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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온도 : 혼자여도 괜찮은 나
린결 지음 / 도서출판 새얀 / 2025년 10월
평점 :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인간의 신체 온도 36.5도.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아가 생기기 전 서너 살까지는
누구나 존재 자체로 사랑받는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걸음마를 떼고, 학교를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점점 역할이란 게 주어지면
타인과 비교하고 경쟁하며 서로 앞서가려고 노력하는 삶이
우리들 대부분의 인생이다.
누군가 직장 생활이 힘들다고 말해도
누군가 인간관계가 버겁다고 말해도
다들 그렇게 살아~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현실에
작가는 반기를 들었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관점을 리모델링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작가 '린결'은
[존재의 온도]라는 에세이로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한다.
저자의 이름이 본명인지 예명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문장 속에 유독 '결'을 강조하며 반복적으로 쓴 걸 보면
자신의 삶에 자신만의 결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담긴 게 아닐까 싶다.
타인에 의해, 사회적 구속에 의해 상처받지 않기.
타인의 잣대로 자신의 삶을 비교하지 않기.
자신의 꿈을 현실과 타협하지 않기.
책 속 내용의 메시지는 대략 이렇다.
그중에서도 나는 자신의 꿈을 현실과 타협하지 말자는 얘기에 가장 끌렸다.
책을 읽다가 문득
최근 모 방송국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참가자가 한 명 떠올랐다.
그녀는 본선 무대에 휠체어를 타고 나왔는데 사연은 이랬다.
예비 심사에 합격한 뒤 본격적인 경연 준비를 하던 중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 부를 수 있는 목소리와
기타 칠 수 있는 손이 안 다쳐서 다행이라며
오디션에 출연하기 위해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허리에는 복대를 두르고 휠체어를 타고 나왔지만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조금도 아픈 사람 같지 않게 기타를 치며 혼신의 힘을 다해
안정적인 호흡으로 노래를 불러 무척 감동적이었다.
현실과 적당히 타협했다면
그녀는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만 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타협 대신 꿈을 선택했다.

남의 기준 대신 나의 감각을 믿는 삶.
과정에 몰입하고, 결과에 흔들리지 않으며,
몰입에서 조용히 기쁨을 길어 올리는 삶.
책 속 이 문장처럼 그녀는 자신의 꿈을 찾는 과정에 몰입하고
기쁨을 길어 올리는 중이리라.
그녀뿐만 아니라 그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오랜 시간 무명가수로 활동해 왔으며
현실적,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놓지 않았기에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다.
그들을 보면서 내 삶을 돌아봤다.
나는 꿈이라는 걸 꾼 적이 있었는지,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 정도의 열정을 쏟아본 적이 있었는지를 말이다.
다시 책 속 한 문장을 곱씹어 본다.

삶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선택을 감당할 수 있는 용기라는 걸.
자신의 속도와 자신의 방향, 자신의 결을 따라
스스로의 길을 걷는 자만이
진정 용기 있는 삶을 살아가는 거라고.
그것이 진정한 존재의 온도라는 걸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