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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ㅣ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강명순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대표작 중 하나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소설일 것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고뇌하다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베르테르의 슬픈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괴테가 25살에 쓴 첫 소설로 당시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이 소설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고뇌하다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베르테르의 슬픈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직접 읽어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250년 전에 씌여진 소설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금도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 특히 편지글 형식의 서간체로 되어 있고, 일기 형식으로 감수성이 돋보이는 뛰어난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p.12
오늘은 기분이 정말 날아갈 것만 같아. 나는 지금 달콤한 봄날의 아침을 만끽하고 있어. 비록 내 곁에는 아무도 없지만 나는 이곳 생활이 아주 마음에 들어. 여긴 꼭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곳 같아. 친구, 지금 나는 무척 행복해.
p.23
이미 너는 오래전부터 내가 어떤 곳에 정착하고 싶어 했는지 잘 알 거야. 그저 내 마음이 이끌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괜찮다고 했지. 나는 그런 곳에 작은 오두막을 한 채 짓고서 완전히 금욕적인 삶을 살고 싶었어. 그런데 이곳에서도 내 마음에 꼭 드는 장소를 발견했어.
초중반부는 주인공인 베르테르가 친구인 빌헬름에게 쓴 편지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다. 그림을 그리고자 온 마음에 자신이 얼마나 푹 빠져 지내고 있는지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후반부에선 베르테르의 편지와 지인들에게 얻은 정보를 엮어 사건을 재구성해 3인칭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부분 괴테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썼다고 하는데 그의 감수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1부에서 7부까지는 괴테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고, 그 이후부터는 신문에서 본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다는 이야기가 있다. 베르테르와 대비되는 알베르트에 대한 묘사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궁금하다. 우리도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감정이 들거나 혹은 이성적인 감정이 생길 때 개개인의 감정은 어땠는지 생각해 보면서 이 작품을 읽으면 좋다. 특히 첫사랑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을 것이다.
p.57
"하지만 사람의 감정이 어디 내 뜻대로 움직여지던가요." 목사 부인이 대답했어. "감정은 우리 신체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요. 몸이 불편하면 어디를 가든 기분이 안 좋은 법이죠."
p.70
빌헬름, 만약 이 세상에 사랑이 없다면 우리 마음이 어떨까! 아마 불빛이 꺼진 환등기 같지 않을까? 환등기는 그 안에 작은 램프를 설치하면 즉시 하얀 막에 다채로운 영상이 나타나지! 설사 그것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환영에 불과하다 해도 순진한 어린아이처럼 그 놀라운 광경에 매혹되면 우린 행복을 느끼는 법이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베르테르 효과, 혹은 베르테르 신드롬'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 지금까지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베르테르가 즐겨 입던 노란색 조끼와 푸른색 연미복은 소설이 출간됐을당시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모방 자살로까지 이어졌다.
지금도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바이블처럼 생각되는 이 작품은 첫사랑에 대한 진한 여운을 안겨주고 있다. 무엇보다 음울했던 괴테의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p.113
내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어. 공사는 정말 짜증 나는 인물이야. 그렇게 앞뒤 꽉 막힌 멍청이는 이제껏 본 적이 없어. 깐깐한 노처녀처럼 모든 것을 하나하나 전부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인지 절대 만족할 줄을 몰라. 그러니 누구한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해본 적이 없지. 나는 일을 쉽게 처리하고 또 일단 처리한 일은 그냥 내버려 두자는 쪽이야.
p.150
빌헬름, 이 세상에 얼마 남아 있지 않은 가치 있는 것들을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 미쳐버릴 것 같아. 전에 내가 로테와 함께 세인트OO 마을의 명망 있는 목사님을 방문했을 때 우리에게 그늘을 제공해 줬던 목사관의 아름드리 호두나무들을 너도 기억할 거야.
고전파의 대표자이자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로, 독일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괴테는 1749년 8월 28일 마인 강변의 프랑크푸르트에서 부유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부족할 것 없는 교육을 받고 자랐는데, 어학에 뛰어났고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신분의 차이로 차별받는 계급사회의 모순을 비롯해 자연인을 꿈꿨던 괴테의 목소리를 베르테르의 목소리로 묘사하고 있다. 문학, 예술, 자연에 대한 감상적인 글도 좋고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소설이다. 한 번이라도 직접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이 포스팅은 월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