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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근후 지음 / 책들의정원 / 2024년 6월
평점 :

지난해 나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나의 인생 중에서 돌아보면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힘들고 버거운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물론 그보다 더 힘든 일들도 있었을 텐데 과거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은 채 정신적으로는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갔었다.
집안에서의 생활은 물론 회사에서의 업무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모든 일에 흥미와 재미가 떨어졌고 하루하루 사는 게 지겨웠다.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말이다. 그때 <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이란 책을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이근후 정신과의사의 진심 어린 조언을 듣고 내 삶에 변화를 줄 수 있었다면 지금의 내 모습은 더 많이 달라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무기력감이나 불안감, 그리고 삶의 의미를 잃어가는 과정에 대해 90세에 이른 이근후 의사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조언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지난해 내가 겪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니, 온전히 내 삶을 살지 못하고 괜스레 남의 인생과 내 인생을 비교하다 보니 괜한 좌절감이 들었고, 이렇게 살면 뭐하나 싶은 생각까지 들게 했던 것 같다.
노년의 의사는 젊었을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인생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를 위해 살아갈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모두의 인생을 어떻게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게냐며 말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라고 말했다. 그저 삶은 나라는 사람을 삶의 중심에 놓고 가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3월부터 나는 달라지기로 맘 먹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하면서 3년 넘게 모았던 2천여 권의 책을 과감히 정리하고 집안 분위기를 바꾸면서 나는 다시 내 삶에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 책의 저자인 이근후 정신과의사는 삶을 진짜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며, 나를 증명하려고 애쓰는 대신 그냥 자신을 인정하고 긍정하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자신에게 남은 시간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축복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요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새삼 가슴에 와닿고 있다. 사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나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나 역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 채 남의 시선과 기대에 맞추고 부응하기 위해 허둥지둥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한순간 내 삶이 헛되었다는 생각에 빠져 몸도 마음도 나락으로 떨어졌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되묻고 있다.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되면서 주변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바뀌었다. 이제 나는 그들에게 묻고 있다. '괜찮아? 힘들면 얘기해.'
이 포스팅은 책들의정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