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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1 - 현경 순례기 1
정현경 지음 / 열림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남성중심의 이 사회에서 여성이 존재함을, 자신이 살아있음을 호소했던 여성이 여러 명 존재했다. 생각나는 것만해도 나혜석, 전혜린, 홍신자...등...그렇게 몇십년 전부터 닫혀있는 사회의 문과 힘겹게 싸우고 결국은 자신도 부스러져 간 여성들을 보며 마음도 아팠지만 사실 그녀들을 좋아할 순 없었다. 그녀들 자신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고 인생을 힘겨워 했다. 그녀들에게 세상은 힘겹게 싸워나가야할 전쟁터에 불과했다. 물론 그러한 현실은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그렇게 힘겹게 싸우는 여성들을 바라보다 홍신자를 보고는 조금은 달라짐을 깨달았다. 그녀는 더이상 자신을 부숴가면서 세상과 남성과 싸우진 않았다. 그녀가 하고 싶은 것, 그녀가 추구하는 것을 그냥... 할 뿐이었다. 자유로왔으며 그러면서도 자신이 가고싶은 길을 갈때엔 과감하고 양보가 없었다. 그렇게 자유로운 그녀의 모습을 보며 여성이 이제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가야할 길은 멀다.
최근에 읽은 전여옥의 에세이를 봐도 여전히 여성은 보수라는 거대한 벽과 대치중이다.
현경교수..어제 읽은 조선일보의 칼럼에서도 역시 그녀는 그녀특유의 자유로움과 거침없음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는 많은 것들과 싸운다. 남성, 보수적인 한국사회, 정체되어 있고 독선적인 종교과 학계 등... 그녀는 현실에서 자유로운 듯 하면서도 정말 치열하게 포기하지 않고 싸운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 도인처럼 초월한 것이 아닌 상처도 많이 입고 울기도 많이 운다. 사랑도 많이 하고 실패도 많이 한다. 외로워도 하고..그렇게 세속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면서도 그 책을 읽고 나면 그녀는 아주 신성한 존재로 느껴진다. 조선일보 칼럼에서 예수오빠같은 표현을 써도 그녀의 존재감은 전혀 흐릿해지거나 하지않다.
그녀에 대한 느낌은... 드디어 여성이 여성임을 사랑하고 세상과 싸워나가야하는 자신의 생을 힘겨워하면서도 치열하게 살아나간다는 것이었다. 더이상 관습, 사회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이 가득찼으며 의지와 의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찾고 있는 여신의 이미지...그건 그녀의 모습이기도 하고.. 모든 여성이 가졌으면 하는 표정이기도했다. 사회의 틀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위해 싸우고.... 그러면서도 여성의 밝음과 감성을 잃지 않는다.. 아.. 힘들다.. 그러나.. 여성운동이 지향해야할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페미니즘은 이 세상의 모든 여성이 빛나고 아름다우며.. 생생하 게 살아있는 여성이 되는 것! 그렇게 해서 남성과 행복하게 공존하고 사랑하고, 모든 사람이 지배하지 않고 억압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녀는 정말 아름답고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