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시작합니다 - 초보 작가 고군분투기
김경란 외 지음 / 더로드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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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반의 영상이 대세인 시대에 글쓰기가 필요할까?'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당근 필요하다고 말하겠다. 요즘 누구나 손안에 TV, 스마트폰 하나쯤 가지고 다니지 않는가? 때문에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는데, 아무리 사진과 영상 같은 비주얼이 인기를 얻고 있는 시대라고 해도 제목부터 간략한 소개 글까지 글쓰기가 활용되지 않는 곳은 없다.


거기다 요즘엔 자비출판을 비롯해 브런치 같은 곳을 통해서도 작가로 데뷔할 수 있으니, 누구든 맘먹고 글쓰기에 도전장을 던져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시대다. 하지만 말처럼 글도 술술 잘 써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말로는 잘 되던 이야기가 글만 쓰려고 하면 당최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도 많다.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글쓰기를 시작합니다>라는 제목의 책은 직업도 다르고 연령대로 다른 초보 작가들이 어떻게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글쓰기 책이라기 보다 글쓰기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이야기처럼도 보인다.


p.16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는 줄 알았다. 선생님, 의사, 변호사 등 '작업'이라는게 있지 않은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 기간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 직업이란다. 글 쓰는 재능과 소질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 바로 작가다. 나는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간호사다. 글을 쓰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 없으니 꾸준하게 글을 써야 할 필요가 없었다.


p.74

작년부터 책을 내겠다며 글을 쓰고 있다. 어디에든 끄적끄적 뭔가 적는 게 좋다. 꾹꾹 눌러 글씨를 적고 있노라면 그 어느 때보다도 평온하다. 양 엄지로 폰의 작은 자판을 분주히 오가며 SNS에 일상 글 적는 것도 즐겨 한다.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퇴고 기간만 어느새 반년이 넘어간다.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해가지고 이X고생을..' 이따금 한숨과 푸념을 쏟아내고 한다. 별다른 목적 없이 썼을 때처럼 즐겁게 술술 써질 줄로만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요즘 자기계발서 못지않게 글쓰기 책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읽어 보면 알겠는데 막상 글로 되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나도 뭔가 하나 써보려고 하면 술술 잘 쓸 것 같은데, 막상 마감 때에 몰리거나 정말 이제 더는 미뤄서는 안된다고 할 때 그나마 써진다.


그런데 서점에 갔다가 내 이름이 쓰여진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올해 목표 중에 하나가 글 좀 제대로 써보자였는데, 벌써 2월 중순으로 달력 한 장이 훌쩍 넘어가 버렸다. 한 줄 쓰기가 그렇게 힘들어서야 쓰고 지우다 세월 다 보낼 지경이다.


우리는 매일 블로그, 카페,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SNS를 일상적인 일처럼 보면서 지내고 있다. 그러다 댓글이라도 달려고 하면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는데, 맛깔스럽게 글을 쓰고 댓글도 남기는 사람들을 보면 쫌 부럽다. 나도 글 좀 쓴다고, 아니 글 좀 써봤다고 하는 데도 말이다.


p.95

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하기가 어렵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머릿속으로는 수없이 글을 쓰겠다고 생각하지만, 노트와 필기구를 꺼내는 것, 노트북 전원을 켜는 게 힘들다. 헬스장 입구에 쓰여 있는 문구가 생각난다. "운동하면서 가장 어려운 건 체육관에 오는 것입니다. 당신은 방금 그걸 해내셨습니다. 지금부터는 쉬운 걸 해보겠습니다." 글쓰기를 위해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할 게 아니라 먼저 쓰는 것이 필요하다.


p.193

유튜브 북 토크를 자주 본다. 퇴근 후 구독 사이트를 옮겨가며 읽고 싶은 책을 찾곤 했다. '다독다독'에서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 아깝다>를 소개하며 실수를 하면서도 열정적으로 꿈을 위해 애썼던 20대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책 제목에 끌렸다. 여러 번 곱씹어 보았다.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 아깝다고. 그럼 누구에게 주라는 거지. 나의 청춘을 떠올려 보게 했다.



블로그 이웃 중에는 글쓰기를 제목으로 이런저런 노하우를 공개하는 글들을 볼 때마다 나도 함 해볼까 하다 접었던 기억이 최근에도 여러 번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쓸까 말까 고민만 하다 보면 또 세월이 지나가고 말 것이다. 언제까지 남들 작가 되는 것만 부러워할 것인가?


이런 사람들에게 긴급 처방전을 내어줄 만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는 책 쓰기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무엇을 어떻게 쓸지, 무엇보다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소하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글쓰기 비법을 알려준다.


여기 글을 쓴 작가들도 초보 시절을 겪고 지금은 본업과 작가를 겸업하고 있다. 서툴더라도 잘 쓰겠단 생각은 일단 접어두고 뭐든 써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작가의 반열에 들어서려면 퇴고에 반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던 작가처럼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글을 쓴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은 생각이 들겠지만 이 책을 읽어 보면 뭔가 써보고 싶어질 것이다.



이 포스팅은 더로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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