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과잉 사회 - 관계의 단절과 진실을 왜곡하는 초연결 시대의 역설
정인규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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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고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 활동이 많아지면서 일반인들도 이제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그러는 동안 우리의 일상은 타인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항상 좋은 건만은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카톡이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 알림 설정으로 자신의 삶에 집중해야 할 일상의 리듬은 깨지고, 타인의 생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p.15

우리의 태초에 아이콘택트가 있었다. 아이콘택트는 사회의 형태소이자 개념적 근원이다. 눈과 눈이 만남으로써 인간관계의 광대한 태피스트리를 수놓는 세 가지 시선, 또는 보기가 탄생했다.


첫째는 알아보기다. 아이콘택트 이전의 눈은 세상의 시야를 독점한다.

둘째는 돌아보기다. 아이콘택트의 순간, 나는 상대방 또는 나를 보고 있음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셋째는 마주보기다. 아이콘택트 이전의 인간은 마주할 수 없었다.



<시선 과잉 사회>에서 저자는 SNS(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이 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소통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예일대 철학과를 나와 하버드 로스쿨에 재학 중인 90년대생 젊은 철학도로, 소통의 도구가 다양해지고 일상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간편해졌음에도 관계 설정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봤다.


관계의 단절은 개인 대 개인, 혹은 집단 대 집단에서 제각각 자신들의 말이 옳다고 주장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고, 가짜뉴스의 등장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가 더욱 어려운 현실로 빠져들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어떤 게 진실인지 알 수 없고, 수많은 시선만 난무하는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신가?


p.75

인간은 훔쳐보기를 실현하기 위해 탈을 발명했다. 고대부터 탈은 각종 의식, 제사, 연극, 춤에 활용되었고 부족장이나 제사장 등 특수한 지위의 징표가 되기도 했다. 탈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탈을 착용한 사람을 향한 시선의 차단이다. 탈을 쓴 자의 시선은 일방통행을 보장받는다. 아이콘택트를 절단하는 셈이다. 두 사람 간의 관계 형성에는 상호인지라는 기본 조건이 붙는다. 이는 곧 나를 향한 시선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그는 현대사회는 수많은 시선이 난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TV 화면 속의 정치인을 보는 시선, 친구의 인스타그램을 훑는 시선, 유튜브의 댓글 창을 읽는 시선 등은 전에 없던 시선들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수많은 정보와 관계망 설정이 새롭게 된 데서 기인하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때로는 환영하는 이 새로운 시선들 사이에서 <시선 과잉 사회>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되었지만 디지털 전환은 가속화되고 있지만 타인과의 관계 설정은 오히려 애매해지고 있다.


p.104

조명에 노출된 이는 자신을 향한 시선을 자신의 정체성의 뿌리로 간주하게 되면서 나르시시즘 또는 자기연민으로 빠진다. 이 둘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타인의 관심을 나 스스로를 사랑할 이유로 착각하면 나르시시즘에, 타인의 무관심을 나 스스로를 경멸해야 할 이유로 착각하면 자기연민에 빠진다. 어느 쪽이든 빛의 과잉에 중독된 이는 오직 더 많은 빛을 갈구하게 된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관계의 회복이다. 그는 서로 눈을 맞추는 아이콘택트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에 책임감도 느껴야 더 올바른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올바른 관계 회복을 위해 자신의 내면을 좀 더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타인과의 관계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관계와 진실 사이에는 시선이 있다. 저자는 시선을 통해 관계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 한 사람의 시선에 대한 성찰이 곧 사회 전체에 대한 성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관계와 진실이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 "당신은 시선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 포스팅은 시크릿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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