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남자를 모른다 - 여자를 미치게 하는 남자들의 철없는 행동심리학
한네 제만 지음, 김인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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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제목의 책이여서 호기심이 생긴 책이다.

게다가 이런 류의 책은 처음이라서 읽기 시작하면서 혼자서 "피식" 웃어버렸다.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지만 나한테 이 책이 과연 도움이 될까 싶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결혼도 했고 가정 생활은 화목한 편이다. 

또 내가 근무하는 직장엔 대부분이 여자들이라 사실 남자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한 것은 그냥 그 다름이 뭔지 궁금해서였다.

 

사춘기 철부지 시절, 연애 시절엔 그렇게도 궁금했던 남자의 심리가 이젠 별로 궁금해지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다름에 대해서는 여전히 호기심이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내가 아이들을 대하면서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의 평균적이지만 공통적인 다름을 많이 발견한다.

대부분의 여자아이와 대부분의 남자아이 - 물론 예외는 언제나 있다 - 의 다름 속에서 나의 인내심은 항상 도전을 받는다.

여자인 내가 잘 모르는 남자들만의 심리학적, 사회문화적, 생물학적 다름을 안다면 남자아이들을 지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의 저자는 여류 심리학자이다.

여자가 남자에 관한 책을 썼다?!

처음엔 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지나고 나니 오히려 여성의 눈으로 분석한 남자의 심리였기 때문에 여성 독자인 내게 더 잘 이해되는 것 같았다.

그런 점에서 여자 독자들을 위한 책인 것 같다.

 

최근에 생긴 신조어 중에 "초식남"이라는 말이 있다.

남성성으로 대변되던 공격적이고 남성적인 느낌의 남성이 아니라 혼자 있는 것을 즐기고 상냥하며 조용한 신인류라는 것이다.

세상이 다변화되면서 성 정체성 역시 변화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전통적인 성역할 거부하고 책임감을 짊어지기 싫어하는 것이 남자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한 심리학적, 생물학적, 사회문화적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는 저자의 글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남성, 그들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 여성과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 책이었다.

색다르고 재미있었던 책~

 

 



 아들, 남편, 아버지…, 철들지 않는 남자 도대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_생물학적, 사회문화적, 심리학적 연구로 파헤친 남자의 재발견

남자들이 대화하지 않는 이유는 호르몬 탓이다
남녀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여자들은 남자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남자들은 매번 여자들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무시하며 돌아선다. 이런 남자들의 특성은 생식기에 영향을 미치는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의 농도와 관련이 있다. 신경생물학자이자 정신과의사인 루안 브리젠딘 박사는 한 연구사례를 통해 이 점을 증명했다. 임신 8주째부터 태아의 고환에서는 다량의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는데, 이것이 두뇌 발달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이 중대한 방향 전환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두뇌의 의사소통 기능을 좌우하는 중추세포를 파괴한다. 즉, 남자들은 여자들과 달리 말로 유창하게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의사소통 중추가 발달하지 못했다. 게다가 여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신경세포가 발달해 감정조절이 잘 되는 반면, 남자들은 힘겨운 노력이 필요할 만큼 감정조절능력이 미성숙하다. 남자들이 의사소통과 공감능력 면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다. 즉, 남자들은 대화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남자들의 사회적 책임감은 본능이다
정신분석학자 에릭 에릭슨에 따르면, 남자들이 아버지가 되는 것과 아버지로서 살아가는 것은 생성성生成性이라 불리는 자질에 해당된다. 남자들은 단순히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들은 사춘기와 성숙기 초반까지 냉혹한 이기주의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성숙기를 거치면서 남자로서의 책임감이 강해지고,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남자들은 생성성이 발달하는 가운데 자신의 모든 행위를 후손의 행복과 연관짓기 시작한다. 최근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남자들이 늘고 있는데, 그들의 마음속에는 후손들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기성세대에 대한 비난과 분노가 내재해 있다. 그것은 안타깝게도 ‘우리 부모도 나처럼 생각했더라면 좋았을걸.’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져, 세상에서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남자들도 아이를 낳으면 기뻐하고 아이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 남자들이 아들, 남편, 아버지로서 느끼는 사회적 책임감은 본능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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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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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이한(?) 경험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PD출신 국어선생님은 중간고사 시험범위를 교과서에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논리학"을 추가하셨다.

