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풍경 - 김형경 심리여행 에세이, 개정판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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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복합적인 형식의 책이다.

심리에세이라는 말 자체도 생소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여행에세이가 아닌가도 싶고 그야말로 에세이 그 자체인가 싶기도 하다.

하긴 이런 점이 에세이의 묘미이자 내가 좋아하는 면이기도 하다.

 

요즘은 정말 다양한 형식의 에세이가 있는 만큼 책으로 엮는 것 자체가 우스운 수준의 책들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마치 보석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에세이를 만날 때는 신이 난다.

이 책은 뭘까...

내가 좋아하는 여행과 작가 자신의 인생을 빗댄 삶의 고찰, 그리고 아마추어 수준 이상의 심리학적 이야기도 담겨있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마음 다스리기인 것 같다.

최근 가장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 사이코패스, 집단 이기주의 등등 모두가 자신의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에서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상담심리 등과 관련된 교육적, 학술적, 사회적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학교에서도 전문 상담교사가 일정 수 이상 배치되어 이런 씁쓸한 시대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심리) 때문에 이렇게 고통 받고 있는 걸까?!

평화롭고 잔잔한 호수 같은 마음은 왜 그렇게 유지하기 힘든걸까?
나 역시 미쳐버릴 만큼 마음이 힘든 시기가 주기적으로 온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폭발할 정도의 분노나 동요...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는 정말 힘들다.

 

이 책 역시 작가의 그런 마음에서 출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 속의 문제를 발견하고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여정... 그 안에 동참해보자.

 

 

 소설가 김형경의 첫 번째 심리 에세이
내면의 문제를 인식하고 삶을 변화시켜 나가는 치유의 여행

김형경 작가는 이십여 년 전 ‘인간의 마음을 쉽고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해부도처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기술한 책은 없을까?’’ 하던 꿈을 떠올리며 이 글을 썼다고 한다. 김형경의 심리 에세이는 깊이 있는 통찰에 문학적인 향기까지 더해져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한 번쯤 ‘내 마음이 왜 이렇지?’ 라는 물음을 가져 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그가 들려주는 여행지에서의 소소하고 다양한 체험과 그 안에 녹아있는 내면 성찰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마음의 비밀을 열어보는 『사람풍경』은 정신분석이나 심리 에세이를 처음 만나는 사람도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김형경의 심리 에세이는 냉철하면서도 따뜻하다. 사람의 심리에 대한 섬세하고 다정한,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접근은 꼭꼭 숨은 내면의 진짜 모습을 만나본 사람이기에 가능한 걸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때론 정곡을 찌르듯 아프고, 때론 상처 난 곳을 어루만져 주는 것 같다. 『사람풍경』에서 그는 로마의 지하 무덤 카타콤을 보면서 그 어두움과 막막함에 ‘무의식’의 거대함을 생각하고, 어두컴컴한 파리의 하늘 아래에서 우울의 원인에 대해 고찰한다. 성 프란체스코 수도원에서는 ‘타인에 이르는 가장 선한 길’ 공감의 의미를 깨닫는다. 또한 풀 한 포기에도 공감할 줄 알던 수도사의 모습에서 고난을 겪어 낸 후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얻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한다.

콤플렉스를 감싸 안고 생의 놀라움을 만나다

언뜻 보면 '사람'과 '풍경'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풍경이라고 하면 흔히 '사람을 제외한' 환경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그러나 작가가 자기 내면을 만나고 치유하는 과정이 담긴 글을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래, 사람이 얽혀 살아가는 세상 풍경뿐 아니라 내 마음속 풍경 또한 '사람 풍경'이지. 작가의 여행 이야기 속에 슬며시 녹아 있는 내면에 대한 성찰은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주는 '잠시 발걸음을 돌려서 가지 않던 길로'의 느낌과 닿아 있다. 문학적 상상력으로, 그리고 실제로 정신분석을 받고 파고들었던 분석력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가 돌아본 나라들만큼이나 다양하고 흥미롭다.

"……이 책에서 언급한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과 그것이 발현되는 정신의 모서리들이 바로 콤플렉스다. 앞으로 언급하게 될 보다 긍정적인 감정의 요소들도 그것이 발현되는 근간에 있는 것은 콤플렉스일 것이다. 그것들은 내면에서 화학작용을 일으켜 특정한 인격, 다양한 감성, 풍부한 에너지를 만들 것이다." -211p

일상생활에서 흔히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콤플렉스' 아닐까. 신데렐라 콤플렉스, 착한 여자 콤플렉스, 외모 콤플렉스, 콤플렉스, 콤플렉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무수한 콤플렉스들. 사실 콤플렉스는 삶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된다.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늦은 나이에 학문의 길로 뛰어드는 사람의 경우가 그렇지 않을까. 그렇지만 빛에는 늘 그림자가 따르는 법이라서, 이런 콤플렉스에 생각에서 행동까지 제약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이나 작은 현상을 스스로의 비틀린 시각으로 왜곡하는 행동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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