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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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남미문학이다. 모두다 어쩐다, 어쩐다 해도 민족색, 지역색은 어찌할 수가 없다. 일본문학, 러시아문학, 독일문학, 영국문학, 남미문학, 그리고 설탕물처럼 덜쩍지근한 한국문학... 다 자기나라 색이 있다. 아직 덜깬듯한 몽롱한 오로라색, 남미문학. 게릴라와 동성애자, 이들처럼 안어울리는 것이 있을까? 이성과 합리성, 그리고 인고의 이상주의자인 게릴라와 철저한 비이성, 게으름, 부적응, 이탈 등 지극한 개인주의적 성향의 동성애자.

하긴 게릴라와 동성애자에 대한 정의는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확실히 동성애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달라졌다. 난 동성애자는 확실히 Gender가 일그러진 사람이며 상대의 성, 혹은 자신의 성을 똑바로 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동성애라는 것은 가학과 피학이라는일그러진 정신의 모습을 모여주기도 한다고. (물론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일그러진 파괴적 모습을 포함하는 것이지만) 또 동성애자를 표현할때 성적이미지에 데미지를 입은 사람으로 표현된다. 몰리나가 가지고 있는 여성성은 삐뚤어진 '진짜 남성이 보는 여성이미지'다.

마누엘의 생각은 10년전의 동성애자 이미지보다는 훨씬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한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보는 시각에서는 변함이 없는 듯 하다. 이런... 남미문학의 매혹적인 맛에 빠져있다가 또 트집잡아서 흠집내기로 빠져버렸다. 재밋는 책이다. 더이상 소설이 재미없는 요즘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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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제국 - 라캉으로 영화 읽기
권택영 지음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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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런 예시형식의 책을 쉽다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읽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물론 저자는 앞 페이지 50여쪽은 심리학에 대해서 가벼운 요약을 실어놓았다. 저자의 배려인 듯하다. 좀 기본 지식을 준비하고 읽어요.. 이런 배려말이다. 난 그 부분을 나름대로 열심히 읽는다고 읽었고 좀 신기해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며 읽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영화가 나오고 이론을 대입해 나가기 시작할땐 좀 난감했다. 저자는 죽음충동, 사드옆의 칸트 이런 식으로 라캉의 이론을 영화라는 예시를 들어 설명해가는 형식으로 서술했다. 자세한 설명이었고 이해가 간다. 영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그 단어에 관해서는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단어의 뜻만 안다는 거다. 음.. 주이상스가 이런 거구나.. 라고 그 개념만 알지 도대체 라캉이론이라고 했지만 전체적인 지도나 개념이 안잡히는 거다. 책을 다 읽어도 퍼즐조각만 잔뜩 안고 있지 어떤 그림인지 알 수 없는 상태.. 나 마찬가지인 거다. 그 답답함이란...

이 책을 읽고 이렇게 책 한권으로 라캉이론을 파악하려고 한 나는 도둑놈이라는 걸 인정하고 쉬운 기본서를 다시 찾아 읽어야되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 읽으시는 분, 라캉이론에 관한 기본 지식이 있거나 기본서를 따로 한 권 볼 생각을 해야 할 거에요.

아 또, 이저자 TV에서 본 적이 있는데 말하는 체가 책이랑 똑같다. 영문학자 출신이라 그런지 소설식 감정어린 문체가 책 전반에서 가득 나온다. 그래서 딱딱한 책을 읽으면서도 옆에서 '가르쳐주고 싶다'라는 열정에 가득차서 설명을 해주는 듯한 느낌을 계속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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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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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사람이다. 이 사람은 여러가지 면에서 나를 놀라게 한 사람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놀랐겠지만 엄청난 독서량에 놀랐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많은 책을, 그저 '호기심때문에'라는 이유로 어떻게 이렇게까지 많은 책을 볼 수 있는지 놀랍다.저자가 책을 읽는 이유는 1장에서 서술했듯이 지적 호기심때문이라고 했다. 그렇게 왕성한 호기심을 가지고 또 단지 순수하게 그 호기심을 충족하기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에 그가 대단하다.

