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와 삶 읽기 1 -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바로 여기 교실에서
조한혜정 지음 / 또하나의문화 / 199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능동적인 책읽기....생각처럼 쉬운것이 아니다. 뭔가를 습득하고 자신의 주관에 따라 생각하고 표현한다는 것. 아직은 그녀의 글은 어렵다. 왜냐면 그녀의 글또한 내가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그녀가 인도하는 바대로 생각을 끌어낸다면 그 또한 비판을 위한 비판, 식민지성과 사대성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버리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도대체 나의 생각, 나의 느낌을 끌어낸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책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너무나 많은 것을 내다보고 내 안의 갖혀있던 나도 모르던 식민지지식인의 사고를 꼭 찍어내기 때문에 난 더 깊은 곳의 생각을 끌어내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던 것이다.

또한 그녀의 맑스사상에 대한 견해는 참 재밋다. 물론 그녀의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맑시즘을 하나의 컨셉, 사상으로 투명하게 보고있다. 정치적인 시각을 배제하고 하나의 사상으로 자유롭게 보는 이 시각은 그녀가 글을 쓴 95년도엔 보기가 드물었다.모두 맑스주의가 가지고 있는 정치성에서 자유롭기가 쉽지 않았다. 그녀는 학생들이 처음 받아들이고 능동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에 맑시즘을 주목했다. 그리고 그 사유의 넓이가 다른 사상으로 주체적으로 넓어지기를 기원했다. 하지만 나의 20대를 돌이켜 보아 20대의 대부분으 단지 열정적으로 맑시즘과 사랑에 빠졌다가 생각하는 것으로 번지기 않고 애정이 사라져 버리니 문제다. 자신의 말을 못한다는 것,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도 자신의 생각이 없다는 것, 정말 부끄럽고 무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브 & 팝
무라카미 류 지음, 김지룡 옮김 / 동방미디어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무라카미 류의 글은 소설이면서도 꼭 리포트 같다. 동시대의 이야기를 자신의 생각이나 이념을 두드러지지 않게 무덤덤하게 쓴다. 물론 주관없이 쓰는 글이 있겠냐만.. 그는 읽은 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아주 담담하게 글을 쓴다.

언제더라.. 몇년전에 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가 영화로 만들어서 또한 화제가 되었던 이 책은 그저 히로미라는 아이의 원조교제애 대한 이야기이다. 히로미라는 아이의 주변이야기, 변한 가족, 이미 들어와서 다 점령해버린 이국의 문화, 정체성이라는 것이 없어져 버렸고 억압적인 전통윤리가 사라져버린 일본. 그래서 목표가 없이 중심을 잃어버린 나라. 그 일본의 원조교제 이야기이다. 목적의식없이 느끼는 것, 즐기는 것만이 중요하다. 순간이 중요하다. 미래는 내다보지 않는다. 히로미의 친구들, 그저 즐겨같이 노는 것 뿐이다.

편의점의 사나이와 캡틴 EQ. 원조교제의 2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타인과의 접촉방법을 잃어버려서 고립되어버린 편의점 사나이, 그는 그저 타인과의 접촉공간을 가지고 싶어할 뿐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르는 일본인의 도착증세. 캡틴EQ, 접촉하길 포기하고 타인을 부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자. 일본에서 원조교제가 왜 위험한 지 보여주는 사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며 어떤 말을 할 수 있단 말이가. 무라카미도 나도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지. 낡아버린 윤리대신 무엇이 그 사이를 메울 수 있는지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 왜 일본인들이 그들의 역사교과서를 왜곡하면서까지 국수주의적 애국심을 후세들에게 심어줄려고 기를 쓰는지 알 듯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무라이 디퍼 쿄우 1
카미죠 아키미네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엄청난 오다 노부나가의 팬이다. 이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노부나가가 어떻게 나오는지 알 거다. 천하의 미친 악당으로 나온다. 이 점부터가 난 이만화를 도무지 좋아할 수가 없는 점이었다. 첨엔 뒤적뒤적 볼 생각없이 뒤적이다가 오다 노부나가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앗 이건 뭐지 이러면서 보게 되었다. 난 노부나가라는 이름만 박힌 책은 다 사고야 말만큼 팬이다.

그런데... 도대체 이만화는 뭐란 말인가..물론 만화를 볼 때 너무 진지하게 고증하고 헛점을 캐내면서 볼 필요는 없다. 허구의 산물은 만화, 더더욱 상상의 한계가 끝이 없는 만화를 보면서 그런다는 건 더 우스운 일이란 거 안다.하지만 너무한다.... 뚱뚱한 걸로 유명한 이에야스의 날렵한 모습하며.. 고지식하고 융통성없으며 부모에겐 효자로 유명한 히데타다의 그 날라리 모습하며... 별로 알려진 것이 없지만 유키무라는 절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거기다 노부나가... 너무 아니다. 광기어린 면이 있었지만, 그래서 잇꼬종도랑 10여년간 싸웠건만 그런 미친 놈으로 나오다니. 그리고 노부나가에게 걸려 있는 십자가 만큼 어울리지 않는 것도 있을까. 그가 기독교를 일본에 들여온건 사실이지만 절대 그는 기독교인이 아니다.하긴 그건 이름만 노부나가지 딴 사람이었다.. 좀 심하다.. 배경은 세키가하라가 끝나고 이에야스의 막부가 막 형성되가는 무렵인데 도대체 이만화가 실사 인물을 이렇게 끌어들여놓고 어떻게 끝을 낼려는 지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쇼몽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단편선, 일한대역문고 2
다락원 편집부 엮음 / 다락원 / 1989년 11월
평점 :
절판