교과서는 수업 시간에 배웠다지만 "태백산맥"과 "논리학"은 오롯이 우리 개인의 몫이여서 시험 공부하는데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기말고사 때는 마찬가지로 조정래의 "아리랑"도 시험범위였다.

그래서 우리 학년의 국어평균은 35점 정도였던 기억이 난다.

그 와중에 난 81점과 79점으로 전교 1등을 한 적도 있었다는...

 

하지만 그 괴짜 선생님 덕분에 태백산맥 10권과 아리랑 12권을 그 바쁜 고등학교 때 읽었던 경험은 지금도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 조정래의 "황토"를 만난 건 나에게 그런 추억이 새록 떠오르게 하는 모티브이기도 하다.

 

태백산맥과 아리랑도 그랬었는데 조정래의 소설은 아프다.

아픈 역사와 시대적 감성을 건드리기 때문에 읽는 내내 정말 아프고 슬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덮을 수 없게 만드는 건 조정래만의 흡입력 있는 문체 덕분인 것 같다.

 

37년 만에 새롭게 장편소설로 출간되었다는 "황토"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정말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었다.

 

황토 역시 우리 아픈 역사를 모두 짊어진 개인사의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모두 다른 세자식을 키우는 비극적인 삶의 주인공의 이야기이지만 그건 우리의 근현대사,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원하고 바라서 아비가 다 다른 자식을 낳고 키우게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하지도 바라지도 않았지만 손가락질 당하는 인생을 살게 되었고 그럼에도 자식들을 버리지 않고 키워냈다.

하지만 그 자식들은 서로에게 잔인할 만큼 차갑고 그것을 바라보는 어머니로서의 인생 역시 헛되고 슬프다.

 

아픈 역사지만 겪어왔고, 그렇게 때문에 돌아봐야한다는 것이 조정래의 메세지인 것 같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꼭 읽어봐야하는 건 아마도 이 메세지 때문인 것 같다...

 

 



 37년 만에 장편소설로 재탄생한 ‘정본’'황토'를 만난다!


『황토』는 일제 말기부터 해방 전후,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며 아비가 각기 다른 세 자식을 키울 수밖에 없었던 한 여인의 굴곡진 인생을 형상화한 소설이다. 어느 날 작은아들의 조난 소식 앞에 자신 역시 일본 순사의 씨이면서 파란 눈을 한 동생을 “인디언을 개 잡듯 한 살인자의 피”가 흐른다는 이유로 멸시하는 큰아들의 태도에 모욕감을 느낀 주인공이 지나온 삶을 회상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부모를 위해 죽기보다 싫은 일본순사의 제안을 수락하여 아이까지 낳았고, 여자로서의 평범한 행복을 누리려는 찰나 좌(左)와 우(右)라는 이념의 덫에 쓰러졌으며, 선의를 가장한 미군에게 겁탈을 당하고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은 결국 모두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그럼에도 그녀는 어머니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꿋꿋이 삶을 개척했지만, 자식들마저 그녀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외세와 이념에 짓밟혔던 현대사의 자화상”(임규찬, 문학평론가)이라고 평가받는 『황토』는 비극적인 역사가 가한 고통을 오롯이 감내할 수밖에 없었던 소시민들의 역사로, 우리의 근현대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주인공의 삶에 투영된 모순과 부조리를 통해 보여준다. 특히 작가는 이번 개작의 과정에서 우리 역사의 모순을 좀더 극명하게 드러냈다.

우리는 여전히 얼굴만 달리 했을 뿐, 이 소설 속에서 폭로하는 한국 사회가 가졌던 내부적인 문제와 외부의 압력 속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의 압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새삼 국가와 역사란 무엇이며, 그 앞에 선 개인과 생(生)은 무엇인지, 그리고 비극적인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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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아시아 모멘텀 - 아시아는 세계의 미래이자 한국의 미래다
장대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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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시아를 향한 가속도... 저자의 방대한 자료 제시와 해박한 지식에 감탄이 나온 책이다.

