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속 숫자의 거짓말 - 정부와 여당, 기업, 정치가는 통계로 우리를 어떻게 속이고 있는가?
게르트 보스바흐 & 옌스 위르겐 코르프 지음, 강희진 옮김 / Gbrain(지브레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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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논리적이라는 것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와 비례한다.

단, 그것은 논리가 사실에서 기반할 수 있어야 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왜곡된 사실에서 출발한 논리는 우리를 현혹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곡된 사실에서 출발한 논리라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떤 사실의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에 대한 책들은 참으로 많다.

전 세계적 조직망을 가지고 국가 체계 자체를 흔드는 세력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우리의 눈을 가리는 간단한 세력과 트릭까지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고 나 역시 몇 권 읽은 후 놀라움과 경악을 금치 못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새롭다.

바로 통계와 숫자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세력이 만들어 가는 거짓과 위선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 내는 통계를 자세히 파헤쳐 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가 거의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통계, 그래프, 수치, 백분율에 대한 비밀을 말하고 있는 부분이 놀라웠다.

설문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설문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어떤 설문 조사의 통계나 수치를 볼 때 그런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런 부분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과연 그들이 말하는 많은 부분들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것까지 파헤치고 있다.

 

사실이 아니라면?

왜 그런 거짓된 사실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그런 거짓된 사실로 얻게 되는 이득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그런 왜곡된 사실 속에서 어떤 것들을 잃고 있는 것일까?

많은 물음을 하고 답을 얻어갈 수 있는 과정에 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당하게 되는 현실에 놓이게 되는 것을 경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선거 때면 항상 나타나는 지지율의 숨겨진 비밀! 연금보험은 정말 적자일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의 설문조사의 중심은 설문 대상자가 아니라 설문 의뢰자라는 사실이다!
현대사회에서 객관성과 전문성을 상징하는 통계! 그래프와 수치, 백분율은 모든 논리를 잠재우는 마법의 그림이었다. 그런데 그게 단 하나의 기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바뀐다면? 노동자나 회사원의 임금, 학자금 대출 등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 모두들 물가상승률에 대한 언급은 쏙 뺀 채 월급이 얼마나 올랐는지만 얘기하고, 인상된 등록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체 하면서 학자금을 얼마나 더 빌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얘기한다. 정부는 이야기한다. 환자들한테 지급되는 엄청난 보험금 때문에 언젠가는 국가 재정이 파탄날 것이다. 정말 그럴까?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데 20여 퍼센트라니 저 여론조사는 어디에서 한 것인지 궁금했던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것이 통계 표본 집단 추출과 인과관계만으로도 얼마든지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통계의 기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면? 수많은 사례를 통해 조사된 수치가 한두 가지 기준을 바꿈으로써 어떻게 조작되고 확대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숫자의 거짓말》은 기준과 상대적, 절대적 가치, 인과관계(원인과 결과), 표본 추출 방식 등으로 180도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이는 선거, 정부의 발표, 정치가들의 숫자놀음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는 국민연금, 의료보험, 노후연금 및 은행의 자료 역시 우리 스스로 의심하고 확인해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이를 위해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통계 조작자는 누구일까? 여론조사의 대상과 수요자는 같다? 다르다! 백분율이 지닌 무소불위의 권력! 하지만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백분율?! 숫자보다 더 많은 거짓말을 하는 그림=그래프가 의미하는 것은?!

수치와 통계로 재난 영화를 찍는 이들: 보험회사부터 정치가, 정부까지 통계의 마법으로 만들어 내는, 부자를 위한 거짓말의 비밀을 밝힌다! 통계는 이용하기에 따라 현상을 미화하고, 허풍을 떨고, 대중을 호도하고, 현실을 조작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조작된 수치들은 이른바 ‘전문적 정보’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는 중요한 결정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다. 이렇게 이루어지는 수치 조작은 사회구성원 간의 연대의식을 허물고,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이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며, 사회적 약자들 사이의 분열을 조성한다. 나아가 급속도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일부 계층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이기적인 거짓말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적을 만든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활용되고 있는, 정부나 여당, 정치가, 사업가가 통계나 수치를 통해 설득하는 복지 논쟁의 주요 쟁점을 아래에 정리해보았다.

