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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빛 오사카와 교토 겨울빛 나가노 - 22살, 첫 일본 여행의 기록
문혜정 지음 / 세나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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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세나북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나의 첫 일본 방문은 1999년 봄이었다. 해외 취재를 위해 처음 여권을 만들고 비행기에서 내린 곳이 도쿄였다.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해외 나가는 일이 수월하진 않았다. 20여 년 전에 보았던 도쿄는 우리나라 보다 선진국이란 자부심을 나타내는 것처럼 '도쿄타워'가 랜드마크로 우뚝 서 있었다.
도쿄타워는 에펠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하는데, 빨간색과 흰색의 상징적인 구조물이 특징이다. 도쿄타워에서 도쿄 시내를 내려다봤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또, 아사쿠사 관음사라고도 알려진 '아사쿠사 센소지'를 잠깐 둘러봤고 신주쿠, 이케부쿠로 등 도쿄의 일부 지역을 복잡한 지하철을 타고 때로는 걸어서 이동했다.
지난해 여름 가족과 함께 후쿠오카를 찾았을 때도 인상 깊었는데, 최근 세나북스에서 새롭게 출간된 <여름의 오사카와 교토, 겨울의 빛 나가노>는 22세에 처음으로 일본을 찾았다는 문혜정 작가의 여행기가 관심을 끈다. 저자는 10일에 걸쳐 오사카, 교토, 나가노를 둘러보고 그때 느꼈던 일본 문화와 색다른 풍경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했다.
p.19
나는 몇 명의 여행객들과 함께 오사카행 열차에 올랐다. 열차 안은 만석이라 서서 가야 했지만 그것도 기차 여정다워서 좋다고 생각했다. 특급 열차인 만큼 멈추는 역도 텐노지, 오사카, 신오사카, 타카츠키 네 곳밖에 없었다. 열차는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데도 흔들림이 거의 없이 안정적이었다.
p.93
사거리로부터 료칸까지는 꽤 걸어야 했다. 가는 길은 어둡고 사람이 많지도 않아서 특별한 볼거리가 없었다. 그 좋지도 싫지도, 일상적이지도 비일상적이지도 않은 길을 그저 걸었다. 무언가를 발견하려고도 렌즈에 담으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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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찾은 일본의 부엌으로 알려진 '오사카'는 요리의 현장, 활기 넘치는 유흥 지구, 친절한 현지인들로 유명하다. 일본 문화의 중심지인 '교토'는 수많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전통 목조 마치야 가옥, 아름다운 정원을 자랑한다. 마지막으로 '나가노'는 겨울 스포츠, 천연 온천, 온천에서 목욕하는 눈원숭이를 관찰할 수 있는 유명한 지고쿠다니 원숭이 공원으로 유명한 산악 지역이다.
1-3일차에 방문한 오사카에서는 난바, 도톤보리 등 번화한 지역을 방문하고 다코야키, 오코노미야키 등 현지 별미도 맛보았던 추억을 나눴다. 또한, 도시의 역동적인 밤 문화의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4-6일차에는 교토를 찾아 금각사, 후시미 이나리 신사와 같은 역사적인 사원을 방문했고, 전통 다도에도 참여했다고 이야기했다. 아라시야마의 숲이라는 상징적인 대나무 사이를 산책하면서 교토의 고요한 분위기도 소개했다.
7-10일차에 찾은 나가노에서 저자는 매혹적인 겨울 조명을 목격하고, 눈 덮인 풍경을 탐험하는 한편, 지역의 유명한 온천에서의 경험을 끝으로 나가노 여행의 소감을 밝혔다.
p.138
나라이역의 역사 내부는 아주 작았는데, 나무로 된 의자가 몇 개 있었고 벽은 옛날 느낌이 나는 초록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다. 그 초록 벽에 '나리이주쿠에 어서 오세요'라고 적힌 주황색 종이가 걸려 있었고, 옆에는 나라이주쿠의 옛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이 붙어 있었다.
p.179
우메오카 료칸을 나선 시각은 9시였다. 료칸 앞거리에는 하얀 눈이 조금 쌓여 있었다. 생각해 보니 료칸 앞거리를 밝을 때 제대로 본 건 처음이었다. (중략) 어딘지 무섭다고 생각했던 거리도 밝은 햇살 아래에서 보니 평화로운 골목다운 정취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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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책은 기존 여행 가이드와는 달리, 여행 전반에 걸쳐 작가의 감정과 성찰, 경험들을 위주로 개인적인 생각과 느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처음으로 나간 외국에서 혼자 여행하는 것에서 비롯된 어려움과 즐거움을 전하고 있어서 나홀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선사해 줄 것이다.
이 책의 첫 장을 펴면 나오는 구절이 내게도 의미 있게 다가와 함께 나누고자 한다. '무사시노를 걷는 사람은 길을 헤맬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어떤 길이든 발걸음이 향하는 대로 가면 반드시 보고 듣고 느낄 만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라는 말이다.
저자가 쓴 이번 여행기는 방문한 목적지에 대해 안내자처럼 소개를 하는 한편, 모르는 지역을 여행할 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영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 자기 성장과 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