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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 격변하는 현대 사회의 다섯 가지 위기
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신실재론(New Realism)이란?
<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의 저자인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5가지 세계의 위기를 주제로, '신실재론(New Realism)'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를 그려내는 데 있다.
신실재론은 탈진실(객관적인 사실보다 개인적인 신념이나 감정이 여론 형성에 더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라는 말이 확산되고, 포퓰리즘(본래의 목적을 외면하고 일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 형태)의 바람이 거칠게 휘몰아치는 오늘날의 세상에 응답하기 위해서 생겨난 새로운 형태의 철학을 말한다.
가브리엘은 자꾸만 과거로 회귀하려는 시대에서는 실재론이야말로 일종의 해방 선언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신실재론은 미래를 향해 생각하는 철학'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철학적인 논제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읽고 이해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진짜 그럴지 궁금했다.
현대사회의 5가지 위기
그는 현대사회를 이끄는 이데올로기의 가장 큰 문제로, 경계선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무엇이 진짜이고 진짜가 아닌 것은 무엇인지 찾는 과정 속에 무엇이 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개념으로 발전한다. 더욱이 기본적으로는 모든 것이 가짜라고 여기라고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하지만 가브리엘은 여전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옳은가’라고 말한다. 그는 신실재론은 세상의 진실과 보편적 가치가 엄연히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삶의 중심을 바로 세우기 위한 사고의 틀을 새롭게 제시했다. 이제 슬라보이 지제크가 ‘위대한 생각 실험’이라 칭한 저자만의 독자적 세계를 보다 쉽고 간결한 언어로 만나보자.
이 책에서는 현대 사회의 5가지 위기에 대해 가브리엘과 대담 형태로 나눈 이야기를 정리하고 편집해 소개했다. 5가지 위기란 '가치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 '자본주의의 위기', '테크놀로지의 위기', 그리고 이 4가지 위기의 근저에 자리하고 있는 '표상의 위기'로 정리할 수 있다.
왜 19세기로 회귀하는가?
저자는 오늘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헝가리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모두 예전 19세기 때 이루었던 방식으로 되돌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누구도 그러한 사실을 입 밖에 내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럼, 왜 19세기인가? 유럽이 지구의 패권을 거머쥐었던 때로, 그때가 유럽의 최고 전성기였기 때문이다. EU의 국가들은 각기 다른 이유가 있지만 무엇이든 좋았던 19세기로 되돌아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동향은 EU 이탈, 즉 브렉시트를 성공시킨 영국뿐만 아니라 EU 여러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그는 미국은 유럽에서 구축한 대학과 연구소 모델을 온갖 수법을 동원해 가로챘다고 비난했다. 독일의 대학 시스템을 모방하고 자금을 쏟아부어 더욱 좋은 체제로 개선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유럽에서 이민을 받아들이고 노벨상을 독점했다고 이야기했다. 유럽의 19세기를 새로운 토지에서 재현했다고도 말했다.
모호한 경계, 어떻게 중심을 지켜낼 것인가?
이 책은 모든 것이 모호한 경계 속에서 어떻게 삶의 중심을 지켜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가브리엘은 이런 움직임의 일환으로, 서구 사회가 ‘좋았던’ 그 시절, 즉 자신들이 패권을 잡았던 19세기 국민국가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가치의 위기, 민주주의 위기, 자본주의의 위기, 테크놀로지의 위기, 표상의 위기라는 5가지 위기를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이 책에 이야기하는 세계의 위기들 중에 '가치의 위기'에서는 절대적인 가치를 잃고 표류하는 현대 사회에서 보편적인 가치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 또한 니힐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위기'에서는 민주주의의 느림에 주목하면서 ‘다양성을 인정할 때 다양성을 부정하는 사람도 인정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중심으로, 패러독스를 철학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자본주의의 위기'에서는 세계화 현상과 심각해지는 빈부격차 문제 등 오늘날 폭주하는 자본주의가 감추고 있는 악의 잠재성을 파헤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테크놀로지의 위기'에서는 현 기술 산업에 대한 신랄한 비평을 펼치며, 인공지능과 초대형 IT기업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다뤘다. '표상의 위기'에서는 이미지가 진실을 덮어 은폐하고 있는 현 상황을 들여다보면서 표상과 현실 사이의 관계성을 논하고 있다.
이 포스팅은 타인의 사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분석해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327301236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it.ly/2YJHL6Z