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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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내게 동양고전이 낯선 이유는 한자(漢字) 대신 영어를 배우고

서양식 교육에만 매진했던 시기에 학교를 다닌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고 보니 서양철학과 동양사상이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도덕성을

추구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되면서

동양고전에도 관심을 가져봐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른 종교도 결국 신에 대한 인간의 경외심에서 시작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동양고전의 대표적 유교 경전인 사서삼경(四書三經)의 내용은 몰라도

<논어>,<맹자>,<대학>,<중용>이란 이름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한자(漢字) 앞에서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를 만큼 문외한이기에

사서삼경을 읽어 볼 엄두조차 내지 않았었다.

그런데 최근 동양고전을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책들이

나오고 있어 내심 반갑다.

이번에 읽은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중용(中庸)] 역시 그중 하나다.


[중용]은 본디 춘추전국시대 공자의 손자 '자사'가 집필한 책으로,

후에 '주자'가 정리하고 주석을 달아 널리 읽혔다고 한다.

[중용]의 저자 ‘자사’가 ’공자‘의 손자인 만큼 공자 말씀이 주를 이루며

도(道)가 핵심이다.

’공자‘가 인간을 미완성의 존재로 보고,

이상적인 기준을 세워 학습을 통해 쉼 없이 부족함을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듯이

‘자사' 역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중용은 단순한 중간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최고의 덕목“(p51)

이라고 이 책에 쓰여있다.


또한, 중용은 실제로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고 강조한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 매우 어려운 덕목이 아닐 수 없다.

한가지 위로가 되는 건 무려 2,500년 전에도 공자는

"늘 중용의 도(道)를 지켜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씀하셨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회사 일에 몰두한 나머지 가족과의 시간을 뒤로 미룬다거나

돈에 대한 집착으로 부정한 일을 한다거나

타인의 의견이 자신과 다르다고 귀 기울이지 않고 무시하는 등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소홀히 생각하고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일상에서

중용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도(道)이기에 오히려 더 실천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해야 흔들림 없는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조화롭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된다면

이 책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중용(中庸)]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처음엔 책을 펼치는 순간, 한자로 가득한 {원문}에 나처럼 기가 질릴지도 모른다.

뒤이어 나오는 {주자의 주석}도 나로선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박찬근 선생이 우리의 실생활에 맞는 {현대적 해석}을 곁들여

사실 그 부분만 읽어도 충분히 중용의 가르침을 깨우칠 수 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일상의 중용 실천}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친절하게 이끌어주는 실용인문서다.

또한 {나를 바꾸는 질문}을 덧붙여 스스로 자문자답을 통해 한 번 더 본문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군자의 도(道)는 비유하자면,

먼 곳을 가려거든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고

높은 곳에 오르려거든 반드시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다.

p129

" 앞서 나가는 비결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고, 작은 걸음 하나가 내일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마크 트웨인의 명언과 일맥상통하는 위의 예문처럼,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이미 군자의 도(道)에 이르는 그 첫걸음을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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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당신의 죽음을 허락합니다 - 이토록 멋진 작별의 방식, ‘간절한 죽음이라니!’
에리카 프라이지히 지음, 박민경 옮김, 최다혜 감수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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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존엄성만큼 죽음의 존엄성도 지켜줘야할 때.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작별의 방식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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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당신의 죽음을 허락합니다 - 이토록 멋진 작별의 방식, ‘간절한 죽음이라니!’
에리카 프라이지히 지음, 박민경 옮김, 최다혜 감수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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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번 여행길에 이 책이 꼭 읽고 싶었다.
[아빠, 당신의 죽음을 허락합니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존엄사에 관한 얘기다.

그런데 왜 하필 여행용 짐을 싸며 이 책에 손이 갔을까?
웰 빙(well-being) 만큼이나 웰 다잉(well-dying)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여행을 떠날 만큼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 끝은 결국 죽음을 향해 가는 길, 그것이 인생이니까.

연로하신 부모님 세대를 볼 때마다 멀지 않은 내 미래의 모습이 자꾸만 오버랩된다.
나는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요즘 책이나 영화, 뉴스에서도 많이 언급되고 있는 존엄사에 대해 부쩍 관심이 간다.

[아빠, 당신의 죽음을 허락합니다]의 저자 '에리카 프라이지히'는 스위스의 가정의학과 의사다.
자신의 아버지가 자발적 조력 사망을 선택했을 때
딸로서 그리고 의사로서 겪었던 갈등과 존엄한 죽음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온 사람이라면, 삶의 마지막 순간 역시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고 믿으며 이 책을 썼다.

누군들 자신의 존엄이 훼손되길 바라겠는가.
삶에서 그렇듯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는 자신의 존재가 무의미하게 혹은 비참하게 버려지길 원치 않는다.

더구나 극심한 고통으로 시달리는 육체를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의약품과 의료 기기에 기대어 연명한다면, 
플라톤의 명언처럼 "육체는 영혼의 무덤"에 불과해버리지 않을까.



막상 닥쳐보지 않으면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현대 의학이나 법은 자연스러운 죽음을 허용하기 보다 
죽어가는 사람을 어떻게든 살리려는 의지가 더 강한 게 현실이다.

그것이 인간의 도덕성이라는 믿음 아래 또는 신앙에 의한 죄책감과 두려움에 
정작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말이다. 
스위스의 존엄사 허용 법에 대한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저자는 아버지의 조력 사망 이후 
그동안 의사인 자신조차 회의적이고 부정적이었던 조력 사망에 대해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어 
현재 가정의학과 의사이면서 동시에 디그니타스 단체의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

디그니타스는 불치병이나 극심한 신체적 고통으로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사람들의 안락사를 의사의 상담을 통해 도와주는 비영리단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반드시 본인의 자유 의지에 의한 결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질환이나 중증 치매로 인해 의사 결정을 신뢰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살 방임죄라든가 의사의 권한을 남용하지는 않았는지 여부를 수사하며 
언제든 의사 면허가 박탈될 수도 있다는 부담이 있지만 '에리카 프라이지히'는 확고한 신념으로 이 일을 수행한다.

