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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남자를 모른다 - 여자를 미치게 하는 남자들의 철없는 행동심리학
한네 제만 지음, 김인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특이한 제목의 책이여서 호기심이 생긴 책이다.
게다가 이런 류의 책은 처음이라서 읽기 시작하면서 혼자서 "피식" 웃어버렸다.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지만 나한테 이 책이 과연 도움이 될까 싶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결혼도 했고 가정 생활은 화목한 편이다.
또 내가 근무하는 직장엔 대부분이 여자들이라 사실 남자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한 것은 그냥 그 다름이 뭔지 궁금해서였다.
사춘기 철부지 시절, 연애 시절엔 그렇게도 궁금했던 남자의 심리가 이젠 별로 궁금해지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다름에 대해서는 여전히 호기심이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내가 아이들을 대하면서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의 평균적이지만 공통적인 다름을 많이 발견한다.
대부분의 여자아이와 대부분의 남자아이 - 물론 예외는 언제나 있다 - 의 다름 속에서 나의 인내심은 항상 도전을 받는다.
여자인 내가 잘 모르는 남자들만의 심리학적, 사회문화적, 생물학적 다름을 안다면 남자아이들을 지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의 저자는 여류 심리학자이다.
여자가 남자에 관한 책을 썼다?!
처음엔 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지나고 나니 오히려 여성의 눈으로 분석한 남자의 심리였기 때문에 여성 독자인 내게 더 잘 이해되는 것 같았다.
그런 점에서 여자 독자들을 위한 책인 것 같다.
최근에 생긴 신조어 중에 "초식남"이라는 말이 있다.
남성성으로 대변되던 공격적이고 남성적인 느낌의 남성이 아니라 혼자 있는 것을 즐기고 상냥하며 조용한 신인류라는 것이다.
세상이 다변화되면서 성 정체성 역시 변화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전통적인 성역할 거부하고 책임감을 짊어지기 싫어하는 것이 남자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한 심리학적, 생물학적, 사회문화적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는 저자의 글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남성, 그들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 여성과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 책이었다.
색다르고 재미있었던 책~ 
아들, 남편, 아버지…, 철들지 않는 남자 도대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_생물학적, 사회문화적, 심리학적 연구로 파헤친 남자의 재발견
남자들이 대화하지 않는 이유는 호르몬 탓이다
남녀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여자들은 남자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남자들은 매번 여자들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무시하며 돌아선다. 이런 남자들의 특성은 생식기에 영향을 미치는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의 농도와 관련이 있다. 신경생물학자이자 정신과의사인 루안 브리젠딘 박사는 한 연구사례를 통해 이 점을 증명했다. 임신 8주째부터 태아의 고환에서는 다량의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는데, 이것이 두뇌 발달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이 중대한 방향 전환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두뇌의 의사소통 기능을 좌우하는 중추세포를 파괴한다. 즉, 남자들은 여자들과 달리 말로 유창하게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의사소통 중추가 발달하지 못했다. 게다가 여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신경세포가 발달해 감정조절이 잘 되는 반면, 남자들은 힘겨운 노력이 필요할 만큼 감정조절능력이 미성숙하다. 남자들이 의사소통과 공감능력 면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다. 즉, 남자들은 대화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남자들의 사회적 책임감은 본능이다
정신분석학자 에릭 에릭슨에 따르면, 남자들이 아버지가 되는 것과 아버지로서 살아가는 것은 생성성生成性이라 불리는 자질에 해당된다. 남자들은 단순히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들은 사춘기와 성숙기 초반까지 냉혹한 이기주의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성숙기를 거치면서 남자로서의 책임감이 강해지고,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남자들은 생성성이 발달하는 가운데 자신의 모든 행위를 후손의 행복과 연관짓기 시작한다. 최근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남자들이 늘고 있는데, 그들의 마음속에는 후손들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기성세대에 대한 비난과 분노가 내재해 있다. 그것은 안타깝게도 ‘우리 부모도 나처럼 생각했더라면 좋았을걸.’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져, 세상에서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남자들도 아이를 낳으면 기뻐하고 아이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 남자들이 아들, 남편, 아버지로서 느끼는 사회적 책임감은 본능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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