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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딴지곰의 레트로 게임 대백과 - 열혈 겜돌이의 명작 고전 게임 추억 찾기 연구소
꿀딴지곰 지음 / 보누스 / 2022년 10월
평점 :
와~ 그냥 넘겨보는 것만으로 추억의 방울방울 샘솟는 책을 발견했다. <꿀딴지곰의 레트로 게임 대백과>는 어린 시절 추억의 게임장으로 이끈다. 엄마 몰래 갔다가 혼쭐이 나도 했던 그 오락실용 게임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 오락실 앞을 서성이며 쌈짓돈 꺼내듯 100원짜리 동전을 주머니에서 꺼내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갔던 그 시절의 기억들이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 책은 17년 동안 네이버 지식인에서 게임 탐정으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는 '꿀딴지곰'이 1980년~1990년대를 주름잡았던 전자오락실용 레트로 게임을 한 권의 책에 모아 소개했다.
이 책에는 8090 오락실 게임부터 MSX, 소니, 닌텐도, 세가의 콘솔 게임까지.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지금은 레트로 게임이라고 불리는 그 시절의 게임들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다.
p.15
초등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라고 부르던 그 시절, 친구들이랑 동네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이라곤 친구끼리 몸을 부딪치는 놀이, 아니면 간단한 도구를 사용한 놀이가 다였습니다. 물론 우리 부모님 세대도 비슷한 놀이 문화가 있었지만, 우리 때부터는 좀 더 다양한 놀이가 추가됐습니다. 바로 문방구라는 존재 덕분입니다. 아이들은 문방구에서 신기한 놀거리와 장난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매번 신기한 물건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곤 했죠.
p.47
갤러그
남코에서 제작한 슈팅 게임으로 국내 오락실에서 똥파리라는 이름을 붙여놓곤 했다. 이름은 이상했지만, 당시 전 국민을 슈팅 게임에 빠뜨리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스타크래프트 이전에 국민 게임이라 불린 거의 유일한 오락실용 슈팅 게임이었다고 자부할 만하다. 대형 오락실에서는 게임 캐비닛을 10대씩 다닥다닥 붙여놓았으며, 수많은 아저씨가 그곳에 줄줄이 앉아서 다 같이 갤러그를 플레이하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책은 게임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해온 이력을 가진 꿀딴지곰이 다양한 게임 자료를 가지고 사적인 감상과 해설을 섞어 흥미를 더해준다. 지극히 사적이지만 그 시절을 기억하는 남자아이들에겐 추억의 필름을 되감아 볼 수 있는 레트로 게임 연대기가 펼쳐진다.
한마디로 고전 게임 백과이자 가이드북을 펴낸 것인데, 어린 시절에 즐겼던 수많은 고전 게임 중에서도 게임성은 물론, 국내 오락 문화와 콘솔 게임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작품들을 엄선해 소개했다.
특히 오락실의 신상으로 관심을 모았던 아케이드 게임에서부터 재믹스를 포함한 MSX, 닌텐도의 패미컴과 슈퍼패미컴, 세가의 메가드라이브와 새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 게임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넘겨볼 수 있는 책이다.
p.96
이카리
역시 아이큐200을 구매할 당시에 받은 디스켓에 들어 있던 이카리, 이카리는 1986년에 발매된 톱뷰 방식의 슈팅 게임이다. SNK에서 만들었으며 SNK의 또 다른 게임인 '킹 오브 파이터즈'에 등장하는 랄프와 클락이 주인공이다. 아케이드 원작 슈팅 게임에도 MSX만의 독특한 분위기를(독특이라고 쓰고 괴랄이라고 읽는다) 구현하며 전혀 다른 게임을 하는 듯한 착각을 안겨줬다.
p.144
더블 드래곤 2
테크노스 재핀에 패미컴에서 보여준 저력은 각종 작품에서 드러난다. 특히나 열혈 시리즈로 패미컴의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한 테크노스 재팬이기에 더더욱 믿을만하다. 하지만 뭐니 뭔 ㅣ해도 가장 옹골찬 액션 게임을 고르라면 역시 본작을 추천할 것이다. 사실 아케이드 게임 원작과는 사뭇 다르기에 이식을 잘했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웃으면서 그딴 거 개나 주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이 책을 단순히 게임의 이름과 특징만을 모은 책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저자의 추억과 경험을 따라가고 있지만 과거에는 어떤 게임이 유행했고, 어떤 게임들을 주로 즐겼으며, 게임 트렌드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당시에 청소년기를 보냈던 중장년층에겐 저자가 소개해 주는 게임 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각 게임의 한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 흥분 지수가 올라갈 것이다. 물론 추억이 방울방울 샘솟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당시 아이들 중 일부는 주산이나 태권도,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오징어게임] 속 장면에서 봤던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을 하느라 손발이 부르트게 밖에 나가서 뛰어놀았다.
하지만 동네 오락실에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면 그 게임을 하고 싶어 줄을 섰다. 돈이 없으면 친구가 하는 게임 장면을 쳐다보느라 숙제는 나 몰라 하기도 했고, 술래잡기를 하다가 오락실에 숨어서 '뿅뿅' 소리를 들으며 술래가 찾지 못하게 숨죽여 있기도 했다.
p.211
스트리트 파이터
대전 격투 게임 전설의 시작이자 장르 규칙을 성립한 역사적인 게임. 이 게임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니만큼 시스템의 체계가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레버를 조작해서 버튼과 조합하면 필살기가 발동한다는 커맨드 필살기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점이 주목할만하다. 게다가 필살기 중 에너지파가 발사되는 파동권의 존재는 격투 액션에 슈팅 개념을 도입한 격으로 한층 파격적이고 화려한 연출을 가능케 했다.
p.261
파이널 파이트 시리즈
파이널 파이트 1편은 캡콤에서 제작한 오락실용 벨트스크롤 게임의 이식작으로 스트리트 파이터만큼 임팩트가 크진 않았지만 슈퍼패미컴으로 발매했을 때 게임을 향한 기대는 엄청났다. 그러나 결과물을 접한 팬들은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2인용이 재밌는 게임인데 동시 2인용이 안 된다는 점. 아케이드판에 존재하는 캐릭터인 가이를 삭제해 버린 점 등이 단점이었다.
어찌 됐든 이 책은 수많은 고전 게임 중에서도 주요한 작품들을 골라 담으면서 어떻게 게임을 선정했는지 신기할 정도로 기억 한 편에 머물러 게임들을 소환하고 있다. 각 콘솔 기종을 대표하는 게임은 물론 당시 오락실을 주름잡았던 명작들도 빼놓지 않고 살펴볼 수 있다.
각 게임의 특징과 줄거리, 시스템의 장단점, 흥미로운 게임사들을 읽다 보면 오랜 시간 동안 게임판에서 잔뼈가 굵은 저자의 능력치에 놀라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또 레트로 게임을 즐기고 싶어 하는 MZ세대들을 위해 과거 게임 문화에 대한 이해력도 높여 준다.
오랫동안 커뮤니티에서 논쟁거리였던 에뮬레이터와 복제 롬 파일의 사용을 비롯해 중국제 게임기, 브라운관이나 방송 모니터를 사용하는 일 등에 대한 견해도 소개했다. 또한 레트로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하게 여길 만한 해외 경매 사이트의 이용법과 주의점도 정리해 알려준다. 무엇보다 추억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이 포스팅은 보누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