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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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의 한 시골마을에 있는 명문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생 야자키겐스케(켄)!
매사에 심각한 걸 싫어하고 못난 걸 죄로 생각하는 켄은 즐겁게 사는 것이 목적이며, 보수적인 틀에 매여있는 학교와 교사들을 증오하고, 오로지 짝사랑하는 여학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엉뚱하게도 학교에 바리케이드를 치고(사상 없음) 페스티벌을 열기로 한다.
이를 위해 모범생 야마다타다시(아다마)를 비롯한 친구들을 자신의 계획에 끌어들이게 되는데...

'69'는 1969년 고등학생이었던 무라카미류(村上龍)의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을 소재로 쓰여진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이다.
류를 대변하는 켄은, 뭐 이런 녀석이 다 있나 하는 황당함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기발하고 엉뚱한 행동으로 통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아주 쿨하고 매력적인 녀석이다(엉뚱한 상상과 신나는 공상을 즐기는 내게 있어선 더더욱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류는 이 책의 후기에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라고 말한다.
그렇다! 비록 내가 사는 이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고되다 하더라도 그에 휩쓸려 함께 죄인이 될 필요는 없다.
화려하고 거창한 페스티벌은 아닐지라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에도 신명나게 살아봄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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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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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이 대통령 재임 시절, 휴가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이 작가의 작품을 맘껏 읽는 거라 했다. 사실 내가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을 읽게 된 계기라고 볼 수도 있다.

브라질의 가난한 마을에 사는 아름다운 소녀 마리아.
이웃학교에 다니는 소년을 짝사랑하게 된 어느 날, 그 소년이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걸 기뻐하던 속마음과는 반대로 냉정하게 외면해 버리고 곧 후회를 한다.
세월이 흘러 마리아는 남자친구를 사귀지만 친구에게 빼앗긴 후 상처를 받고 더 이상 사랑이 찾아오지 않을 꺼라며 낙심하게 된다.
이후 마리아는 한 가게의 점원으로 일하던 중 여행을 떠나게 되고, 여행지에서 만난 매력 있고 부유해 보이는 유럽남자로부터 모델제의를 받은 후, 새로운 삶을 얻을 기회라 생각하고 함께 스위스로 떠나게 된다.
스위스에 도착한 마리아는 본인이 미처 예상치 못했던, 아니 정반대의 삶을 살게 되지만, 그 삶속에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법을 배우고, 일기를 쓰게 되며, 책을 읽게 되고, 그리고,, 똑똑해진다.
또한, 자신의 영적 의미를 깨닫게 되고 스스로를 빛이라 일컫는 남자 랄프를 만나 사랑의 존재를 믿게 된다.

한국이라는 지극히 보수적인 나라에서 평범하게 자라온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 못할 삶과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이야기이지만, 이 책 속에 나오는 '걷지 말고 춤추듯 살아라!'라는 글귀에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나 할까..

전체적인 스토리는 나름대로 사연 있는 여인의 삶의 여정을 유럽식으로 진지하고 심도 있게 그린 반면, 결말은 미국식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어울리는 해피엔딩! 사실 난, 그래서 더 좋았다.
그 덕분에 난 마리아와 더불어 행복감을 느꼈고 읽던 내내 뭔가 개운치 못했던 기분이 단번에 말끔해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덧붙여, 제목이 『11분』인 이유는?
직접 책을 읽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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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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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뇌"를 읽고 천재적인 그의 지적 능력과 상상력에 반해 "나무"를 선택하게 되었다.
단지 작가의 이름만으로 고른 탓에 따뜻하고 정겨운 동화로 이루어져 있을 꺼라는 터무니 없는(정말 터무니없다. 베르나르가 언제 동화같은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구?) 착각에 빠진 상태에서 첫장을 열었다.
이 소설은, 작가의 머릿속을 꼭 한번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평범한 나와는 다른 고차원의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이 존재함을 절감케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선) 행복한 미래가 아닌 절망적인 지구를 예감하게 만드는,
내 가슴 속으로 찬바람이 싸-하게 불어 들어오는 것만 같은 가슴 답답한 여럿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물론 소리내어 웃게 만드는 작품도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엄청난 상상력과 기발함으로 나를 매료시킨 소설이기도 하다.
특히, 12까지 셀 줄 알면 신세대 지성인에 속하는 세상에서, 8+9=17이라는 대단한 깨달음을 가진 신관이자 기사인 뱅상이 수의 무한함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수의 신비",
애완인간과 야생인간의 생식과 사육하는 방법 등에 대해 연구한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를 추천한다!

