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 - 프란시스코 고야부터 나오미 클라인까지, 세상과 맞서 싸운 이단아들
박홍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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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모범으로 삼지 마라.



살다 보면 롤모델을 찾게 된다.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에서는 '그 누구도 모범으로 삼지 마라'는 말라며, 평생을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살았던 57인의 이단아(異端兒)의 삶과 투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들은 누군가의 모습보단 자신의 모습으로 살길 바랬다.


이단아는 때와 장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불리고 있다. 아웃사이더, 소수자, 반항인, 저항인, 예외자, 아방가르드(전위), 선구자, 선각자, 예지자, 예언자, 지성인, 사상가 등 이단아를 부르는 또 다른 말들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에 소개된 57인의 이단아들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길을 걸었고, 그들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냈다. 57인의 이름을 보니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잘 몰랐던 사람들이 더 많았다. 이들은 어떤 길을 걸어갔길래 이렇게 책으로도 소개된 것일지 궁금했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인물들 중에서 평소 알고 있던, 어렸을 적에 재밌게 읽었던 위인전에 등장하는 '퀴리부인'을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저자는 마리 퀴리가 주류에 맞서 싸워 과학사에서 최고가 되는 삶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노동야학에서 노동자를 가르치며 도서관도 만들어준 마리는 평생 사교나 오락, 옷차림이나 화장, 돈벌이나 출세와 같은 당시 부르주와 풍습과 무관하게 살았다고 한다. 마리와 남편 피에르는 방사성 원소를 분리하고 발견해서 이후 원자핵물리학이 발전할 길을 열어주었다.


이어 새롭게 발견한 방사 물질을 '폴로늄'과 '라듐'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 공로로 퀴리 부부는 190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게 되고 프랑스에서 자리를 얻게 되지만 마리는 외국인 여성이고 피에르는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반항적이라는 이유에서 아웃사이더로 살아야 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또 다른 한 사람을 꼽는다면 전쟁의 참상을 그린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 중에서 <1808년 5월 3일>은 1808년 5월 3일 저항하는 스페인 민중을 나폴레옹 군대가 무참하게 학살한 사건을 그린 그림이다. 고야는 외세의 침략에 치열하게 대항한 민중의 저항을 기리고 권력이 민중에게 행하는 탄압을 경고하며, 그런 잔혹한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저자가 이 작품을 소개하면서 고야가 밝은 눈으로 현실을 직시하며 냉혹할 정도로 정확하게 가해자와 희생자를 묘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왕이나 장군을 예찬하거나 전쟁 속 인간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전통적인 전쟁화와 달리 전쟁을 참화 그 자체로 그린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습하고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전면 침공에 나선 지도 3월을 넘어섰다. 고야의 경고에 불구하고 여전히 전 세계 곳곳에서는 소규모로, 혹은 대규모로 자국의 이권을 위한 국지전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는 크게 2개의 파트로 나눠 이단아들을 소개하고 있다. 1부 사상과 행동의 이단아들에서는 루이즈 미셸부터 나오미 클라인까지, 2부 문학과 예술의 이단아들에서는 프란시스코 고야부터 히치카스까지 다뤘다. 이들은 모두 시대와 세상 또는 나라의 주류가 아니라 비주류, 즉 대세에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간 사람들이다.


저자가 이들을 소개한 이유로는 자본주의와 국가와 기득권과 싸우고, 엘리트주의를 거부하고, 자유를 위해 투쟁하고, 반전운동을 벌이고, 여성해방을 부르짖고, 평화주의를 외치고, 자발적 가난을 선택하고, 환경운동의 선봉을 섰다는 점 때문이다. [그레타 툰베리]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다. 8세 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 올해 19세의 스웨덴 환경운동가로 성장한 소녀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오롯이 내 길을 걷고 있는가? 이 책을 읽다 보니 이런 자문을 해본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명예를 좇고 있진 않은지, 인권이나 평화, 환경 등 사회적인 문제에 어느 정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등등.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는 또 다른 생각거리를 많이 주는 책이다.



이 포스팅은 인물과사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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