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 안데르센 동화집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보리스 디오도로프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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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스로를 자책했다. 

난 못되쳐먹었다고. 난 정말 나쁜년이라고. 

어떻게 한번도 인어공주를 불쌍히 여기질 못했느냐고. 

그렇게 자책하고 나서도 다시 내가 미웠다. 여전히 나는 인어공주가 싫다. 

바보같아서 싫다. 어릴적부터 끝없이 느꼈던 그 감정은 여전히 남아있다. 

바보같아서 인어공주가 싫다. 

외모지상주의 세상에서 자신을 놓은 것일 뿐인 바보같은 인어공주에게 미안하다. 

꼬리있으면 어떤가 싶다. 왜 말을 못했나 싶다. 

왜 발을 같고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나 싶다.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인가 싶다. 

왜 자신의 목숨을 그렇게 하찮은 것이라 생각했는지 그것이 싫다. 

난 인어공주가 그렇게 죽기를 원하지 않았다. 

바보같은 왕자를 자신의 옆에 두고 나면 어쩌면 목소리가 돌아올것이라는 내 믿음을 어째서 깨어버렸나 싶다. 

왜 죽음으로써 어린이의 동심을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무너트렸나 싶다. 

바보 같은 그녀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믿었나 싶다. 

자신을 버리고 왕자를 살리는 것이. 

왕자를 찌르지 않고서 자신이 죽은 일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리는 일이 정녕 무슨 상황인지 난 여전히 인어공주가 불쌍하지 않다. 

바닷속 자신의 부모와 백성들은 두고 혼자사랑놀음 하다 무책임하게 죽어버린 무책임한 공주일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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