역사적으로 아시아는 하나의 아시아를 위한 노력들을 해왔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원아시아이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하나의 단일된 문화나 경제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칭기즈칸이 거대한 제국을 다스릴 때 분명 원아시아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것 역시 부족했고 다시 아시아는 분열되었으며 흩어졌다.

 

우리 나라 역시 최근 60년 동안에는 적어도 아시아로 눈을 돌리기 보다는 선진국을 벤치마킹하기 바빴다.

정신 없이 달려오다 이제 조금 한숨을 돌리고 아시아를 향해 다시 뒤돌아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붉은 악마들의 카드 섹션이 기억난다.

그 중 하나가 "Pride of Aisa" 였다.

비록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시기 어린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지만 우리가 아시아의 한 국가로,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엔 충분한 카드 섹션이었고, 우리 나라 국민들에게 우리는 아시아인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일이었다.

 

우리는 그 동안 아시아인이었지만 아시아인이 아니었다.

우리 나라보다 뒤처진 나라들에 대한 관심보다는 다른 선진국들을 향해 시선고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젠 아시아를 돌아볼 차례이다.

경제의 흐름이 아시아로 넘어왔다고 보는 전망들이 우세하다.

유럽과 미주를 거쳐 이제 아시아로 공이 넘어왔다.

그런데 아직 아시아는 하나의 아시아가 아닌 분열의 아시아다.

여러 경제 협력들은 진척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들이 많다.

 

저자는 이런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지양하고 서로 공생할 수 있도록 발맞추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같은 경제적, 문화적 협력을 통해 원아시아를 만들고 더 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리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라면 장단점을 잘 따져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원아시아는 올 것인가?!

 



원 아시아를 고스란히 담은 책
이 책은 원 아시아 ‘입문서(Introductory Textbook)’로 만들어졌다. 원 아시아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또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를 차근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원 아시아를 규정할 때 반드시 지리적 범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점, 한·중·일의 공동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 모래알 같은 아시아를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점 등을 자연스럽게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풍요롭고, 평화롭고, 개방적으로 변모한 원 아시아는 인류 전체의 축복이다. 원 아시아를 통해 긴장관계에 있는 아시아는 이제 화합과 여유의 하모니가 흐르는 지역으로 변모할 것이다. 그 안에서 세계인 모두는 더 많은 성장 기회를 얻고, 곳곳에서 고른 풍요로움을 누릴 것이다.

이제는 아시아의 모멘텀을 모아야 할 때
중요한 것은 모멘텀(momentum)이다. 무르익어가는 주변 여건들에 행동의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특히 선진그룹과 후진그룹, 일본과 중국, 동북아와 동남아 사이에서 조정자(coordinator) 또는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이 나설 때가 됐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EU와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나라이기 때문에 아시아와 미국·유럽을 연결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한국이 촉진자·조정자로서 원 아시아 구축에 기여하려면 선진국(先進國)뿐만 아니라 문화적·도덕적 우월성을 갖춘 선진국(善進國)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적·심리적·지적인 여유를 바탕으로 남을 먼저 배려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원 아시아의 비전은 대한민국의 발전과 번영에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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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즐거워 - 서울은 나를 꿈꾸게 했다
장미자 외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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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울시가 주최한 "잊지 못할 나의 서울 이야기" 당선작을 엮은 책이다.

서울살이와 관련한 비슷비슷한 이야기도, 색다른 이야기도 모두 어울려 담겨져 있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야기가 없었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서울에 살고 있다.

아버지도 서울에 계속 사셨고, 서울이 고향이라면 고향이다.

그래서 이 책에 묘사되는 많은 부분-지방에서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의-처럼 색다른 감흥을 가져본 적은 없다.

단지 서울이 고향이기 때문에 그냥 편안하다는 느낌 정도는 가지고 있다.

