은 은혜가 큰 복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통해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그런 은혜에 대한 이야기는 아닌 듯 보인다.철없는 작은 개구리 폴짝이는 천방지축 여행을 통해 많은 존재와 만나고 많은 것들을 배우지만 그 철없고 천방지축인 성격 때문에 남들은 볼 수 없는 무서운 상대가 처한 어려움을 알게 된다. 함께 문제를 해결할 준비는 우리 모두가 이미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모두 움직이게 하는 시발점을 차지 못했을뿐. 기적은 늘 두려움을 이겨낸 자로부터 시작한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혼재했던 2년간 학사일정에서 아침활동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체온을 재고 자가진단을 확인하고 학부모님께 독촉연락을 하는 시간으로 아침시간을 보냈습니다. 올해는 아침활동 20분이 배정되었습니다. 언제 다시 전면원격이 될지 또 학사일정이 어떻게 바뀔지 나조차도 모르는 상황에서 윤독도서를 배부하는 것은 부담스럽고 집에서 가져오는 건 한계가 있고 읽기 싫은 학생들이 만드는 소란을 20분씩 견디는 것은 모두에게 비교육적이라 여러가지 고민을 하던 중 이 책을 만났습니다. 100개의 간단한 상황이 주어집니다. 먼저 간단한 친구의 의견을 듣습니다. 내 생각을 5줄 정도 씁니다. 그 글에 대한 칭찬을 나눠봅니다. 마치 롤링페이퍼를 하듯 내 글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칭찬의 댓글을 받을 수 있다면 작은 성취감과 작은 자존감을 느낄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연말이나 학기말에 모아주면 괜찮은 문집이 됩니다. 등교나 원격이나 모두 할 수 있어서 교육과정 계획하기 용이합니다. 동학년에도 안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