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교육에 대한 10가지 환상 - 뿌리 깊은 사회적 편견에 맞서기
쿠보타 류코.지영은 지음, 손정혜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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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중고 공교육만 놓고 봐도 12년을 영어에 쏟아붓고, 사교육에서는 유치원 시절부터 대학, 혹은 대학원 등에서도 영어 잘 해보고자 쏟아부었던 수많은 시간과 돈, 노력 대비 영어 실력은 20~30년 전과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은 여전히 수능시험을 목표로 한 영어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따라서 길을 묻는 외국인에게 프리토킹 영어 실력을 선보일 기회는 별로 없다. 손사래를 치고 도망치듯 자리를 피하기 바쁘고, 영어 뉴스 사이트에서 뭐라고 하나 찾아보려면 구글 번역기의 도움 없이는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물론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공교육에서 영어를 배웠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어 실력은 다른 비영어권 나라들과 비교할 때 여전히 답답해 보인다.


p.10

보다 현실적인 영어 학습 목표를 세워 영어 사용 기회를 점차 늘리고, 꾸준히 연습하면 영어 실력이 아주 뛰어나진 않더라도 영어에 익숙해질 수 있다. 그 과정이 빠르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익히면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영어 교육에 대한 10가지 환상>을 읽다 보니, 일본인들도 우리나라 사람 못지않게 여전히 영어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일본인 저자가 우리나라처럼 비원어민 영어 학습자인 일본 사람들을 위해 현실적인 영어 학습법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영어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적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데,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시험 영어 위주의 영어 교육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 영어로서의 영어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영어를 어느 정도 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늘 찬반이 갈리고 있다. 번역가나 통역가처럼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우리의 영어 교육은 그런 사람들처럼 되고자 하는 환상에 빠져 있다. 하지만 우리의 영어 교육 역시 영어 잘하는 사람들과 비교되거나 비현실적인 영어학습 목표에 매달리게 하고 있진 않은가?


p.48

대학입시에 영어가 시험 과목으로 들어 있기 때문에 수험자의 영어 능력을 수치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교육계가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이자 그동안 규범으로 여겨진 미국과 영국의 표준 영어가 다시금 기준으로 받아들여진 이유이다.





<영어 교육에 대한 10가지 환상>은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오랜 시간 동안 영어를 공부하고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개선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특히 우리가 영어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통념을 ‘환상’이라고 지칭했다.


비판적 응용언어학의 입장에서 영어에 관한 10가지 환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내외 영어 관련 학술 연구를 기반으로 살펴보고 있다. 따라서 연구 논문처럼 딱딱한 느낌도 있지만 우리가 늘 고민해 왔던 영어 교육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잘 지적해 주고 있다.


이 책은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가 정통 영어이다', '언어는 원어민에게 배워야 한다', '영어권 문화가 더 우월하다', '영어는 사회적, 경제적 성공을 가져다준다' 등과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뿌리 깊게 박힌 영어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영어를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p.219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외국어 습득이 나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실증 연구를 통해 증명된 적이 없다. 오히려 나이보다는 학습의 양(학습 시간)과 집중도, 교육의 질이 학습 성취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책은 영어와 관련된 문제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인 부분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짚고 있다. 특히 '환상'이라고 표현한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영어 교육에 대한 오래된(?) 환상이 깨지지 않는 한, 시험 위주의 영어 교육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우리의 영어 교육 현실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다.


여전히 영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크고, 사교육에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할 것이며, 그로 인해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아이의 교육 수준이 달라지듯이 영어 교육에서도 차별적인 요소가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보다 평등한 인간관계를 구축하는데 영어 교육의 방점이 찍히길 기대한다.



이 포스팅은 글로벌콘텐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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