 

가끔은 서울을 떠나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강원도나 부산, 제주도 같은 곳에 가서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간혹 하기도 한다.

우리 나라 어디든 정 붙이고 살아 간다면 내 고향이 되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이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그 안에서 나고 자란 나는 잘 모르는 그런 경험을 엮은 책이다.

그래서 대체로 꼭 서울에 와서 살고 싶었다. 처음 올라와서 신기했다, 다시 돌아오고 싶었다. 등등의 이야기에 다소 민망함을 느꼈다.

물론 나도 문화를 비롯해서 여러 면으로 혜택이 많은 곳이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안에서 슬쩍 감춰진 문제들에 대해 별다른 에피소드가 없는 것에는 조금 아쉽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 세대의 이야기가 많아서 그런지 대학, 방황, 취업 등등과 관련된 이야기도 꽤 있었다.

그 이야기 속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나의 20대도 떠올랐고,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모습도 오버랩되었다.

매일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의 무대가 되는 서울, 이 도시 안에서 나는 충분히 행복한 것 같다.

왜냐하면 아직은 탈출하고 싶은 욕구가 많지 않으니 말이다...

 

 



도시인들이 이야기하는 다종다양한 도시의 모습

《도시는 즐거워》는 서울시가 주최한 ‘잊지 못할 나의 서울 이야기’ 1, 2차 공모전에 출품된 원고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만을 가려 뽑은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시, 서울을 무대로 도시의 색다른 면면들을 보여 준다.

세련되고 풍요로운 세계이자, 차갑고 폐쇄적인 공간으로 상징되곤 하는 도시. 하지만 《도시는 즐거워》의 저자들이 도시의 삶 속에서 마주친 도시의 내면은 무척이나 따듯하다. 실연의 아픔으로 세상을 등지려 했던 젊은이가 “청춘이 다시 오나 어디. 힘내서 살아.”라는 식당 아주머니의 위로에 새 삶을 살게 되고, 가족과 나들이를 왔던 아이가 미래의 꿈을 발견하면서 장래가 달라지고, 각자 갈길 가느라 너무나도 분주한 거리 한복판에서 길을 헤매거나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낯선 사람들의 진심 어린 배려와 친절을 경험하고 감동하는 곳이 바로 도시다.

도시의 따듯한 내면을 만나다

물론 《도시는 즐거워》에 비춰진 도시의 삶이 총천연색 희망만으로 가득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힘들고, 아프고, 좌절하는 순간에도, 우리 곁에는 언제나 힘을 북돋우는 가족, 마음 씀씀이가 넉넉한 이웃, 착한 사마리아인 같은 선한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다고 42편의 에피소드들은 말한다. 그렇게 도시는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이 모이는 곳이다. 그 마음을 느끼고, 나 또한 마음 한 조각을 보태면 우리는 희망에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에 도시의 삶은 참 즐겁다. 도시인으로 살아가는 건 참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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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 - 마음주치의 정혜신의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
정혜신.이명수 지음, 전용성 그림 / 해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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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너답지 못하다"는 말은 상대방을 옴짝달싹 못하도록 심리적 올가미를 던지는 행위와 다르지 않습니다. 뭔가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도하려는데 누군가 내게 '너답지 않게 왜이래'라고말할 때, 뱀처럼 휘감기고 늪처럼 허우적거리게 하는 그 질척한 느낌, 얼마나 싫고 맥빠지는지 잘 아시잖아요.

 

그렇다. 뱀처럼 휘감기고 늪처럼 허우적거리게 하는 그 질척한 느낌을 잘 안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맥빠져 넘어지기도 하고 상대방을 맥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또 그 말을 이용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안에 머물러 있게도 만든다.

 

이 책에서 가장 나의 뇌리에 남았던 구절이었다.

"너답지 못하다"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의 좌절, 분노, 짜증, 오기 등등의 감정의 뒤엉킴을 아직도 기억한다.

물론 지금도 가끔은 듣는 말이다.

조용한 호수같은 평점심을 유지하다가 가끔 그 속에 파문이 일어날 때... 너 답지 않다라는 소리를 듣곤 한다.

