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귀족 문화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무라카미 리코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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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할머니'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19세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렸던 대영제국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영국 군주제를 확립한 것으로 유명한데, 대영제국과 함께 아일랜드 연합왕국, 인도의 여왕으로도 군림했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죽음과 함께 찰스 3세의 왕위 계승을 앞두고 과거의 유산인 군주제 폐지에 대한 강한 성토가 있었는데, 19세기 강성했던 영국의 모습을 되찾길 바라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귀족 문화>에서는 영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빅토리아 여왕의 일대기를 재조명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여왕의 어린 시절부터 어떤 교육을 받고 성장했는지, 여왕으로서 대관식을 치른 이후에는 어떻게 정치를 했는지, 그리고 그녀의 가정생활은 어땠는지 등에 대해 상세하게 알 수 있다.


p.7

빅토리아 여왕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만년의 검은 상복을 입고, 통통한 체형에, 기분 나쁜 듯한 표정을 한 늙은 여성. 이것이 영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모습일 것이다. 아니면 근래의 영화 <영 빅토리아>, TV 드라마 <빅토리아> 등 즉위 직후의 로맨스 요소를 강조한 영화나 드라마도 나왔으므로, 작은 몸집의 냉혹한 젊은 여성이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늘어났을지도 모른다.


p.66

빅토리아의 치세는 길었다. 경험을 쌓은 그녀의 의견은 존중되었고, 발군의 기억력을 최초로 제시되는 과거의 지식은 대신들에게도 나름대로 존중받았다. 하지만 편지나 총리와의 회견을 통해 매일 영향력을 발휘한다 해도, 최종적인 결정에는 의회의 의향이 우선시되었으며, 정치나 외교, 군사에 관한 커다란 문제에 여왕 개인의 의견을 밀어붙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책에는 당시 빅토리아 여왕이 어땠는지 자세히 알 수 있는 초상화나 사진, 그림책, 풍자화 등 다양한 사진자료가 담겨 있어서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하는데도 좋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빅토리아 여왕에 대한 내용은 물론 당시 영국과 주변국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빅토리아가 여왕으로 즉위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던 것일까? 그녀의 어머니와 콘로이, 레오폴드는 그녀가 왕녀로서 19세기의 상류 계급 여성에게 요구되는 숙녀의 소양을 쌓아준 것은 물론 군주에게 요구되는 특수한 지식, 예를 들어 역사, 지리, 수학, 독일어, 그리고 라틴어까지 익힐 수 있게 철저하게 시간표에 맞춰 교육을 받도록 했다.


특히 그녀의 일기장에 씌여진 이야기들에는 얼마나 철저하게 예의범절을 비롯해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들이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조선시대에 세자들이 교육을 받던 것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p.90

메인 요리를 하는 요리사 외에도 설탕과자 장인, 빵 장인, 과자빵 장인 등도 고용되었다. '테이블 장식사(Decker)'라는 직종은 왕실에서나 볼 수 있는 특이한 존재다. 식탁에 요리를 늘어놓는 일을 담당하는데, 식사를 서빙하는 웨이터는 아니다. '수학적인 정확함'으로 그릇을 배치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남성들이었다. 여왕은 1년 동안 계절마다 해변이나 높은 곳의 이궁으로 주거지를 옮겼는데, 이 테이블 데커들도 필요에 따라 호출되었다고 한다.


p.144

빅토리아와 아이들의 관계는 복잡한데, 시기에 따라, 연령에 따라, 그녀 자신의 상태와 기분에 따라 변화해 간단히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생후 얼마 되지 않은 갓난아이는 '개구리 같다'면서 귀엽게 생각하지 않기도 했다. 아이보다 남편의 존재가 훨씬 컸고, 그와 단둘이 마음껏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프로이센으로 시집간 장녀 비키에게는 막대한 양의 어드바이스를 하는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적다는 이유로 더욱 몰아붙였고, 다 자라 가정을 지닌 딸들과 아들이 자신을 최우선으로 해주지 않는다고 느끼면 쓸쓸해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왕이 재위했던 시절이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신라 27대 선덕여왕으로 16년간 나라를 다스렸다. 물론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 기간이 무려 64년이라 비교하긴 힘들지만 강력한 왕건을 휘둘렀던 절대군주로서의 면모는 비슷해 보인다.


이 책에는 여왕의 대관식이나 결혼식 등 왕궁에서 치러지는 각종 의식들에 대한 내용은 물론 군주로서 어떻게 정치를 했는지 공적인 생활은 물론 개인적인 연애, 고민들,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 식생활과 주거 등에 대한 사적인 생활들도 풍부한 자료 사진과 함께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또한 당시 영국을 비롯해 주변국들의 귀족들이 어떤 생활들을 했는지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서 역사, 세계사를 좋아하는 일반인들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 포스팅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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