조력 사망을 통해 끔찍한 방법의 자살을 예방할 수도 있고 
가족들,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조력 사망 상담 과정에서 어떤 환자는 오히려 여생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려는 의지를 
보이기도 해서 저자는 이 일에 자부심마저 느낀다.

상상해 보라.
자살이냐 존엄사냐에 따라 달라지는 작별의 방식은 유족들에게 커다란 상처가 될 수도,
마음 아프지만 가슴 한 편으론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나의 죽음에 관하여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을 지닌" 카르페 디엠"을 우리가 즐겨 외치는 것은 
우리의 삶이 영원하지 않고 언젠가는 진정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읽었던 '조조 모예스'의 소설 [미 비포 유]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 [룸 넥스트 도어]를 통해 존엄사를 들여다보았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존엄사의 필요성에 대해 아름답게 그리고 있지만 
이 책의 저자가 디그니타스 활동을 통해 만났던 다양한 케이스를 읽으며 
실제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든 결정이고 까다로운 조건을 거쳐야만 가능한 일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젠 존엄사에 대해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삶의 존엄성 만큼 죽음의 존엄성 또한 
동등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다 읽고 앞부분으로 돌아가 저자가 독자에게 들려주는 한 마디를 곱씹어 본다.
"삶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지금 삶이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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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인생책 - 실리콘밸리 리더가 실험한 인생 리셋 프로젝트
크리스 채 지음 / 더스퀘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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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중 1년을 쉼표로 삶을 재충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경험은 돈으로도 살 수 없다,
말로만 자유로운 삶을 꿈꾸지 말고 이제 제대로 실행해보라, 이 책이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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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인생책 - 실리콘밸리 리더가 실험한 인생 리셋 프로젝트
크리스 채 지음 / 더스퀘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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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위험한 인생책]

이 책을 받자마자 나는 프롤로그가 아닌 에필로그부터 읽었다.

저자의 year-off 이후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가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나의 조급함을 꾸짖기라도 하듯

저자는 year-off 이후 커리어에 극적인 도약이 있진 않았다고 쓰여있다.

대신 자신만의 답으로 작지만 중요한 변화들을 만들었고 그것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진정한 변화는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 때에도

서서히 우리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 '크리스 채'가 처음부터 계획적인 안식년 year-off를 가진 건 아니었다.

그녀가 시카고의 한 에이전시에서 수석 디지털 디자이너로 일하던 2011년 당시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고 절망에 빠져있다가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지금껏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면 어떨까?"

라는 아빠의 조언을 듣고 그녀는 용기를 얻었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속담처럼 그녀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실천에 옮겼다.

20대 때 1년이란 시간을 자유롭게 보내면서 year-off가 단순히 쉼표나 충전의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장소에서 낯선 이들과 교류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새롭게 샘솟는 것을 경험했다.

그런 경험이 다시 직장을 찾는 데에 의외로 도움이 되었고

다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일상을 회복하며 30대를 맞았다.

그리고 두 번째 year-off 시간을 의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했다.

10년마다 1년씩 안식년을 갖는 것이다.

막연히 언젠가가 아닌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손미나' 작가를 저자가 우연한 기회에 만났다는 장면과

[H마트에서 울다]의 저자 '미셸 자우너'를 언급한 내용은 나를 흥분시켰다.

두 사람 모두 안정적인 직업을 과감히 때려치우고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길을 찾아 떠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가 안식년 기간에 투르 드 몽블랑(Tour du Mont Blance) 트레킹을 다녀온 이야기는 내가 몇 년 전 걸었던 그 길을 다시 추억하게 했다.



< 이 책의 장점 >

자신의 꿈,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욕구를 막연하게 상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계획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 방법을 각 장마다 질문을 던지고 독자 스스로 답을 찾으며 계획표를 짤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니 책을 읽기 전에 펜을 준비하길 권한다.

단순히 읽고 지나치지 말고 책 속 질문에 진심을 담아 스스로 답을 적어보길 바란다.

또한 저자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쓰인 생생한 자서전에

또 다른 이들의 안식년 스토리를 보너스로 첨부해 독자로 하여금 더욱 용기를 낼 수 있게 했다.


< 기억하고 싶은 책 속 문장 요약 >

* 결핍 마인드셋 (Scarcity Mindset) : 지금 가진 것보다 잃을 것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

* 풍요 마인드셋 (Abundance Mindset) : 지금 있는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충분할 거라는 믿음.

안식년을 보내는 동안 수입이 없다는 점은 재정적으로나 정식적으로 힘든 일이다.

'결핍'에서 '풍요'로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는,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경험의 시간은 다시 돌아올 수 없고

이 시기에 쌓은 경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가치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 진짜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 타인의 기대에 자신을 맞추지 않는다.

* 진짜로 원하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올인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기회가 찾아온다.


<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

30대 나이에 이렇게 도전적인 삶의 개척자를 보니 내 가슴이 절로 뛰었다.

내가 다시 30대로 돌아간다면 과연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마음에 들던 안 들던 대부분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온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더 늦기 전에 20대, 30대, 40대 아니 50대 이후에라도

자신의 삶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그리고 농담이지만 이 책은 전혀 위험하지 않다.^^*

오히려 인생 리셋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싶은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진짜로 원하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올인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기회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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