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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있는 새 이야기 - 눈 깜짝할 새 읽는 조류학
천샹징.린다리 지음, 박주은 옮김 / 북스힐 / 2022년 6월
평점 :
어렸을 때는 비둘기, 참새, 까치, 제비 등 다양한 새들을 도시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산업화,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이제 도시에서는 제비를 보기 어려워졌다. 참새도 예전에는 많아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비둘기만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가끔 산책 삼아 걷고 있는 중랑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오리 가족과 만날 때도 있고, 원앙이나 왜가리를 볼 때가 있는데, 먹이를 찾아 자맥질을 하거나 오랫동안 한곳을 주시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가던 길을 멈추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찍으면서 유심히 관찰하기도 한다.
최근에 읽어 보게 된 <이토록 재미있는 새 이야기>는 새에 대한 소개에 그치지 않고 새들을 연구하면서 얻은 새로운 지식이나 발견을 독자들과 나누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재미난 일러스트 그림은 책을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된다.
p.15
새들은 세계는 정말 다채롭고 매혹적이다! 전 세계 조류가 1만여 종이 넘으리라고 그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 새들은 저마다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고 갖가지 도전에 직면해 온 탓에 변이도가 높다. 그래서 비행, 먹이 활동, 이동, 깃털갈이, 번식 등에서 저마다 기이하고 흥미로운 행태를 보인다.
p.18
이 책에 담긴 내용은 현대의 정확한 연구인 데다 다루는 영역도 포괄적이다. 조류학에 관한 거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으며, 각각의 내용에는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문장은 평이하고, 학술 보고서처럼 주제마다 최신 연구 자료를 참고하고 있어 참고문헌으로 삼기에도 손색이 없다.
그러고 보면 조류학자나 새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집 근처에서 본 새들이나 동물원에서 본 공작이나 꿩, 타조 등을 알고 있을 뿐 제대로 새에 알기 위해 궁금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새들의 특성은 물론 깃털의 형태에 따라 비행하는 방법이나 이동 거리 등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TV에서 즐겨 보던 '동물의 왕국'처럼 다양한 새들의 이야기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새들의 특성을 널리 알리고 싶어 하는 대만의 조류학자 린다리와 조류 연구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천샹징의 합작으로 만들어져 재미를 더한다.
특히 이 책에는 각양각색의 새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QR코드를 삽입하고 있어 눈으로만 새를 감상하는 차원에서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려진 그림이 매력적이고 다양한 새들의 매력을 객관적인 연구 데이터를 근거로 재밌게 설명해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손을 놓고 어렵다.
p.31
세계조류협회의 세계조류목록 10.2판에 따르면, 전 세계 조류는 총 10,787종으로 각각 40대 분류 '목'에 속해 있으며, 전체 조류 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참새목'에 속해 있다.
그런데 분자진화기술이 발달하면서 분류학자들도 조류 분류 작업을 다시 하느라 몹시 바빠졌다. 이전까지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종으로 여겨졌던 새들 가운데 상당수가 유전적으로 전혀 다른 종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p.55
대부분의 새는 먹이를 찾을 때나 하늘을 날 때, 짝을 찾을 때, 도망갈 때 모두 시각에 의존한다. 새들은 체구에 비해 안구가 큰 편이다. 타조의 안구는 사람 안구의 2배 크기로, 타조의 뇌보다 더 크다! 크고 둥근 눈은 타조에게 넓은 시야와 또렷한 상을 갖게 한다.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형태와 생리’에서는 부리와 다리, 깃털, 골격 같은 새들의 외양을 이루는 형태에 대해, 그리고 천적으로부터 몸을 숨기는 은신술, 새들의 감각법과 지능까지 다양한 생리를 탄탄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가 잘 몰랐던 새의 세계로 안내한다.
2장 ‘먹이와 식성’에서는 조류의 소화 계통을 시작으로 나뭇잎, 꿀, 곡식 등 다양한 먹이 방식에 따른 생김새와 기관의 진화 방식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또한 새마다 다르게 발전한 사냥 방식과 그 기술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3장 ‘사교와 번식’에서는 거대한 집합 주택을 짓고 살면서 다른 종의 새까지 이웃으로 받아주는 새,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부화하는 새 등 다양한 번식과 사교 기술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4장 ‘비행과 이동’에서는 떠나거나 머무르는 새의 특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철새의 이동 원인과 그 경로 등에 대해 알 수 있다.
p.85
새들은 먹이를 씹을 수 있는 이빨이 없어서 먹이를 오래 물고 있지 않고 곧장 삼켜버린다. 삼킨 먹이는 식도를 거쳐 모이주머니에 잠시 저장되는 동안 부드러워진다. 일부 기러기류는 식도나 모이주머니에 물고기 한 마리를 통째로 보관할 수 있고, 참새류는 모이주머니에 씨앗을 보관할 수 있다. 비둘기와 홍학, 일부 펭귄은 모이주머니에 보관하고 있던 먹이와 소화액의 혼합물을 토해내 새끼에게 먹이는데, 이 혼합물을 소낭유 혹은 피전 밀크라고 한다.
p.121
각양각색의 새 울음소리는 특유의 발성 기관인 울대에서 난다. 기관과 기관지의 경계에 위치한 울대는 고리형 연골과 박막, 근육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공기가 통과할 때의 진동으로 소리를 낸다. 근육이 박막을 죄었다 풀면서 음조를 변화시키고, 좌우 양쪽의 울대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소리를 낼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새들의 행동과 생태를 소개하는 한편, 각 장마다 교과서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새들에 대한 소개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만의 텃새, 철새, 그리고 대만을 경우하는 새 등 대만 내의 다양한 새들에 대해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어 새의 매력에 풍덩 빠질 수 있다.
새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다. 이 책을 읽어 보면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새들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새들의 다양한 습성과 먹이활동, 날갯짓 등에 담긴 수많은 기호들에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포스팅은 북스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