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내 운명 이야기 - 명운을 바꾸는 선택과 변화의 순간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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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오십에 이르면, '하늘의 뜻, 즉 천명을 안다'라고 해서 '지천명(知天命)'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10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요즘, 나이 오십에 인생의 깊이를 얼마나 알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 더 현명해지고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요즘처럼 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금리는 오르고, 주식시장은 하락하는 등 국내 경기는 갈수록 침체되고 있을 때 가장으로서의 역할과 책임감이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특히 오십 이후에는 자신의 이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는데, 앞으로 그런 인생을 살 수 있을지 자문해 보다 책 한 권을 읽게 됐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으로 인생을 경영하는 지혜를 전파했던 강상구 작가는 <오십에 읽는 내 운명>에서 동양의 '명리학'과 서양(그리스)의 '비극'이라는 2가지 도구를 사용해 명운을 바꾸는 선택과 변화의 순간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p.37

군자는 희망을 보고 (수레를 타고)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난다. 기왕이면 수레에 동지들까지 함께 태워서. 자신의 터전을 떠남은 곧 자신의 세계를 박차고 나간다는 뜻이다. 갇혀 있던 새가 알을 깨고 나온다는 의미다. 비좁고 불편하지만 이미 익숙해진 자신의 틀을 깬다는 뜻이다.


p.90

신이 보낸 재앙은 피할 길이 없는 법이라고? 신의 명령도, 오이디푸스의 저주도 모두 욕망을 통제하라는 경고였다. 잘못을 반성하라는 촉구였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욕망이 이끄는 대로 산 결과는 파멸이었다. 신이 부여한 운명이 아니라 스스로가 선택한 삶의 결말이었다.



이 책을 읽다가 불현듯 거울을 본다. 아~ 이제 나도 슬슬 나이가 들어가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내가 꿈꿔 왔던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는 자각이 들면서 어느 순간 한숨을 푹 내쉬고 있다. 나이가 오십이 넘으면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뉴스 기사를 많이 접하고 있다.


갈수록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고 있고, 마흔 살을 넘기기 시작하면 취업은 물론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인생을 되돌아보면 그동안 뭐 했나 싶은 생각도 들고 앞으로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다 보면 새벽잠을 설치기도 한다.


저자는 우리는 모두 비극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오이디푸스처럼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도 힘겨운 삶이 기다릴 뿐이라며. 하지만 과연 운명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없다'라는 말이 맞다고 해도 뭔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


p.135

그리그 신화 등장인물이 심리학 용어로 자리 잡은 대표적인 경우가 오이디푸스(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면, 두 번째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법한 인물이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바로 엘렉트라다. 오이디푸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없었지만, 엘렉트라는 실제로 어머니를 미워하는 엘렉트라 콤플렉스 증상을 보였다.


p.211

타고난 사주팔자는 물론 중요하지만 살면서 마주하는 대운과 세운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여름을 살기에 적합한 사주를 타고났는데 대운에는 겨울 기운이 가득하다면, 수영복만 입고 한겨울을 나는 기분으로 인생을 살아야 한다. 반면 수영복만 입고 태어난 팔자인데, 대운이 여름 기운이라면 폼은 좀 안 나더라도 먹고사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는 인생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리도 잘 모르는 마음 알기가 사주풀이라며, 나도 모르게 행동하는 내 행동의 이유를 파악하는 작업이 명리학 공부라고 말했다. 결국 사주를 보는 이유는 자신의 내면을 직시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밥을 먹을 때 오른손으로 먹을지, 왼손으로 먹을지 고민 없이 숟가락을 들듯이, 현관문을 나와 지하철역까지 갈 때 어떤 길로 가야 할지 고민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는 자동으로 결정하는 일이 많다. 이에 대해 저자는 한번 특정한 선택을 했다면 그다음에도 같은 선택을 되풀이한다며, 그게 습관이 되고 성격이 되고 운명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그 생겨먹음이 바로 '사주팔자'라며 우리는 생겨먹은 대로 사는데, 그렇게 생각 없이 살면, 팔자대로 산다고 말했다. 그는 사주는 미래를 결정하는 힘이 아니라 성격을 결정하는 요인이라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면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일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p.246

사주는 여덟 글자로 구성돼 있지만 단 두 글자일 뿐인 일주만 봐도 대략적인 성격이 드러난다. 명리학 책들이 말하는 계유 일주는 대개 이렇다. 좋게 말해 감수성이 뛰어나고, 나쁘게 말해 감정적으로 예민하다. 뭔가 꽂히면 몰입하고 뛰어난 집중력을 보이지만, 평소에는 잡녑이나 공상에 빠질 때가 많다.


p.308

여자에게 배우자는 관성이다. 기본적으로 관성이 비겁을 극하지만, 비겁이 강하면 관성이 무력화된다. 도끼가 나무를 베지 못하고 도끼날이 부러지는 격이다. 그래서 여성의 사주에서 비겁이 강하면 남편이 제 역할을 못 하거나, 여성이 남편을 무시한다고 흔히 풀이한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저자는 '안 하던 짓을 하면 죽는다'라는 말은, '안 하던 짓을 하면 운명을 바꾼다'라고 말했다. '하던 대로 하면' 팔자대로 살지만, '안 하던 짓을 하면' 현재의 나는 죽고 새로운 내가 태어난다고 이야기했다.


사주란 것이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 책에서 설명하는 명리학의 관점에서 고대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들의 삶에 빗대 다른 삶의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해되는 부분이 많았다. 저자는 삶이 가하는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에 맞서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노력했던 비극 속 영웅들처럼 '주어진 운명은 바꿀 수 없다'라는 체념 대신 능동적으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라고 말했다.


자신의 사주를 스스로 보고 해석할 줄 알게 되면 내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있는 그대로 이해하게 된다는 말에서 조금이나 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또한 내가 바라는 꿈과 욕망을 다시 한번 직시해 보면서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생각해 본다.


이 포스팅은 흐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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