덧붙여, 난 사대주의자는 아니라고 당당히 말할 수는 있지만(^^), 두 편의 작품에서 한국, 한국여성이 잠시 등장하는데, 베르나르가 우리나라에 대해 호의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상당한 친근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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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풍경 - 지중해를 물들인 아홉 가지 러브스토리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1
시오노 나나미 지음, 백은실 옮김 / 한길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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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부터 르네상스 시대에 걸친, (대부분)고통스러울 뿐 별로 아름답지 않은 9가지의 사랑 이야기.
이 시대의 여성들은 현대 여성들 못지 않은 자유연애를 즐긴 반면,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자유의지라는 건 박탈당한 채 가문의 영광을 위해 속박당하고 희생을 강요당했다.
사랑이 없는 결혼생활은 물론, 잔혹한 남자들에게 배신 당하고 버림 받고 비참하게 죽어간다.

이런 스토리 전개임을 알았다면 결코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나, 실상 이 책을 선택한 우선적인 이유는 바로 작가 시오노나나미.
일본에서 태어난 나나미는 어떤 계기로 이탈리아(여기에선 이태리란 표현 어울리지 않음)의 매력에 빠져 이탈리아로 건너간 후 독학으로 로마사를 연구하게 된다.
(모국인 일본보다는 이태리에서 살아온 세월이 훨씬 더 긴 그녀의 일생 자체가 한권의 소설이자 영화이자 드라마)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모델이었던 체사레보르자의 일대기를 그린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내가 처음 읽은 시오노나나미 작품), "르네상스의 여인들" 등을 쓰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집필 중인 "로마인 이야기"가 그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로마인 이야기"를 아직 읽지 못한 것이 아쉽다. 언젠가 꼭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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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 - 전2권 세트
앨런 폴섬 지음, 이창식 옮김 / 넥서스BOOKS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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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은 대략 십년 전 히틀러의 부활을 테마로 쓰여진 소설 "모레"의 작가 앨런폴섬이 3년에 걸쳐 완성한 소설이다.

1917년 러시아 혁명 당시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스2세 일가는 혁명세력에 의해 살해당하고 그들의 시신은 모두 불태워지지만, 1990년대에 이르러 시신 발굴 후 dna 분석결과 그 중 두구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고 사라진 사실이 밝혀진다.
사라진 시신은 바로 황태자 알렉세이와 막내딸 아나스타샤.
이 소설은 니콜라스2세의 장남이자 황태자인 알렉세이가 비밀리에 목숨을 구하게 되고 그의 직계후손이 살아있다는 가정 하에 쓰여진 스릴러이다.
영국, 어느 소년의 생일파티에 갑자기 나타난 한 소년이 자신보다 2-3세정도 어린 다른 소년을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 20년후.. 미국 LA

강력계 엘리트 형사들로 구성된 502 특별수사대의 신참 존바론, 동료들과 함께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기차에 오른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온통 비틀어 버릴 레이몬드를 만나게 된다.
갑작스런 폭설로 비행기 대신 기차에 오르게 된 레이몬드, 지금까지 자신이 원하던 바를 차근차근 이루어내며 최종 목적을 향해 나아가던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인생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존바론을 만나게 된다.
두 남자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피의 희생을 치르며 대적하게 되고 이들의 악연은 소설속 무대가 미국에 이어 영국, 프랑스, 러시아로 옮겨갈 때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게 된다.

앨런의 전작 '모레'나 댄브라운의 '다빈치코드'와 같이 기발한 상상력을 모티브로 쓰여진, '천사와 악마'와 같이 시종 긴장감 넘치는, 액션스릴러 영화로 제작하기에 걸맞는 스토리의 '추방'!
상당량의 스릴러 작품을 대한 나로선 광고문구에서와 같은 특별한 반전을 느낄 수는 없으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스토리 구성으로 인해 충분히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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