둘째로 그의 다양한 독서경향에 놀랐다. 대부분의 사람은 인문학, 경제학, 공학.. 이렇게 자기 경향이 정해져서는 선을 넘지 못한다. 그런데 그에게는 그런 경계가 없어보인다.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우주와 뇌, 정치사 등인 듯한데..(물론 대표적이라는 거다. )이렇게까지 서로 다른 분야에 발을 들여놓고 글을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그에게 놀라고 감탄한 것은 다른 데에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가 40대라고 계속 생각했다. 젊다...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의 글과 생각이 너무나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지식을 축척했고 많은 글을 써온 사람들 중의 일부는 궁극의 진리라도 터득한 양 더이상 앞으로 나가지 않고 비평이나 훈계만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러나 그에게선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었다. 새로운 것에 관해선 누구보다 능동적으로 빨리 받아 들이고, 적용한다. 한 분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딴 분야로 속속 발을 뻗으니 말이다. 또한 그가 말하는 문체에서도 이상하게 젊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우리나라의 어떤 교수의 글을 읽을때.. 난 그 사람이 벌써 죽은 사람인 줄 알았다. 그의 문체에서 너무나 고루한 분위기가 나와서 말이다. 그런데 얼마 후 그가 여전히 학교에서 강의하는 모습을 TV로 보고 놀란 기억이 난다. 그의 글에선 60이라는 나이가 전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한참은 활동할 수 있는 40대같은 기분이 느껴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렇게까지 많은 것을 습득한 사람의 사고방식이 유연하고 개방적이긴 쉽지 않을텐데.. 하는 것도 나의 고정적인 선입관일까..

그러나 다치바나는 일본에서만 가능한 존재다. 왜냐? 이따금 인문학분야의 책을 사러 서점에 갈때마다 느끼는 건데 우리나라에는 다치바나가 말하듯 그 분야의 책 2m는 고사하고 10여cm도 찾기 힘들다.정말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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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1 - 완전판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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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슬램덩크!!! 처음에는 그저 백호가 우습고, 농구하는 모습이 재밋었다.그것밖에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만화는 그게다가 아니다. 물론 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능은 대단하지만 그(타케이코 이노우에)에게 정말 감탄하는 것은 다른 점이다.

첫째 캐릭터메이킹,

강백호만큼 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인기없는 인물도 없다. 강백호말고도 서태웅, 윤대협, 정우성, 김수겸 등...인기있는 인물이 줄줄이 나온다. 그는 기억에 남지않는 어설픈 캐릭터 혹은 억지스러운 인물은 만들지 않는다. 조연이라 하더라도 현실감 있고 그만은 매력을 꼭 창출해낸다. 그래서 슬램덩크를 보고 난 사람은 등장하는 각각 학교의 인물들을 하나하나 꽤 많이 기억해내며 좋아한다. 특히 몇명, 강백호, 윤대협,이정환 등은 여느 만화에선 전에 보지 못했던 정말 독특한, 그리고 강한 개성의 존재였다. 그래서 슬램덩크를 보고 난후 난 사람들에게 캐릭터를 설명할때 너무나 쉽게 백호같은 스타일, 윤대협닮은 스타일이란 말이 나왔고 듣는 사람도 금방무슨말인지 알게되었다.

둘째, 다양한 시각,

농구경기를 그릴때 더 강하게 나타난다. 그의 이 매력은.

관객의 눈에서 바라본 것,선수의 입장에서 바라본 것, 감독의 입장에서 바라본 것, 등 그는 경기내내 시각을 바꾼다. 그래서 만화를 보는 사람은 관객의 반응, 감독의 반응을 계속 느낄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시각이 주는 충격은 도에이에서 만든 슬램덩크 오프닝 첫 시작장면 경기장 위에서 시선이 급하게 내려오는 것과같은 느낌이었고 새로웠다.

어떤 사람은 이에 대해 평면만화인 드래곤볼 시대와 단절한 입체만화라는 표현을 했는데 맞다고 생각한다.