-고령 인구가 늘어날수록 의료 재정은 궁핍해진다는 통계는 과연 진실일까?
-노후연금을 위한 주식투자는 정말 성공적일까?
-최저임금자가 많아야 국제경쟁력이 높아진다는 통계는 사실일까?
-중산층의 관심을 부유층이 아니라 빈곤층에게 돌리는 수치의 목적과 비밀!
-저임금 일자리를 확충할 때 부자들이 더 큰 부자가 된다는 진실 대신 기업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통계의 오류는 시금치의 가치를 바꿨다!
-불법 탈세자들의 체납이나 탈루 세금만 거두어도 나라 살림이 안정되는 이유!
-큰돈을 집어삼키고, 국가부채와 그에 따른 이자는 누가 감당하고 있을까?

그래픽의 거짓말 단계
1) 생략 -가뜩이나 공사다망한 주주들에게 세세한 것까지 모두 다 알려 줄 필요는 없다. 괜히 골치만 더 아파질 뿐이다. 따라서 지금 내 앞에 놓인 과제는 중요한 지표들을 선정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중요한 지표’란 내 과실은 감추고 공로는 돋보이게 만드는 지표들이다.

2)앞의 고점은 생략하고 저점부터 뒤로 갈수록 고점인 지점을 선으로 연결하라. 그 사이의 파도는 무시한다. 양심의 가책 때문에 너무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위 그림을 보는 즉시 누구나 머릿속으로 그래프 속 점들을 직선으로 연결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주주들의 수고를 한 가지 덜어 준다는 생각으로 그래프 속 점들을 신나게 이으면 된다.

3)인간은 역동적인 것을 추구한다. 맨 오른쪽 점에서부터 하늘을 향해 죽죽 뻗어 나가는 화살표를 그려 보자. 그렇게 하고 나면 이제 걱정은 접어도 될 듯하다. 내가 경영진에 포함되어 있는 이상 우리 회사의 주가는 앞으로 계속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인상을 충분히 심어 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누구나 이유에 대해 집착하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뒤바꾸는 방식으로 현실을 조작하는 방식은 상당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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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여행 에세이, 개정판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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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복합적인 형식의 책이다.

심리에세이라는 말 자체도 생소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여행에세이가 아닌가도 싶고 그야말로 에세이 그 자체인가 싶기도 하다.

하긴 이런 점이 에세이의 묘미이자 내가 좋아하는 면이기도 하다.

 

요즘은 정말 다양한 형식의 에세이가 있는 만큼 책으로 엮는 것 자체가 우스운 수준의 책들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마치 보석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에세이를 만날 때는 신이 난다.

이 책은 뭘까...

내가 좋아하는 여행과 작가 자신의 인생을 빗댄 삶의 고찰, 그리고 아마추어 수준 이상의 심리학적 이야기도 담겨있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마음 다스리기인 것 같다.

최근 가장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 사이코패스, 집단 이기주의 등등 모두가 자신의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에서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상담심리 등과 관련된 교육적, 학술적, 사회적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학교에서도 전문 상담교사가 일정 수 이상 배치되어 이런 씁쓸한 시대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심리) 때문에 이렇게 고통 받고 있는 걸까?!

평화롭고 잔잔한 호수 같은 마음은 왜 그렇게 유지하기 힘든걸까?
나 역시 미쳐버릴 만큼 마음이 힘든 시기가 주기적으로 온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폭발할 정도의 분노나 동요...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는 정말 힘들다.

 

이 책 역시 작가의 그런 마음에서 출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 속의 문제를 발견하고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여정... 그 안에 동참해보자.

 

 

