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대도감
미즈키 시게루 지음, 김건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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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즐겨보았던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요괴가 많이 등장했다. 구미호는 사람의 모습으로 둔갑한 천년 묵은 여우였고, 도깨비는 씨름 한판 하자며 사람들을 괴롭혔다. 지난해 방영되어 큰 인기를 모았던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구천을 떠돌던 악귀들이 사람의 몸에 기생하며 인간 세상을 어지럽혔다.


[스위트홈], [신과 함께], [진격의 거인] 등 웹툰이나 만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괴물 소재의 작품들이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평소에도 요괴가 등장하는 작품들을 즐겨 보고 있었는데, 요괴는 어떻게 생겨났을지 궁금했다.


p.11

카사바케(傘化け)

옛날에는 우산을 종이와 대나무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우산이 오래되면 요괴 카사바케가 된다고 여겨졌다. 대부분의 카사바케는 눈 하나, 발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개중에는 눈 두 개에 털이 자란 타입도 있다고 한다.


p.39

마쿠라가에시(枕返し)

아침에 일어나 보면, 베개가 엉뚱한 장소에 있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요괴 마쿠라가에시의 짓으로, 자는 동안에 베개를 옮기는 것이다.




요괴(妖怪)는 전설, 민담 등에 등장하는 가공의 생물이다. 일본식으로 표현하면 요마(werid demon)라고도 부른다. 한국, 중국, 일본 등지의 민담에서 사람에게 해를 끼치거나 신비로운 힘을 가진 것처럼 묘사되며 매체에 따라 기괴하거나 때론 귀엽게 묘사되기도 한다. 요괴는 주로 동물, 인간, 유령의 형태로 나타나거나, 서로 섞인 형태로 나타난다. (* 출처: 위키백과)


『게게게의 기타로』, 『캇파 산페이』, 『악마 군』 등으로 유명한 미즈키 시게루의 한글판 요괴집에는 흥미로운 요괴들이 컬러풀한 사진과 함께 대거 등장한다. 미즈키 시게루는 요괴 연구가로도 불리는데, 이번 작품집에서는 일본 각지에서 발굴한 전설의 요괴 333마리를 소개했다. 이 책에는 유명한 요괴, 사람을 닮은 요괴, 동물을 닮은 요괴, 반인반수 요괴, 물건에 깃든 요괴 등 요괴마다 특징을 구분해서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특히 다양한 요괴 그림은 그림만 봐도 흥미롭다.


p.83

카와히메(川姫)

남자의 정기를 빼앗아가는 미녀 모습의 요괴다. 물레방앗간처럼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나타나 조용히 서 있을 뿐이지만, 그럼에도 매우 뛰어난 미모가 눈에 띈다.


p.125

도도메키(百々目鬼)

손이 길고 예쁘면서, 타고난 손재주도 매우 뛰어난 여성이 있었다. 하지만 그 뛰어난 손재주로 남의 돈을 잘 훔쳤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보통의 도둑이지만, 훔친 엽전은 빠르게 여자의 몸에 달라붙어서 눈동자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몇몇 요괴는 닌텐도용 게임 속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요괴워치]에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두말하면 잔소리다. 일단 책을 펼쳐 놓으면 수많은 요괴들 세상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물론 일본 요괴라 낯설고 기괴한 느낌을 주는 요괴들이 많았는데, 요괴에 대한 소개 글을 읽어보면 사람을 해치는 경우도 있지만 놀래키거나 오히려 사람 눈에 안 띄려고 애쓰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호러라 스릴러도 즐겨 보지만 기괴한 장면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요괴 대도감>에는 기형적이면서도 사람을 닮은 모습의 요괴도 있고, 동물의 모습을 닮은 요괴, 물건에 깃든 요괴 등 흥미로운 요괴 이야기가 재밌게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캐릭터 사진만 쭈욱 훑어보고 각각의 요괴에 대한 소개를 읽어보시면 더 재밌다. 혹은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생전 처음 보는 요괴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책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p.173

아미키리(あみきり)

요즘은 줄었지만, 예전에는 여름이 되면 밤에 잘 때 모기를 피하고자 모기장을 많이 쳤다. 아침이 되어 모기장을 걷으면 예리한 날붙이로 잘린 것처럼 뚝 끊어질 때가 있다. 이것은 요괴 아마키리의 짓이다.


p.190

카와우소(かわおそ)

카와우소는 수달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옛날부터 수달이 젊은 여성이나 어린아이로 둔갑한다고 여겨졌다. 너구리나 여우처럼 사람을 홀리기도 하고, 놀라게도 하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IT 기술이 발전하고 최첨단 과학 문명 시대에 살고 있는 21세기에 왜 요괴에 끌리는 것일까? 요괴는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 콘텐츠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즐겨 보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등에 자주 등장하는 요괴는 때로는 사람의 모습처럼 보이고 동물이나 사물의 모습으로도 표현된다. 특히 이들 요괴마다 사연이 있어서 그 내용들은 새로운 콘텐츠의 소재로 훌륭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요괴 만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미즈키 시게루의 작품집에 흥미가 생길 것이다. 마니아 수준은 아니라고 해도 새로운 요괴들에 흥미가 있다면 올 컬러로 제작된 <요괴 대도감>이 좋은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미즈키 시게루가 정밀하게 그려낸 괴이하고 신기한 333마리의 요괴들과 직접 만나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AK커뮤니케이션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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