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생물 콘서트 - 바다 깊은 곳에서 펄떡이는 생명의 노래를 듣다
프라우케 바구쉐 지음, 배진아 옮김, 김종성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에 대해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기억 중에서도 어렸을 때 동해 앞바다에서 이른 새벽에 붉게 타오르면 떠오르던 일출에 대한 기억이 가장 생생하다. 출렁이는 파도를 따라 튜브에 몸을 맡기고 두둥실 바닷물에 떠 있던 느낌도 좋았고, 발이 미끄러져 짠 바닷물을 실컷 들이키고 눈물, 콧물 쏟았던 기억들도 가슴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요즘 바닷가는 어렸을 적에 보았던 바다와는 많이 달라져 있다. 여기저기 쓰레기도 많아졌고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바다 생물들의 터전들이 하나둘 파괴되고 있다. 또한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는 폭우와 폭염, 산불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빙하는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인류 생존권을 위협할 만큼 커졌다.


평생 바다를 연구한 해양생물학자인 프라우케 바구쉐(frauke Bagusche)는 <바다 생물 콘서트>을 통해 자신이 탐험하고 경험했던 바다에 대한 기억들을 공유하는 한편,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쳤던 바다의 진실과 바다 생물의 신비스러운 비밀들을 공개했다. 지구 산소의 70퍼센트를 생산할 만큼 중요하다고 하는 바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고, 바다를 잘 보존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을까?


p.14

지구의 3분의 2가 바다로 덮여 있고 바다가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닷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심지어는 심해보다 달 표면에 대한 연구가 더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프라우케 바구쉐 박사는 자신을 '탈라소필(thalassophie)' 즉,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 말은 바다를 사랑하고 해안가나 바다에서 사는 것을 선호하지만, 전적으로 거기에만 매달리지 않는 사람을 지칭한다.


그녀는 해양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카리브해에서부터 대서양을 거쳐 지중해까지 9500킬로미터를 항해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독일 자르브퀴켄에 머물면서 해양 오염과 해양 생물 생태 및 해양 보호에 관한 강연 활동과 더블어 해양생물학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바다 또는 해양(영어: Sea)은 지구 표면에서 전체 또는 일부가 육지로 둘러싸인 거대한 소금물로,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8%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 : 위키백과)


이 책에는 이러한 바닷속에 숨겨진 놀라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명체와 가장 거대한 생명체가 공존하고 있는 바다의 공존공생 법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해안가를 걸으면 맡게 되는 오묘한 바다 냄새는 어디에서 생겨나는지, 밤이 되면 수면 위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발광현상은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지 등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했다.


p.91

춤추는 기술을 섭렵하고 있는 것은 청소부물고기만이 아니다. 락 슈림프 종에 속하는 줄무늬 작은 새우는 심지어 그 춤을 새로운 레벨로 업그레이드하여 몸을 앞뒤로 흔들어대는 로킹 댄스를 고안,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광고한다. 배가 고플 때면 그들은 더욱더 열심히 춤을 춘다.



<바다 생물 콘서트>의 앞장에서는 30페이지 정도 컬러풀한 바다 생물 사진들이 실려 있다. 그중에서도 초록신뱅이 같은 위장의 달인들은 정말 신기해 보인다. 이들은 주변 환경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구별해내기가 아주 힘들다고 한다. 예전에 문어가 위장의 달인이라는 다큐멘터리를 TV에서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에도 소개되어 있었다.


p.133

문어는 동물의 세계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위장의 달인 가운데 하나다. 빨판을 장착한 여덟 개의 다리와 세 개의 심장, 우리 인간의 눈만큼이나 고도로 발달한 두 개의 눈, 완벽하게 뼈가 없는 몸통, 온몸을 관통하여 신경세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뇌,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도록 철저하게 몸을 숨기는 습성 등은 이 매혹적인 동물을 차별화하는 특징이다.


문어는 연체동물 중에서도 발이 머리에 달린 두족류에 속하는데, 저자는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명칭이라고 말했다. 커다란 머리처럼 보이는 것은 실제로는 몸통이라는 것이다. 머리가 아닌 자루 모양의 몸통에 다리가 붙어 있다는 것이다. 문어 사진을 찾아보고 한참 동안 사진을 들여다봤다.


문어는 또 로켓식 분사 반동 추진체라는 깔때기 기관 혹은 수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동할 때 사용된다고 한다. 외투강을 통해 물을 외부로 뿜어낼 때 생성되는 반동을 이용해 앞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문어는 색소세포라는 것이 있는데, 근육 수축 활동을 통해 색소세포의 크기를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어서 피부 색깔과 무늬를 수시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색깔 변화가 몸을 숨기는 용도만이 아니라 의사소통을 하거나 위협적인 몸짓을 취할 때도 사용된다고 하니 신기하고 놀랍다. 수컷끼리 싸울 때 더 어두운 톤의 색깔을 취해서 거의 검은색으로 보이는 수컷이 승리한다고 하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됐다.



p.175

해양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는 인간을 제외하고는 자연적인 천적이 존재하지 않는다. 범고래 무리는 서식장소와 먹잇감 종류에 따라 특수하게 전문화된 사냥전략을 발전시켰다. 예컨대 남극에 사는 범고래는 동료들과 함께 조직적으로 한 마리 또는 여러 마리의 먹잇감이 앉아 있는 유빙을 향해 헤엄쳐 간다.


p.243

새우는 해면 내부를 청소하고 깨끗한 물과 음식물을 분배받는다. 그리고 감옥이 그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가운데 부지런히 후세를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된 후세들은 격자구조를 통과하여 다시 해면 밖으로 나간다.


p.271

심해 아귀의 짝짓기는 매우 독특하다. 왜냐하면 수컷과 암컷이 정말로 하나로 합쳐지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암컷을 만난 수컷은 그 즉시 암컷과 도킹을 한다. 암컷이 만들어내는 페로몬과 빛에 이끌려 수컷이 암컷을 찾아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암컷을 찾아낸 수컷은 그 즉시 암컷의 피부 및 혈액과 자기 자신의 것을 한데 결합시킨다.



이처럼 이 책에는 다양한 종류의 바다 생물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소개되어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동물인 플랑크톤에서부터 바다거북, 해달, 펭귄, 대왕고래, 심해 문어 그리고 각종 해조류와 산호에 이르기까지 바닷속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주요 생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읽다 보면 '동물의 왕국'의 바다 생물 편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아쉬운 점은 처음 30페이지 정도 소개된 바다 생물들의 사진이 설명하는 페이지에 실려 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마치 바다 생물 도감을 보는 것 같았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바다 생물을 비롯해 바다에 대한 탐구와 바다의 수자원 보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을 새삼 알 수 있었다.



이 포스팅은 흐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