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의 법은 누구 편인가요? ㅣ 404 교양 1
조덕상 지음, 신시티 그림 / 404(사공사) / 2025년 8월
평점 :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오래 전 미국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탈 일이 있었는데 인터넷으로 예약할 때
조금 넓은 좌석에 앉기 위해 추가 요금을 내고 비상구 좌석을 구매했었다.
그런데 공항에서 발권하려는데 직원이 내게 묻는다.
“Can you speak English?”
“A litte bit” 이라고 내가 대답하자 갑자기 따따따다 빠른 속도로 질문을 퍼붓는다.
내가 버벅거리며 대답하자 그 정도로는 비상구 좌석에 앉을 수 없다고 다른 좌석으로 발권하겠다고 한다.
난 정당한 가격을 내고 구매했는데 왜 안되느냐고 했더니
비상구 좌석은 비상시에 승객이 다른 승객들을 탈출하도록 도와야하는 자리인데
그렇게 버벅대는 영어로는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내가 당신의 설명을 다 알아들었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더니 그래도 안된단다.
서로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나는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지만
상대방은 내 말을 빨리 알아듣기가 어렵다는게 이유였다.
그때 깨달았다.
권리에는 반드시 책임이 동반된다는 것을.
동전의 양면처럼 말이다.
책임은 곧 의무다.


[세상의 법은 누구 편인가요?]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예전에 있었던 내 경험이 생각난 이유는,
법이 누구의 편인지를 따지기 앞서 인권을 주장할 때 마땅히 책임져야 할 의무 또한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다.
책에서 다룬 노키즈존이나 장애인의 놀이시설 사용 등에 관한 판결을 보면
안전상의 문제가 가장 우선시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사고없이 지나왔다고 해서 항상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기에 우리는 평소 다양한 보험에 가입하는게 아닌가.
무조건 내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차별이라고 단정지어서는 안된다는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원고와 피고 양쪽 모두 자신의 권리만 주장한다면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
어렸을 때부터 권리와 책임 의무에 대한 합리적인 의식과 교양을 키워간다면
지금보다 한결 상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법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이 함께 읽으며 토론하는 자료로 사용하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