 소설가 김형경의 첫 번째 심리 에세이
내면의 문제를 인식하고 삶을 변화시켜 나가는 치유의 여행

김형경 작가는 이십여 년 전 ‘인간의 마음을 쉽고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해부도처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기술한 책은 없을까?’’ 하던 꿈을 떠올리며 이 글을 썼다고 한다. 김형경의 심리 에세이는 깊이 있는 통찰에 문학적인 향기까지 더해져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한 번쯤 ‘내 마음이 왜 이렇지?’ 라는 물음을 가져 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그가 들려주는 여행지에서의 소소하고 다양한 체험과 그 안에 녹아있는 내면 성찰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마음의 비밀을 열어보는 『사람풍경』은 정신분석이나 심리 에세이를 처음 만나는 사람도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김형경의 심리 에세이는 냉철하면서도 따뜻하다. 사람의 심리에 대한 섬세하고 다정한,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접근은 꼭꼭 숨은 내면의 진짜 모습을 만나본 사람이기에 가능한 걸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때론 정곡을 찌르듯 아프고, 때론 상처 난 곳을 어루만져 주는 것 같다. 『사람풍경』에서 그는 로마의 지하 무덤 카타콤을 보면서 그 어두움과 막막함에 ‘무의식’의 거대함을 생각하고, 어두컴컴한 파리의 하늘 아래에서 우울의 원인에 대해 고찰한다. 성 프란체스코 수도원에서는 ‘타인에 이르는 가장 선한 길’ 공감의 의미를 깨닫는다. 또한 풀 한 포기에도 공감할 줄 알던 수도사의 모습에서 고난을 겪어 낸 후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얻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한다.

콤플렉스를 감싸 안고 생의 놀라움을 만나다

언뜻 보면 '사람'과 '풍경'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풍경이라고 하면 흔히 '사람을 제외한' 환경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그러나 작가가 자기 내면을 만나고 치유하는 과정이 담긴 글을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래, 사람이 얽혀 살아가는 세상 풍경뿐 아니라 내 마음속 풍경 또한 '사람 풍경'이지. 작가의 여행 이야기 속에 슬며시 녹아 있는 내면에 대한 성찰은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주는 '잠시 발걸음을 돌려서 가지 않던 길로'의 느낌과 닿아 있다. 문학적 상상력으로, 그리고 실제로 정신분석을 받고 파고들었던 분석력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가 돌아본 나라들만큼이나 다양하고 흥미롭다.

"……이 책에서 언급한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과 그것이 발현되는 정신의 모서리들이 바로 콤플렉스다. 앞으로 언급하게 될 보다 긍정적인 감정의 요소들도 그것이 발현되는 근간에 있는 것은 콤플렉스일 것이다. 그것들은 내면에서 화학작용을 일으켜 특정한 인격, 다양한 감성, 풍부한 에너지를 만들 것이다." -211p

일상생활에서 흔히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콤플렉스' 아닐까. 신데렐라 콤플렉스, 착한 여자 콤플렉스, 외모 콤플렉스, 콤플렉스, 콤플렉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무수한 콤플렉스들. 사실 콤플렉스는 삶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된다.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늦은 나이에 학문의 길로 뛰어드는 사람의 경우가 그렇지 않을까. 그렇지만 빛에는 늘 그림자가 따르는 법이라서, 이런 콤플렉스에 생각에서 행동까지 제약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이나 작은 현상을 스스로의 비틀린 시각으로 왜곡하는 행동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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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2 - 21세기 소년의 달콤한 시간 여행
아라키 켄 지음, 미지언 옮김 / 좋은생각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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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촌마게란 존마게(일본어: 丁髷 (ちょんまげ))는 에도 시대의 남자 머리모양의 한 가지.

이마 위의 머리를 밀고, 후두부에서 머리를 모아 틀어올렸다. 주로 사무라이들이 많이 했다.

 

180년 전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가 파티시에가 된다는 "촌마게 푸딩 1"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에서 180년 전 과거가 들어간 "촌마게 푸딩 2"를 읽으니 1편도 읽고 싶어졌다.

게다가 1편이 일본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꽤 흥행했다고 하니 더욱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타임머신이나 타임슬립이니 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과학적으로 불가능할지 가능할지가 중요하진 않다.

물론 과학적인 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난 절대 반대긴 하지만... 역사는 역사로 남아야하기 때문에..

 

단순히 흥미나 재미, 상상력 쪽으로는 굉장히 좋아한다.

이 책 역시 과거로 갔다는 부분 하나만으로도 나의 흥미는 100% 만족, 단숨에 읽어버렸다.

뭐, 일본의 역사나 분위기 등을 몰라도 책을 읽는데 전혀 어렵지 않았다.

그런 부분이 많이 중요하게 다루어진 것도 아니었고 정말 가볍게 읽을만한 수준의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지하철에서 오며가며 읽었는데 시간 보내기엔 딱이었다.

