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상류계급의 문화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아라이 메구미 지음, 김정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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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패밀리라 부르는 집단 혹은 단체들이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이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거리가 먼 존재들이다. 그들이 누구이고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문을 따지는 집안들이 있다. 돈이 많다고 해도 과거부터 높은 벼슬을 지낸 집안들은 자신의 가문과 견줄만한 오래된 가문의 혈통을 이어받은 집안들과 혼인을 맺거나 파트너로서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학 작품이나 드라마, 영화에서도 상류계급에 대한 언급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영국의 역사와 문화에서는 이러한 상류계급을 '어퍼 클래스'라고 부른다.


p.18

칭호는 그 사람이 공작·후작·백작의 장남인지, 차남 이하의 아들인지, 그 아래의 작위를 가진 집안의 아들인지, 귀족의 딸인지, 아내인지, 이혼한 아내인지를 드러내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정식' 작위와 '예의상의' 작위의 차이점도 사실은 영어 표기로 알 수 있다. '정식' 작위는 The Duke of Devonshire라고 'The'가 어두에 붙는 반면, '예의상의' 작위는 Marquess of Hartington이라는 식으로 'The'가 붙지 않는다.


p.39

어퍼 클래스의 '영거 선'이 직업을 가짐으로써 그 사회적 지위가 낮아지는 반면에 이러한 '전문적인 직업'에 종사함으로써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소규모의 상인과 작은 농장을 가진 사람들의 아들들, 이른바 '미들링 소트(middling sort, 한가운데 사람들)'라고 불린 종래의 미들 클래스다.




<영국 상류계급의 문화>에서는 어퍼 클래스 사람들에 대한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어떤 형태로 영국 문화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지, 특히 어퍼 클래스에 대한 몇 가지 이미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이 어떤 형태로 영국 문화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지에 대해 소개해 주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영국의 사회와 문화 속에서 어퍼 클래스가 어떠한 요소나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세기 이후에 등장한 어퍼 클래스 출신의 몇 명의 기인에 대해 회고록이나 소설, 매스컴에 드러난 모습에 주목해 소개한 점도 흥미롭다.


영국의 상속제도에서도 귀족과 젠트리의 차남 이하의 아들들이 '미들 클래스'로 입성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어퍼 클래스와 어퍼 미들 클래스의 관계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또한 칭호, 저택, 토지를 상속받는 장남이 반드시 운이 좋아서 안락한 삶을 살았던 것이 아니라 저택의 운영과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짚고 있다.



p.90

어퍼 클래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소유하고 있던 저택과 토지를 관리하는 것,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이웃 주민들의 삶을 지키는 것, 그리고 저택과 토지를 온전히 다음 대에 물려주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들을 '소유주'가 아니라 '관리자'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p.130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정부가 컨트리 하우스를 징발해서 수리와 보수가 어려웠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증세와 막대한 상속세 때문에 주인들은 몇 대에 걸쳐 이어온 저택과 토지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콘수엘로는 '가족을 칭찬하면 빈축을 살지도 모르지만'이라고 서문을 시작하면서, 193년에 상속을 받은 장남에 대해 "제 아들은 나라에서 감사의 뜻으로 선조에게 전달한 선물(블렌하임 궁전)을 잘 유지해 다음 대에 물려주기로 결심했습니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광채와 금>, 250쪽). 그 구체적인 수단은 '관광'이었다.




이러한 컨트리 하우스를 유지하는 데 공헌한 미국 부호의 딸들과 어퍼 클래스 남성들 간의 결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컨트리 하우스를 상속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서 소개했다. 특히 교육 관련해서는 옥스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사교에 대한 관심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1차 대전 이후 주목받았던 '브라이트 영 피플'에 대한 소개와 함께 20세기 이후의 소설에서 잘못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 작위와 칭호의 문제를 다루면서 그 사용법에 대해 언급했다.


영국은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고, 현재 영어는 세계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영국이 크게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어퍼 클래스가 일부분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을 통해 어떤 부분들이 다른 나라와 차별되는 영국적인 모습인지도 엿볼 수 있다.


p.167

초기의 퍼블릭 스쿨에서는 '불량소년'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손이 많이 가는 어퍼 클래스 출신의 남자아이들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곳은 규율도 질서도 없는 상당히 거친 장소였다. 교원들은 불합리한 체벌로 학생들을 컨트롤하려고 했고, 학생들도 이에 지지 않고 반항했다.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반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군대가 출동한 경우도 있었다.


p.187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서는 완전히 다른 목적으로 입학한, 출신 학교와 계급도 다른 '세트(set)', 즉 사교 그룹이 존재한다. 특히 어퍼 미들 클래스의 퍼블릭 스쿨 출신자들의 경우에는 입학했을 때 자신에게 걸맞은 성실한 '세트'가 아니라, 좀 더 '화려한' 어퍼 클래스 중심의 세트에 휘말리는 경우가 있었다. 따라서 대학을 무대로 한 소설 중에는 그와 같은 테마를 다룬 작품들이 있다.




어퍼 클래스라고 불렸던 인물들은 20세기 이전의 소설과 연극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면 영국의 정치와 문화 형성에 이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러한 영향력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영국의 사회와 문화 속에서 어퍼 클래스가 어떠한 요소나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영국 문화적인 특징과 독자성을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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