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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메리카노 어쩌면 민트초코 - 달콤 쌉싸래한 다섯 가지 러브픽션
사토 시마코 외 지음, 강보이 옮김, 한성례 감수 / 이덴슬리벨 / 2013년 12월
평점 :
평소에도 커피를 즐겨 마시는 편이지만 술 마시고 난 직후에는 더욱 커피가 땡긴다.
30대 때엔 밤새 술마시고 난 후 24시간 하는 커피숖에 들어가 첫차를 기다리며 따끈한 커피로
차가워진 속을 달래곤 했다.
밖에는 술에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어지러워진 거리를 청소하시는 분들...서로 끌어안고 걸어가는 연인들...
차가운 유리창 너머 모습들을 바라보며 뜨거운 한모금에 다시금 올라오는 외로움을 녹이곤 했던 기억들...
사랑은 아메리카노 어쩌면 민트초코는 지독하게 외로움을 전하는 소설이다.
커피의 특성이 혼자인 시간을 녹여주는 느낌이기 때문일까?
네명의 여류작가가 그려낸 사랑 이야기속엔 따뜻하면서도 사람이 가질수 밖에 없는 혼자라는 느낌들이
이리도 세밀하게 녹아 있는지...
사토 시마코 씨의 -stranger in paradise
천재라고 믿는 형과 진짜 천재인 동생...
사랑도 자신의 재능도 목숨까지 바쳐 형을 위해 피워낸 하얀재스민을 닮은 커피꽃.
그 슬픈 전설...
가와구치 요코-제비꽃 커피와 연꽃 젤리
인생의 쓴맛을 턱밑까지 차오르게 겪은 80대 자매가 운영하는 커피점...
그곳에서 쓴맛을 알아가는 나.
그곳의 7대 불가사의에 얽힌 슬픈 이야기들...
아오메 우미-내사랑 모이즈......모카 마타리의 유혹
어느날 커피향과 함께 불쑥 찾아온 사랑.
그 사랑을 찾아 거리를 헤매이는 나에게 다가온 시간과 그 파편들의 흔적들...
유즈키 케이-비 오는 날에는 킬리만자로를
사람도 관심도 싫어 일과 블러그속으로 피한 마키.
모든 걸 버린다는 것은 모든 걸 원한다는 것.
그녀에게 다가오는 인연...
+한잔
한여자의 이어질 듯 끊어질 듯 .
위태위태한 일기장에 적힌 사라져가는 커피향을 닮은 이야기들...
지금 친한 동생은 만날 때마다 커피를 내려온다.
식을새라 보온통에 하나가득 담아온 그날 내린 커피.
그 커피를 마시며 불이 꺼진 극장에 앉아
나는 다시금 혼자가 되어, 나와는 상관없는 스크린 속 이야기들을 바라보며
친숙해져 버린 외로움에 나는 다시금 안도 한다.
이제는 커피에 담긴 이야기들을 서서히 알아가는 나이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