일본 소설들을 요즘엔 좀 읽지 못했는데 간만에 읽게 되서 즐겁기도 했고 말이다.

이 책 역시 일본 소설다운 면모를 물씬 풍기고 있기 때문에 가볍고 즐겁게 읽을만한 수준의 책이었다.

 

나같이 타임슬립 이야기에 끌리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길을 가다 환하고 둥그런 구멍에 갑자기 빠져든다면? 그 구멍 끝에서 낯선 세계와 맞닥뜨린다면 어떤 기분일까? 『촌마게 푸딩 2』는 21세기 소년 도모야가 타임터널에 빠져 에도 시대로 불시착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홀로 과거로 가게 된 도모야는 촌마게(상투)를 틀고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 속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특이한 옷차림에 휴대전화나 손목시계와 같은 이상한 물건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쫓기는 신세가 된 도모야. 이때, 8년 전 타임슬립을 통해 왔다가 홀연히 자신이 살던 에도 시대로 돌아간 사무라이 파티시에 야스베를 떠올린다. 하지만 어렵게 찾아낸 그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신세. 과연 도모야는 야스베를 구출하고 세상 최고의 푸딩을 지켜 낼 수 있을까? 그리고 엄마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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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들의 밥그릇 - 잘 나가는 재벌들, 그 뒤에 숨은 불편한 진실
곽정수 지음 / 홍익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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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1세기 대한민국의 위상은 엄청나게 달라졌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 정도로 약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일본과 중국, 미국의 가운데에 낀 나라, 북한과의 불안한 관계 속에서 오는 경제 민주적 위기 등등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불안 요소가 너무나 많았기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경우보다는 반대의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동안 우리 나라는 여러 분야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그것은 숫자와 지표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오히려 과거보다 힘들어진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

이 책의 저자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모순 때문에 통계적으로 약진을 거듭함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은 여전히, 또는 더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이것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경제 구조를 가진 우리 나라의 근본적인 문제이다.

대기업들은 글로벌화되고 계속 흑자를 내고 있지만 그 안에서는 우리는 얼마나 공정한 이익 재분배를 하고 있을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의 이익은 재벌들이 가져가고 세습되고 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나라의 경영 투명화는 걸음마 단계에 있으며 회사의 소유를 개인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현실에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은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과거 맨손에서 기업을 일군 신화가 더 이상 탄생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알고 있었던 부분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개혁을 모색하다
<재벌들의 밥그릇>은 한국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재벌기업들의 제왕적 경영방식과 그것을 둘러싼 대ㆍ중소기업 환경,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각도로 점검한다. 아울러 수요 독점적이고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한 대기업들의 불공정 하도급거래와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내몰린 중소기업들의 현주소를 현장 중심으로 자세히 들여다보고, 갈수록 심각해지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양자가 상생할 수 있는 기업환경과 시스템을 모색한다.

‘대기업 감시자’의 경제민주화를 위한 제안
저자 곽정수는 한겨레신문에서 20년 넘게 ‘대기업 감시자’를 자임하며 대ㆍ중소기업의 상생과 동반성장, 기업사회책임(CSR)을 본격적으로 다뤄온 언론인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시각은, 이제 경제 주체들이 노력한 만큼 정당하게 성장의 과실을 얻는 ‘상생의 경제민주화’가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먼저 시장과 자유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는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처절하게 사투를 벌이고 있는지를 고발하고, 이런 환경이 왜 생겨나는지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 현장의 생생한 쓴 소리, 손에 넣기 쉽지 않은 통계자료, 심지어 대기업 총수와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의 목소리, 경제전문가들의 다양한 식견, 외국기업의 풍부한 사례 등을 솜씨 좋게 풀어 놓는다.