이 두가지 왜에도 난 슬램덩크를 볼 때마다 늘 이 감독에게 감탄한다.. 대단한다.. 젊은 나이에.. 그렇기 때문에 다시 완전판을 구입했건만... 책이 커지고 덧칠을 안한 거 빼곤 차이가 없다.. 하긴 그 덧칠 너무 싫었다.분명 등에는 쇼호쿠라고 적혀있는데 북산은 또 뭐며.... 하지만 이름은 그대로이더군...이름을 원 이름으로 바꾸기엔 한국식이름에 대한 인지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일까..

확실히 초반 강백호,서태웅 등은 잘 지은 이름이지만 뒤에가면 이름짓기 귀찮아한 흔적이 난다. 정우성, 이병헌 등등... 여자 매니저 나오면 이름이 김희선이 될 뻔 했다. 원래 이름으로 불러주면 더 좋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있다.

강백호는 사쿠라기라는 일본이름에서도 바로 장난끼가 묻어나며 서태웅은 루카와라는 이름에서 그의 성격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만화중에 서태웅 친위대얘들이 나오는데 그애들이 들고 있는 카드에 R,K,W라고 적혀있다. 일본 이름을 모르고선 왜 이렇게 적혀 있는지 알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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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의 성채 -상
시바 료타로 지음 / 에디터 / 199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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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사에 관심이 워낙에 많아 힘들게 골라 읽은 책이다. 일본에 관계된 책이 무척이나 희박한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시대에 관련된 책이 좀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이 책이 남다른 점은 시바 료타로가 썼다는 점이다.

그의 글을 읽으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 전국시대때 만들어진 풍습 등을 알수 있고, 또 한가지 매력은 그가 배경설명에 있어서는 기행문처럼 현재배경과 결부시켜 자세히 기술했다는 점이다. 이런 류의 책에는 늘 길다란 일본지도와 그 옛날의 지명이 빼곡히 적혀 있지만 나같은 외국인으로서는 영 감이 잡히지가 않았다. 그러나 료타로의 설명을 통해서 왜 오와리(노부나가의 근거지)가 상업지역인지, 왜 이에야스가 우직한 성품인지 짐작이 간다.

이 책은 히데요시 중심으로 기술한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히데요시는 '풍신수길'이라 불리며 도대체 임진왜란과 결부된 점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그저 이순신과 대적해서 나쁜놈..허풍쟁이, 거짓말쟁이 정도로만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히에요시는 노부나가, 이에야스와 함께 일본을 통일한 사람이며, 이 둘과는 달리 가장 미천한 출신에서 힘들게 성공한 큰 인물이다.

히데요시는 그가 타고났던 지혜때문에 대단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미천했던 출신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개발하고 쓰여지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 책에서 료타로가 썼듯이 간신이 될려고만 했으면 간신이 될 수 있는자가 나태해지지 않고 정말 충실한 노부나가의 부하가 되었다는 점, 또 사람을 대함에 있어 선입견이 없고 열려 있어 많은 사람을 포용하고 끌어들인 점 등... 일본통일을 이끌만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작년에 나온 오다 노부나가라는 책과 비교해서 읽으면 더 재미있다. 오다 노부나가가 외부에서 편입하여 가장 중요하게 기용했던 두 부하 히데요시와 아케치 미쓰히데를 각각 다른 쪽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료타로는 히데요시를 또 오다 노부나가는 아케치를 각각 다른 입장에서 보는 것도 재밋는 일이다.

이책을 다 읽고 나서도 영 신뢰가 안가는 점이 있다. 진정 히데요시가 노부나가가 살아 있었을때 권력 욕심이 없었을까 하는 점이다. 최고 지휘에 올랐으며 히데요시 자신도 노부나가가 죽으면 기후가 흔들리며 후계자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또한 노부나가가 죽자마자 그 토록 빨리 군사를 돌릴 수 있었던 점도 히데요시를 믿지 못하게 하는 점이다.

료타로는 히데요시를 그토록 밝고 곧은 사람으로 묘사했지만 지혜가 뛰어난 자에 대한 불신감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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