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의 성채 -상
시바 료타로 지음 / 에디터 / 1993년 1월
평점 :
절판


전국시대사에 관심이 워낙에 많아 힘들게 골라 읽은 책이다. 일본에 관계된 책이 무척이나 희박한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시대에 관련된 책이 좀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이 책이 남다른 점은 시바 료타로가 썼다는 점이다.

그의 글을 읽으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 전국시대때 만들어진 풍습 등을 알수 있고, 또 한가지 매력은 그가 배경설명에 있어서는 기행문처럼 현재배경과 결부시켜 자세히 기술했다는 점이다. 이런 류의 책에는 늘 길다란 일본지도와 그 옛날의 지명이 빼곡히 적혀 있지만 나같은 외국인으로서는 영 감이 잡히지가 않았다. 그러나 료타로의 설명을 통해서 왜 오와리(노부나가의 근거지)가 상업지역인지, 왜 이에야스가 우직한 성품인지 짐작이 간다.

이 책은 히데요시 중심으로 기술한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히데요시는 '풍신수길'이라 불리며 도대체 임진왜란과 결부된 점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그저 이순신과 대적해서 나쁜놈..허풍쟁이, 거짓말쟁이 정도로만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히에요시는 노부나가, 이에야스와 함께 일본을 통일한 사람이며, 이 둘과는 달리 가장 미천한 출신에서 힘들게 성공한 큰 인물이다.

히데요시는 그가 타고났던 지혜때문에 대단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미천했던 출신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개발하고 쓰여지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 책에서 료타로가 썼듯이 간신이 될려고만 했으면 간신이 될 수 있는자가 나태해지지 않고 정말 충실한 노부나가의 부하가 되었다는 점, 또 사람을 대함에 있어 선입견이 없고 열려 있어 많은 사람을 포용하고 끌어들인 점 등... 일본통일을 이끌만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작년에 나온 오다 노부나가라는 책과 비교해서 읽으면 더 재미있다. 오다 노부나가가 외부에서 편입하여 가장 중요하게 기용했던 두 부하 히데요시와 아케치 미쓰히데를 각각 다른 쪽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료타로는 히데요시를 또 오다 노부나가는 아케치를 각각 다른 입장에서 보는 것도 재밋는 일이다.

이책을 다 읽고 나서도 영 신뢰가 안가는 점이 있다. 진정 히데요시가 노부나가가 살아 있었을때 권력 욕심이 없었을까 하는 점이다. 최고 지휘에 올랐으며 히데요시 자신도 노부나가가 죽으면 기후가 흔들리며 후계자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또한 노부나가가 죽자마자 그 토록 빨리 군사를 돌릴 수 있었던 점도 히데요시를 믿지 못하게 하는 점이다.

료타로는 히데요시를 그토록 밝고 곧은 사람으로 묘사했지만 지혜가 뛰어난 자에 대한 불신감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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