한국 대표기업 글로벌 경쟁력 뒤에 숨은 불편한 진실
2011년 상반기, 유럽의 한 기관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빨리 벗어난 한국기업들의 경쟁력의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방한했다. 그들은 결론적으로 MB정부의 고환율 정책, 비정규직 양산, 불공정 하도급거래(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세 가지를 비결로 꼽으면서 자기들로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것들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세 가지 모두 선진국에서는 절대 용납되지 않는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0조와 16조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최초로 ‘100조-10조 클럽’에 들었으며 지난 10년 동안 총 영업이익이 76조 3,652억 원이라고 발표한 지 2년 만이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국내 하청업체들의 단가인하 총규모는 25조~30조로 추정된다. 이런 통계를 반영하면, 지난 10년간 삼성전자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2.5%에 달하는데 단가인하가 없었다면 그 비율은 7% 중반대로 급락한다. 하도급업체들에 대한 살인적 단가 후려치기가 없었다면 뛰어난 실적 달성은 불가능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2009년 말 새로 취임한 삼성전자 사장은 2020년 4천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협력업체의 단가를 무조건 30%씩 더 깎고, 이에 불응하는 업체는 퇴출시키라고 지시했다. 그는 협력업체들의 도산을 우려하는 임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람이 바뀔 뿐이지 회사는 늘 존재한다. 협력업체가 아무리 망해도 자재를 넣을 회사들은 얼마든지 계속된다.” 놀랍게도 그는 삼성그룹 안에 협력업체와 상생경영의 실행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CEO 직속조직으로 ‘상생협력센터’를 만든 인물이다.

재벌들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숨 막히는 중소기업들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부품 구매업무를 맡고 있는 S과장을 비롯한 대기업 관계자들의 인터뷰 내용은 대기업들의 하도급거래 관행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연간 납품단가 인하 목표는 최소 20% 이상이다. 회사가 어렵거나 협력사 이익률이 5% 이상이면 추가로 단가인하에 들어가는데 납품업체 이익률이 10% 이상이면 인하율은 5%, 이익률 5%면 인하율 2%, 이익률 3%면 인하율 1%로 정하는 식이다. 그러니 대기업의 사냥감이 안 되려면 이익률 1% 이하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더 이상 납품단가 인하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거래 대상에서 퇴출된다.”

“대기업이 협력업체 생산라인까지 직원들을 보내 제품의 코스트를 샅샅이 파악하는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부품업체에서 10명이 일할 것을 8명이 일해서 이익을 더 내면 즉각 납품단가를 20% 낮추는 식이다. 이렇게 다 가져가는데, 누가 원가절감 노력을 하겠나.”

잘나가는 대기업, 추락하는 중소기업
MB정부가 지난 4년간 줄기차게 추진해온 친기업 정책 덕분에 재벌 대기업들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렇게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돈을 곳간에 켜켜이 쌓아놓고 ‘고용 없는 성장’을 고집함으로써 경제 왜곡의 장본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많은 돈을 가지고 재벌 대기업들은 무엇을 했던가.

커피전문점(삼성, 신세계, 롯데, CJ, 이랜드, SPC, 귀뚜라미보일러), 외식업(CJ, 롯데, GS, 두산, 삼양사, 오 리온, 매일유업, 농심, 남양유업, 빙그레, LG패션), 와인판매(LG, SK, 롯데, 신세계, 보광, 두산, 동원), 온라인교육(SK, 삼성, KT, 이랜드), 차량정비(SK), 사진관(SK), 소금생산(CJ), 농산물 생산유통가공(현대차), 막걸리(CJ, 롯데, 진로, 오리온), 골판지(롯데, 농심, 한화, 삼양식품, 오리온, 애경), 웨딩사업(SK), 먹는샘물(LG, 하이트), 장례업(삼성), 콜택시사업(동부), 학원사업(대상)…….

2011년 말 현재 55개 재벌기업의 계열사 수는 1,554개로, 참여정부 출범 직전인 2002년 말부터 따진다면 9년 동안 대략 열흘에 하나씩 계열사가 생긴 셈이다.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 일감 몰아주기와 돈이 되는 사업이라면 체면 불구하고 동네 구멍가게까지 넘보는 재벌들의 무한탐욕에 중소기업과 영세 상인들은 대책 없이 몰락하고 있다. 재벌들에게 밥그릇을 빼앗긴 서민들의 분노가 2011년 10.26 재보선 결과로 나타났고, 이것이 ‘안철수 현상’으로 상징되는 정치개혁의 시발점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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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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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MBC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 열풍이 분 적이 있다.

제목은 선덕여왕이었지만 드라마의 주인공은 미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미실의 엄청난 카리스마는 배우 고현정의 연기력과 더불어 미실이라는 인물 자체가 가지는 특별함 때문이었다.