 

사람은 나다운 것은 없다.

단지 나답게 만드는 몇 가지 요소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그 몇 가지 요소들은 남들이 나를 보는 기준이 된다.

그 때문에 난 갇혀서 결국 그 안에서 나를 만들다가 가끔은 깨고 나오려는 시늉을 한다.

 

이 책의 형식은 조금 독특하다.

정신과의사 정혜신과 심리기획자 이명수... 이 부부의 출퇴근 대화 속에서 나온 이야기를 엮은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도, 처음 들어보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등장한다.

물론 그 이야기들은 다 내 마음 속을 잘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치유하도록 만들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심리처방전을 표장하는 책다운 결말로 귀결된다.

 

사실 이 책은 이 두부부의 가장 큰 심리처방전이 아니었을까?!

심리 상담을 하면서 지치고 힘들어진 심신을 부부간의 다양한 대화로 치유해 나간 경험...

그 경험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읽는 내내...

 

평소 나는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엄청나게 잠을 자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나름대로의 심리처방전인 셈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렇게 자신들만의 심리처방전을 가지고 있다.

단지 그것이 무엇인지 찾은 사람과 못 찾은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자신만의 심리처방전은 어떻게 찾아야할까?!

그 해답으로 가는 길에 작은 도움을 주는 "홀가분"

제목처럼 읽는 동안 서서히 홀가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사소하고 즐거운 내용들, 그 속에서 공감되는 나를 발견하고 홀가분했다.

그런 생각을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공감 속에서 홀가분했다.

저자 부부처럼 여러 사람들 속에서 나를 외롭게 만들지 않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곤 나도 홀가분했다.

 

오늘부터 나를 홀가분하게 만드는 나만의 처방전을 찾아보자...

 

 



“당신의 마음을 쓰다듬어준 적이 언제인가요?” 정신과의사 정혜신과 심리기획자 이명수가 전하는 나의 결대로 나의 호흡대로 살기 위한 치유 공감!

 

사회라는 거대한 ‘정글’ 속에서 자신의 생살을 부비며 살아가는 우리들. 사회적 지위, 부나 능력, 세상의 속도와 시선 같은 외형과 잣대에 휘둘리며 끊임없이 상처받고 갈등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타인의 요구와 세상의 평가에만 맞추어가다 보면 누구랄 것 없이 삶의 고비와 ‘막다른 골목’에서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럴 때 누군가가 진심을 다해 조언해 줄 수 있다면, 혹 그렇게 되지 않도록 미리 마음에 예방주사를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에 나 자신에 대한 건강한 들여다봄과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먼저 지녀할 것임을 강조하는 정신과의사 정혜신 박사와 그녀의 영감자인 심리기획자 이명수 대표가 심리처방전『홀가분』을 펴냈다.
지난 5년간 홈페이지에 연재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던 <그림에세이>는 두 사람이 나누어온 생각의 결실로서,『홀가분』은 그중에서 엄선한 105편의 글들과 여운을 주는 전용성 화백의 담백한 그림이 어우러져 치유의 에너지를 한가득 선사한다.
제목인 ‘홀가분’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감정을 표현할 때 즐겨 쓰는 430여 개의 단어 중 긍정성을 뜻하는 쾌(快)의 최고 상태로 꼽은 말이라고 한다. 이 책은 바로 세상의 기준과 시선에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그 어떤 경우에도 나를 사랑하고 지지함으로써 온 마음으로 홀가분해질 수 있도록 응원하는 독특한 형태의 심리처방전이다.
저자는 속깊은 치유자의 시선과 언어로 지치고 아픈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맹목적인 세상살이의 이면을 날카롭게 들여다봄으로써 우리 삶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는다. ‘심리적 자기 보호는 호들갑이 아니라 실력이다’는 명제가 이기적인 수사가 아닌 행복한 삶의 진리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작가 자신의 내밀한 체험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들려준다. 또한 감성적인 문체 속에 풍부한 심리학적 근거를 자연스럽게 담아내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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