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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놀이의 식물 디자인 레시피
최정원 지음 / 싸이프레스 / 2022년 5월
평점 :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잘 자라고 있는 식물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장미허브다. 꽃 가게에서 1000원 주고 산 것과 식목일에 나눠준 것 2개를 10년 정도 키우면서 분갈이만 10번도 넘게 했고, 지금은 대형 화분에서 무럭무럭 잘 지내고 있다.
가끔 생각날 때마다 물 주고 햇볕 잘 드는 창가에 두었을 뿐인데도 별탈 없이 잘 크고 있어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다. 참고로 장미허브는 꽃잎이 장미꽃 모양으로 피고, 꽃잎을 손가락으로 문질러주면 박하향 같은 알싸한 냄새가 난다.
<정원놀이의 식물 디자인 레시피>의 저자는 이처럼 물만 줘도 잘 자랄 것 같은 쉬운 정원을 가꾸기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특히 저자가 이름 붙인 '정원놀이'만의 감성 가득한 디자인 가이드를 통해 동물을 키우듯 식물을 기르는데 포인트를 두고 있다.
p.23
식물을 들이기 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식물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살아있는 존재라는 점이에요. 식물을 기르는 일에는 꾸준한 관심과 관리가 요구되며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합니다. 조금 귀찮은 일이 될 수 있지만 식물이 주는 공간의 변화와 기쁨이 그만한 보상이 되어줄 거예요. 공간에 맞는 식물을 선택할 때는 식물이 좋아하는 광량과 습도, 온도 등을 고려합니다.
p.29
식물군별로 좋아하는 환경이 다르고 식재하는 방법도 차이가 있습니다. 뿌리가 예민하고 물을 좋아하는 관엽식물의 경우, 가볍고 공기가 잘 통하는 배합흙을 사용합니다. 흙으로 고정한 뒤에 손으로 꾹꾹 누르지 않고, 물을 듬뿍 주면서 자연스럽게 흙이 다져지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의 설명에 따르면 ‘식물 디자인’은 단순히 식물에 어울리는 화분을 고르고, 수형을 잡는 시각적인 작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식물은 살아있는 생물이기 때문에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랄 수 있도록 식물이 선호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많은 식물을 키워 본 건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 물을 주고 가끔 흙을 갈아엎어 주는 것으로 분갈이를 하고 시든 잎을 따주는 정도만 해왔던 내겐 다소 생소한 내용들도 많았다. 이 책에는 관엽식물, 다육식물, 선인장, 난과 이끼 등 다양한 식물의 종류에 맞게 어떤 흙을 선택해야 하는지, 식재 방법, 관리법 등이 초보자도 잘 알 수 있도록 원리부터 응용 방법까지 상세하게 담겨 있다.
또한 디자인 파트에서는 테라리움, 이끼볼, 액자 정원, 합식 등 요즘 인기 있는 식물 작품의 디자인 과정도 상세하게 사진과 함께 수록해 나처럼 식물 디자인에 초보인 사람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p.54
물주기가 긴 식물을 합식한 디자인입니다. 타원형의 잎이 매력적인 멕시코소철과 흘러내리는 수형의 타라를 투 톤의 도자기 화분에 함께 식재했습니다. 두 식물의 형태는 다르지만 비슷한 채도의 초록색을 띠어서 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p.55
식물 디자인을 할 때 너무 많은 양의 재료나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simple is the best'라는 말도 있듯이 '힘 빼기의 기술'이 더 유용할 때가 많습니다. 포인트를 제대로 살리려면 나머지는 힘을 싹 배야 하니까요.
저자는 식물과 화분의 조합, 용토와 식재 방법, 식물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라는 세 가지를 모두 살펴야 하기 때문에 식물 디자인은 까다롭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식물에 따라 선호하는 흙이 다르고, 물을 주는 양이나 습도, 온도 등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식물이 좋아하는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여러 가지 식물을 조화롭게 심는 합식과 관엽식물 수경재배, 액자 속에 식물을 배치해 미니 정원을 만드는 액자 정원 등 요즘 인기 있는 식물 디자인 레시피를 한 권에 담아 어떤 식물을 집에 들이면 좋을지 참조할 수 있다.
이외에도 와인 잔, 프라이팬, 반찬통 같은 일상용품부터 요거트 병이나 종이 상자처럼 재활용 제품들을 이용해 리사이클한 작품까지 화분의 편견을 깨는 재미있는 작품들도 다수 수록되어 있어 흥미를 더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평범한 식물이 요리를 하듯 디자인 레시피를 통해 감각적인 정원놀이 작품으로 변신하는 특별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p.132
멘도사는 해가 잘 드는 실내의 양지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다육식물로 물을 자주 주지 않으며, 물을 준 후에는 통풍에 신경 써서 흑을 잘 말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겨울철에는 관수 횟수를 더욱 줄여서 쪼글쪼글한 느낌이 들 때 흠뻑 줍니다.
p.154
다육식물이나 선인장은 공중 습도가 너무 높을 경우 무를 수 있기 때문에 공중 습도를 건조하게 관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부피가 작아졌거나 만져봤을 때 말랑거린다면 물을 줄 때랍니다. 테라리움은 식물에 직접 물을 뿌리기보다는 유리 안쪽 벽면으로 분무를 하여 물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해줍니다. 광량이 적당하고 통풍이 잘 되는 실내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디지털 장비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에 있다 보니 눈의 피로도 덜고 공기 정화에도 좋은, 무엇보다 보면 보면 예쁘고 향기도 좋은 가정용 식물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에 읽어 본 정원놀이가 제공하는 참신한 식물 키우기 아이디어를 참고삼아 장미허브가 아닌 다른 허브들도 키워 볼 생각이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다육이도 좋겠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 특히 사람들이 머무는 집안에서 식물을 키우는 걸 추천한다. 다만 동물을 키울 때처럼 식물도 정성과 사랑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을 들여서 살펴보고 애정을 주어야 꽃도 피우고 시들지 않고 잘 자라기 때문이다. 당신만의 정원을 가꾸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이 포스팅은 싸이프레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