 

이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에 "미실"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그 때 읽었던 바로 그 책이 이번에 새롭게 증판되어 재탄생한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과 흥분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로맨스 소설이고, 또 어떻게 보면 역사 소설이기도 하다.

나 역시 읽으면서 내내 혼란스러웠던 부분이었는데 오히려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더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까?!

당시엔 이 책과 드라마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발간되었다고 했을 때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그 당시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 역사적인 부분들, 인물 사이의 미묘한 갈등과 애정관계 등을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해서였다.

 

『미실』은 '화랑세기'에 기록된 신비의 여인, 미실을 천오백 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현대에 되살린 소설이다. 타고난 미색으로 진흥제, 진지제, 진평제와 사다함 등 당대 영웅호걸들을 녹여내고 신라왕실의 권력을 장악해 간 미실의 일대기를 통해 현대와 같은 성모럴이 확립되기 전의 여성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작가는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요녀로 전락하지 않은 자유로운 혼의 여인과 그런 여인이 가능했던 신라를 그려낸다. 또한 가장 자연스러운 여성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이 작품은 적극적인 탐구 정신, 작가적 상상력, 호방한 서사 구조를 바탕으로 그간 우리 문학에서 만나지 못했던 전혀 새롭고 개성적인 여성상을 그려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스럽고도 우아한 문체 속에 거침없는 성애 묘사가 소설과 역사를 읽는 묘미를 풍성하게 해준다.

우리가 신라라는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조선 시대가 아닌 새로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책이 신선했다.

1500년 전에도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암투가 벌어졌던 그 시대... 상상만 해도 신비롭도 섬뜩하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이 아닌 온전한 미실 그 자체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3,400여 건의 인터넷 서평과 함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베스트셀러『미실』의 재탄생!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그대로를 되살린
김별아 장편소설 『미실』의 ‘무삭제 개정판’
“내가 아는 미실은 세상의 모든 여성이면서
그 모두를 뛰어넘은 어떤 존재다”― 김별아
전통적인 여성상을 뒤흔들어 우리를 혼란에 빠뜨린 매혹적인 장편소설 『미실』

사랑을 가졌으나 사랑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을 탐하나 권력에 매몰되지 않는 미실. 김별아 작가가 『화랑세기』 속에 잠들어 있던 여인을 소설 『미실』로 생생하게 되살려내면서, 매혹적이면서 위험한 여인 미실의 존재가 독자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자리를 잡았다.

2012년 1월, 제1회 세계문학상 본디 원고를 되살리고 오류를 수정한 무삭제 개정판으로 『미실』이 다시 세상에 나온다. 2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 문단에서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흔치 않은 작품으로, 출간 이후 3,400여 건 이상의 블로그 서평이 인터넷에 실렸고, TV 드라마에서 ‘미실’의 캐릭터를 참조했음직한 여성이 등장하기도 했다.

‘무삭제 개정판’은 초판 출간시 분량 문제로 덜어냈던 원고지 150매 분량의 원고와 120여 개의 각주를 되살린 ‘정본’ 『미실』이다. 그리하여 이 정본에는 모계로 이어지는 ‘색공지신’의 혈통으로 태어난 미실의 운명, 그리고 진골정통과의 경쟁구도가 초판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또한 미실의 남편인 세종전군의 쓸쓸한 죽음과 아들 보종에 의해『미실궁주사기』로 정리된 사상가·정치가로서의 미실의 면모가 구체적으로 묘사됨으로써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미실의 자녀들’을 정리한 표와 『화랑세기』에 등장한 ‘풍월주 계보도’를 추가하였고, 몇몇 오기와 오류를 바로 잡았다.

세계문학상 심사평에서 “거침없는 소설 문법, 정려한 문체, 도발적 캐릭터”(소설가 박범신), “안정적이고 우아한 문체 속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생생한 주인공”(소설가 김연수)이라는 평을 받은 김별아 작가는 화려한 문체 속에 고어와 아름다운 우리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한 페이지에 똑같은 단어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을 만큼 공력을 들여 문장 하나하나를 다듬고 낯설지만 생동감 넘치는 어휘들을 곳곳에 심었다. 초판보다 많은 각주로 오히려 읽기 힘들지 모른다는 우려를 넘어, 숨겨진 우리말을 현재형으로 삼고자 하는 작가의 확고한 의지는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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