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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과학 기술 문명 - 불의 사용부터 우주개척까지
DK 과학사 편집위원회 지음, 박종석 외 옮김 / 북스힐 / 202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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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북스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20여 년 전, 해외 취재로 미국 동부에 있는 워싱턴 DC에 갔었는데, 그때 보았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엄청난 규모에 꽤 놀랐었다. 이곳은 예술, 역사, 과학, 자연사, 항공우주 등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된 곳으로 우리나라 중앙박물관 규모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나게 컸다. 그중에서도 자연사박물관에서 보았던 거대한 매머드 뼛조각을 비롯해 우주박물관에서 보았던 다양한 우주인 복장과 2차 세계대전 전후에 만들어진 실제 비행기들의 전시장이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백과사전 보는 게 흥미로웠다. 어떻게 이렇게 많고 다양한 정보들을 하나의 책에 모을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던 기억들이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때 느꼈던 설렘과 흥분들이 지금도 취재를 다니고 사진을 배열하고, 타이포와 디자인 등 다양한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 잡지사 일들을 지루해 하지 않고 즐기는 요인이지 않을까.
북스힐 출판사에서 출간한 <인류의 과학 기술 문명>은 타오르는 지적 호기심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여 주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이다. 나의 상상력을 또 다른 공간으로 이끄는 매력적인 책으로, 인류의 과학 기술 발전을 시대별로 정리하면서 각 시대의 중요한 발견과 발명이 이루어진 배경과 그 과정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이런 것들이 인류 문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p.7
불의 사용, 농경의 시작과 같은 인류 최초의 과학적 발견은 기원전 4000년경 최초의 문명이 생겨나기 훨씬 전에 일어났다. 사람들이 정착하게 되면서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바빌로니아인들은 천문학을, 그리스인들은 의학과 수학을 발전시켰고 로마인들은 공학 분야를 선도했다. 하지만 476년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 많은 과학 지식이 수세기 동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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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기술이란 용어가 지금처럼 구별되어 사용된 것은 상대적으로 근대 이후의 일이다. 그러나 인간은 오래전부터 주변 세계를 관찰하고 실험하며 도구를 개발해 왔다. <인류의 과학기술 문명>에서는 이러한 ‘과학적 탐구’와 ‘기술적 혁신’이 명문화되기 이전부터 이미 인류 문명이 과학과 기술의 발전과 함께 해왔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 준다.
이 책은 초기 석기시대 도구의 사용부터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건설, 중세 시대의 천문학 발전, 르네상스 시기의 과학 혁명, 그리고 현대의 나노 기술과 우주 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학과 기술 주제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과학적 발견과 기술적 혁신이 시대와 문화적 맥락에서 어떻게 발생하고 성장했는지에 대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인류 최초의 기술 혁신으로 꼽은 불의 사용은 언제부터였을까? 이 책에서는 인류는 150만 년 전부터 불을 피우고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집에서 불을 피운 가장 오래된 흔적은 이스라엘의 제셰 베노 야코프 유적지에서 발견된 기원전 79만 년의 화로라고 소개했다. 불을 사용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음식을 더 다양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게 됐다.
p.130
엔진은 부품이 움직이는 기계로 일반적으로 연료를 태워 화학 에너지를 생성하고 이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한다. 특히 증기기관의 발명은 산업 분야에서 공장과 기계를 가동시켜 산업혁명을 촉발했다. 1800년대 초에는 증기 기관이 선박과 증기 기관차를 구동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이후에는 가솔린으로 작동하는 내연 기관과 제트기 엔진의 등장으로 운송 분야가 더욱 혁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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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불의 사용으로 음식 조리하는 한편 난방이 해결되고, 사회적 상호작용의 변화를 가져와 공동체 형성과 생존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초기 석기 도구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면서 사냥과 채집에 필수적이었고,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인류의 생활 방식은 크게 변화됐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고대 문명의 기술적 성취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구조물로, 건축 기술과 조직력의 발전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다.
천문학의 발전은 항해와 농업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르네상스 시기의 과학 혁명은 과학적 방법론과 실험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이 당시 갈릴레오, 뉴턴 같은 과학자들이 등장하여 현대 과학의 기초를 만들어졌다. 18세기 말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방직 기계, 철도 등 기계화의 물결을 일으키면서 대량생산과 대규모 도시화로 이어지며, 자본주의와 소비문화의 형성을 가속화 시켰다.
20세기 중반 이후, 전자공학·반도체·컴퓨터 등의 발전으로 정보화 시대가 열렸다. 인터넷은 초연결 사회를 구현하고, 인공지능(AI)은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또한 우주 탐사를 위한 로켓 기술과 인공위성,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등장하면서 인류의 활동 범위는 지구 궤도를 넘어 달과 화성까지 넓혀지고 있다.
<인류의 과학 기술 문명>은 과학 기술이 곧 인류 문명의 역사라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쉽게 재밌게 알려주는 흥미로운 여정을 선사할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