1페이지를 읽자마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번역본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문체였다. 너무 냉정해서 무뚝뚝하지도 않고 열정에 들떠서 혼돈스럽지도 않는 깔끔한 문체였다. 깔끔 단정하면서도 다정한 면을 품고 있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썼으면서도 어설픈 비난이나 열에 들뜬 느낌이 없는 투명한 어조. 맞다. 책을 음식에 비유한다면 여러 인스턴트 음식에 둘러싸여 있다가 잘 우려낸 녹차를 마신 것같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갈함과 고요함이었다.

난 이책을 읽고 너무나 감동을 받은 나머지 아는 지인에게 여러권을 선물했었다. 아쿠타가와는 아쿠타가와상으로 대부분 이름은 다 알 고 있는 일본의 요절한 천재 작가다. 단편 위주의 글을 썼으며 이 책에도 그의 여러 단편들이 실려 있다. 구로사와가 영화로 찍은 라쇼몽은 바로 아쿠타가와가 쓴 단편이었다. 내용도 전쟁때의 한참 힘든 일본을 배경으로 썼으면서도 일체의 서구 사상 즉 계몽주의나 공산주의나 자본주의 등등이 전혀 개입되지 않았고 그렇다고 힘든 모습을 미화한 것도 아니고 아주 솔직하게 기술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비참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아름답다..난 이책을 읽고 아름다운 감동으로 벅차 그 어떤 분석도 하고 싶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본을 결정한 100년
요시다 시게루 / 이화문화출판사 / 1995년 1월
평점 :
품절


일본은 확실히 서구문물의 영향을 여느 동양의 나라보다 빨리 받았다는 것을 확실하다. 하지만 똑같이 봉건제도하에 정체되어 있었으며 19세기 중반 마찬가지로 영국과 미국의 침략 및 개방압력을 받았다. 그런데 그들 나름의 개혁 메이지유신이 어떤것이길래 그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의 일본이 있도록 개혁에 성공한것일까. 우리나라의 개혁, 중국의 개혁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는 이점이 늘 궁금했다.도대체 특별한 무엇이 있는 것일까.
그러나 우리나라작가들이 쓰는 일본 현대사는 분노와 보수주의로 점철되어 도대체 냉정한분석을 기대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본인이 쓴, 특히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5인에 들어가는 인물중의 하나인 요시다 시게루가 쓴 이 책은 많은 기대를 하게 한 것은 당연한것이었다.확실히 이책은 여타 다른 책과는 다르다. 확실히 메이지유신이 있게한 배경, 국민적 염원,또 2차대전으로 나아게 되는 상황과 전후 일본의 열성적인 복구 등. 그때 일본인이무슨 생각을 했으며 지금 일본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알려면 확실히 이 책은 도움이된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아쉬움이 자꾸 남았다.왜냐면 철저하게 일본인 입장에서 쓴 책이라는거다. 중학생에게 자신들의 힘들어던, 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싸워내었던 과거를 이야기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는 (요시다는)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즉 구 도쿠가와 막부를 쓰러트리기 위해서 얼마나 힘겨운 싸움을 벌였는지, 얼마나 많은 혼란을 겪었는 지에 대해선 이야기 하지 않았다. 다만 나라를 생각하는 뛰어한 사람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는 것에 고마워하며 자랑스러워 한다. 그는 그때까지 유명무실했던 천황이 갑자기 진정한 천황,일본의 신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된 과정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고 단지 메이지천황이 뛰어난 인물이었다고만 이야기한다.

또한 그들의 식민지였던 조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에게 부족한 식량자원을 보충해주며 그들에게 개혁과 발전의 기반을 감당해내는 식민지로만 존재할 뿐이다. 그에게 있어 조선의 위치는 그것에 불과하여 급성장하는 일본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잃어선 안되는 존재에 불과하다. 그건 2차대전이 끝나는 상황에까지 조선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들에게 2차대전에의 참전, 즉 진주만 습격도 미국이 잘 굴러가고 있는 일본을 압박하여 궁지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전쟁 상대국에게 입힌 피해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그의 2차대전이 끝나고 천황의 항복선언에 따라 바로 패배를 순응하고 재건에 몰두한 것에 대한 서술은 베네딕트의 국화의 칼에 나오는 서술과 다른 입장을보인다.그는 천황이 인간으로 내려와 항복선언을 한 것조차도 일본부흥을 위한 천황의 노력이었다고 서술한다.

이 책에서 요시다가 힘들었다고 인정하는 것은 2차대전이 끝나고 자신들의 식량을 제공해주었던 식민지를 잃음으로서 겪은 기아정도인 듯하다. 나머지는 힘든 고비가 와도 그 때마다 뛰어난 일본인이 제때나와서 위기를 감동스럽게 극복한다.물론 요시다도 자랑스러워하고 지나간 100년을 돌이켜봐서 스스로 대견해하고 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하지만 일본인의 견지, 입장을 어느정도는 알 수 있게 해준 귀한 책이었다. 그렇다면 정말 냉정하게 메이지를 서술한 책은 어디 있는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